남산강학원

본문 바로가기
남산강학원을 즐겨찾기에 추가
사이트 내 전체검색

MVQ 무빙비전탐구

닌하오 공자, 짜이찌앤 <논어> | 닌하오 공자, 짜이찌앤 <논어> #16/ 공자와 그 제자들 - 자로

게시물 정보

작성자 홈피지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10-06 15:29 조회1,395회 댓글0건

본문

3부. 제자들; 천 개의 물음, 천 한 개의 대답

 

 

 

문리스 (남산 강학원 대표회원)

 

 

자로(1) : 비록 단무지일지라도

 

이제는 자로(子路)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자로는 <논어> 안에서 가장 개성이 뚜렷한 제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성이 강하다는 건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자로는 확실히 튀는 인물입니다. 외양부터 남다릅니다. 수탉 깃을 머리에 꽂고(모자를 만들어 썼다는 뜻입니다) 돼지가죽을 허리에 차고(띠를 둘렀다?) 다녔습니다. 지역에서 껌을 좀 씹던 인물입니다. (웃음)  

 

덕행(德行)에는 안연(안회), 민자건, 염백우, 중궁이 있고, 언어(言語) 부문에는 재아(재여)와 자공이 있으며, 정사(政事) 부문에는 염유와 계로(자로)가 있고, 문학(文學) 부문에는 자유와 자하가 있다

 

<논어> ‘선진’ 편에 보면 공자께서 제자들을 몇 사람 소개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흔히 공문의 ‘사과십철(四科十哲)’이라고 일컬어지는 대목으로, 공자의 10대 제자라고도 불리는 제자들에 관한 구절입니다, 자로는 염유라는 인물과 함께 정치 관련 부문에서 투톱으로 거론된 인물입니다. 이 네 가지 전문 분야는 음미할 필요가 있는데요. 공자에게 정치가 특별한 주제였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실제로 자로는 위(衛)나라에서, 염유는 노(魯)나라에서 출사합니다.

 

 

da159baf3fbc9fdbb2140d42bf1a73a0_1475470
<논어> 안에서 가장 개성이 뚜렷한 제자, 자로

 

 

한편 자로는 공문 제자들 가운데 기질적으로 성격이 직선적이고, 단순합니다. 무식하다고 말하는 건 좀 어폐가 있겠지만, 일반적인 학습 활동의 관점에서는 다른 동학들(후배들)에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해보자면, 자로는 단무지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단순+무식에 용기를 추가해야 합니다. ‘용감함’(勇)은 자로를 특징짓는 가장 선명한 분할 선이기도 합니다.

 

자로의 단순+용감은 순수함의 다른 표상이기도 합니다. 특히 자로는 스승 공자에 대해서 순백에 가까운 투명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삼국지’라는 PC 게임이 있었는데요, 거기에서 관우라는 인물의 특징을 로열티 100으로 설정해놨던 게 기억이 납니다. 주군에 관한 충성도가 만점이었다는 겁니다. 주군에 관한 한, 당연히 의형 유비인데요, 게임 속에서 관우한테는 이간계(반간계) 같은 게 절대 안 통하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로지 한마음, 한뜻으로 충성한다는 그런 올곧은 캐릭터인 겁니다. 그런데 자로를 보면 저는 그때 관우에게서 보았던 그 로열티 프로필 화면이 생각납니다. 제가 보기에 자로의 충성도는 어느 정도일 것 같냐 하면, 100점 만점에 120점입니다. (^^) 스승 공자에 관해 자로가 보여주는 존경심은 그 정도로 대단하게 느껴진다는 말씀입니다.

 

강의안에도 써놨습니다만, 자로가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주는 한 대목이 있습니다. 거기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자로는 어떤 가르침을 들으면, 그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데, 미처 그것을 잘 실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또 다른 가르침이 오는 것을 두려워했다.’ (웃음) 지금 저 혼자 웃고 있지만, 이제 이 시간이 끝날 때쯤 되면요, 아마 자로가 등장한다는 말만 봐도 일단 웃을 준비를 하게 되실 겁니다. 내기해도 좋습니다. (웃음)

 

da159baf3fbc9fdbb2140d42bf1a73a0_1475471 

공자에 관한 자로의 존경심은 100점 만점에 120점, 충성!충성!!

