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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글리 2학기 9주차 후기입니다.
이번 주 굴드샘&영남샘&줄자샘과 함께 하는 영어 시간에는 새로운 챕터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14장 Shoemaker and Morning star 라는 장입니다.
과학책에서 보기 어려울 법한 이 다소 특이한 제목은 나중에 누군가의 성(姓)임이 밝혀지게 된다고 하는데요.
제목만큼이나 서두 부분도 특이하게 시작됩니다. 길버트와 설리번의 희가극 <미카도>에 대한 내용으로 말이지요.
이제 막 서두가 시작되었는데, 뒷부분에 어떤 내용이 이어지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희가극 <미카도>의 한 장면
그리고 또 이번 수업에서 기억나는 건 야구 배트가 알루미늄이냐/나무냐를 가지고 살짝의 논란이 있었던 장면이네요.
(ㅎㅎㅎ왜 이런 것만 기억이 날까요..)
(근데 찾아보니 나무/알루미늄 둘 다 요새 나오는 듯..)
그리고, 기억하고 싶은 영어 표현은 이것!
take refuge in = ~을 피난처로 삼다
Therefore, we tend to take refuge in a rose-colored past lemonade and cookies in a rocking chair on the porch of a warm summer’s evening.
따라서 우리는 장밋빛 과거를 안식처로 삼는다. 온화한 여름밤에 현관 앞 흔들의자에 앉아 레모네이드와 쿠키를 먹던 옛날이여.
<구두장이와 샛별> 편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며, 영어 수업