 

 

자, 이게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자로가 어떤 인물인지도 좀 그려지실 테고요. 선생님께 잘 배웠고, 잘 배웠으니 열심히 실천해야 하는데, 아직 그게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해보자고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또 좋은 가르침을 마구 주신단 말이죠. 자로는 이게 감당이 안되는 겁니다. 아직 지난 시간 것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건 또 언제 익히나... 뭐 거칠게 말하자면 이런 태도라는 겁니다. 얼마나 순수합니까. (웃음) 스승님이 더 가르쳐줄까 봐 전전긍긍해야 하는 제자라니요. 그만큼 사람이 직(直)합니다. 곧다는 거죠. 솔직+ 정직 + 강직. 뭐든 다 좋습니다. 평생을 배울만한 스승이 계시고, 그 스승에 대해 변함없는 충성심을 가진 곧은 품성도 있습니다. 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그런데 딱 한 가지! 불행하게도 그 사이에 낙차가 있는 겁니다. 스승님의 진도를 못 따라가서 엇박자가 나는 거예요. 그런데 그냥 좀 엇박자가 나고 그냥 좀 늦되고 그러면 상관없는데, 자로는 <논어> 안에서 이 어긋남과 늦됨으로 매번 와장창 사단이 나는 캐릭터가 됩니다. <논어> 안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중요한 제자인 동시에 거의 매번 스승에게 박살 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이 바로 이 자로님이십니다.

 

자로와 함께 정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제자는 염유인데, 염유가 젊었을 때 공자가 굉장히 아끼고 예뻐했거든요. 그런데 이 염유란 제자는 나중에 출사하게 된 후에는 스승과 이래저래 관계가 자꾸 삐걱거리게 됩니다. 결국 염유는 스승과 정치적 입장이 갈리면서 공자 문하에서 출문(出門) 됩니다. 쫓겨나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재아(재여) 같은 인물은 언어 제일답게 과연 말을 굉장히 잘하는 제자였습니다. 말 잘한다고 회자된 대표적인 인물이 자공과 재아인데, 자공은 다음에 따로 다룰 예정이니 일단 패스하고요, 이 재아가 나오는 구절은 좀 아슬아슬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좀 속되게 말하면 스승 공자님한테 말로써 은근히 ‘깐죽깐죽’ 거린다고 할까요. 물론 스승님의 말도 곱지 않게 되죠. 여하튼 그렇게 삐걱거리는 관계도 있다는 말입니다. 말꼬리 물고 늘어지고, 말대답하고...

 

그런데 자로가 충돌하는 건 염유나 재아의 경우와 완전히 다릅니다. 자로는 정말 정직하고 우직하고 순수하게 혼나고 호되게 야단을 맞습니다. 백치미가 좀 있는 것도 같고요. (웃음) 여하튼 그런 이유에선지 자로는 도저히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가 없는 캐릭터가 됩니다. 자로는 아무튼 굉장히 용감하고, 용감하면서 우둔합니다. 정치를 맡길 정도로 강직하고 곧은 사람인데, 그 이상 기대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융통성이 없다고 할까요. 좋은 의미에서 원칙주의자입니다. 본인이 옳다고 믿는 것에 관해서는 추후의 망설임이 없습니다.

 

 

2. 자로(2) : 정확하게 빗나갔다!

 

자로는 공문 제자 중에서 나이도 제일 많은 축에 속합니다. 스승님(공자)과 아홉 살 차이밖에 나지 않아요. 공자의 수많은 다른 제자들과 비교해보면, 거의 그들에겐 스승뻘인 인물입니다. 그런데 하도 선생님께 혼이 많이 나서 그런지, <논어> 읽다 보면 자로의 나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제자 그룹들, 즉 자로는 아들뻘인 후배들과 함께 있을 때도 자로만 혼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로는 때로 다른 후배들한테도 좀 가볍게 여겨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스승님께 집중적으로 혼나는 분이다 보니, 제자들이 우습게 여기는 거죠. 자로 형이 뭘 좀 얘기하면 후배들이 “아, 예예예~. 예~.” 앞에서만 대충 이러고 마는 거죠. 속으로는 “그냥 형이나 잘하세요~” 막 이러지 않았을까도 싶고요. (웃음) 안 그렇겠어요? 스승님이 제자들 다 있는 데서 안회는 너무 예뻐하고, 어려워하기까지 하면서, 자로는 무슨 말만 하면 핀잔하고 야단치고 하시니 말이에요. 한 번 두 번 그러다 보니 다른 제자들도 은근히 속으로 자로를 무시하게 되는 거죠 ‘그냥 자로 형한테는 좀 함부로 해도 되나 보다’ 싶어지는 겁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외출했다 돌아오셨는데, 자로가 집에서 기타(비파)를 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대로 줄도 튜닝 안 한 채로, 연주 실력도 형편없이 띵까띵까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자 스승님이 핀잔을 줍니다. ‘어디 저따위의 연주를 우리 집에서 하는 건가.’ 자로가 깜짝 놀랐겠죠. 그리고 다른 제자들은 킥킥거립니다. 자로형 기타 만질 때부터 그럴 줄 알았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 어느 날 스승님이 우연히 보니까 다른 제자들이 자로에게 하는 태도가 영 고분고분하질 않은 거예요. 스승께서 아차 싶기도 했을 테고, 한편으론 짠하기도 했을 테고, 또 다른 한편으론 기가 막히신 거죠. 공자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늬들이 감히 자로를 쉽게 보다니. 자로 우습게 보지 말아라. 자로는 늬들하고는 비교할 수가 없는 위치다. 비유하자면 자로는 비록 방안에까지 들어오지는 못했지만, 툇마루 정도까지는 올라온 수준이다.” 공자의 말씀은 이런 거죠. 너흰 아직 저 마당에 서 있는 것들이고...

 

여하튼 용감하고 단순하고 강직하기 때문에 스승에 대해서 가장 솔직하게 자기의 태도를 나타낼 수 있는 제자가 자로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논어>와 공문에서 자로가 맡은 역할이기도 합니다. 앞에서 안회는 스승이 무엇을 하든 스승의 생각을 다 읽어서 스승보다 먼저 스승이 원하는 자리에서 단박에 딱, “스승님, 이것이죠? 원하시는 게...” 라면서 스승에 맞추고 있다면, 자로는 일견 정반대로 보입니다. 선가(禪家)에서 조사 스님들이 엉뚱한 소리하는 제자에게 가끔 ‘정확하게 빗나갔다’(^^)고 꾸짖는 대목이 있는데요, <논어> 안에서 자로는 매우 자주 정확하게 스승의 뜻을 빗나갑니다. (웃음)


da159baf3fbc9fdbb2140d42bf1a73a0_1475472

매우 자주 정확하게 스승의 뜻을 빗나간 자로

 

 

그런데 묘하지요. 오히려 자로의 그런 모습 때문에, 스승은 상대적으로 자로와 있을 때는 아주 편안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자로에게 꾸중을 하고, 가르침을 주고, 때론 핀잔과 조롱 등등을 맘 놓고 하시는 듯해 보이는 겁니다. 왜? 공자님이 성격이 모나고 거칠어서? 모르겠습니다. 그런 면모가 있는 건지도. 하지만 그보다 더 분명한 건, 스승 공자의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는 데에는 이 자로라는 무한 충성심+막강 뒤끝 없음의 제자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 점은 특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른바 세계의 몇 대 지성, 혹은 몇 대 성인 등등으로 손꼽아 이야기할 때, 공자는 그 가운데서 우뚝하게 현실적인, 생애의 처음과 끝이 평범한 우리와 하나도 다르지 않았던 매우 현실적이고 현세적인 인물입니다. 바로 그것이 유학의 특징이기도 하다고 말씀드렸었고요. 요컨대 공자에게는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필드에서 부딪히게 되는 갖가지 사건 사고들이 무수합니다. 그리고 공자 역시 때론 헛발질할 수도 있었겠고요. 무슨 말이냐 하면, 이렇게 저렇게 가끔 헛발질도 하고 그럴 때, 공자와 같은 스승은 어떻게 자신을 돌이킬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스승 공자의 말과 결단이 옳다 하더라도, 제자들이 모두 군말 없이 따르기만 한다면, 그런 공동체가 제대로 굴러갈 리가 있겠습니까. 모두 안회 같다면 뭐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럴 리가 없는 데 말이죠. 즉 안회도 아닌 제자들 그룹이 스승에게 토를 달지 못한다는 건, 단지 권력적인 관계로밖에 사제관계가 발전하지 못한다는 말인 겁니다. 결과적으로 스승이 옳더라도 그 당시의 자기 생각에는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고, 그럴 때면 자연스럽게 의문을 표현하기도 하고, 때론 따져보기도 하고, 동의가 안 되어 끝까지 버티기도 하고 그런 장면들은 사람 모여 사는 공동체라면 당연한 충돌인 겁니다. 그런데 대체로 이런 성인의 말씀들이 있는 곳에선 그런 이해관계가 상당히 윤색되게 마련이고, 또 배제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자로는 오히려 스승 공자와 이런 방식으로 끝까지 함께 합니다. 이 역할은 자로만이 유일무이합니다. “어 선생님! 지금 저 정치인을 만나러 가는 건 정치적으로 위험한데요.” 다른 제자들은 그냥 “(소곤소곤) 왜 그러시냐, 스승님 이제 나이 들었나 봐. 총기가 흐려지셨어...” 이러면서 뒷말 하는데, 자로는 바로 달려가서 면전에 대고 “이건 잘못된 거 아니에요?” (웃음) 하고 바로 따지는 거죠. 물론 대부분 공자가 되치기로 자로를 혼내주게 되긴 합니다만... (웃음)

 

여하튼 바로 이런 특징이 자로가 맡은 캐릭터의 임무에요. 그래서 자로가 나오는 대목은 아주 살아있어요. 이게 진짜 아주 그냥 막, 보통이 아니거든요. 물론 마흔두 번 나와서 서른아홉 번 정도 패배하고 들어가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웃음) 그래도 그 불굴의 정신. (웃음) 자로는 공자의 제자 중에서 가장 뚜렷한 개성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논어>를 한번 읽고 나면 자로를 사랑하지 않기가 정말 힘들어요. 어지간히 마음먹지 않고서는. (웃음)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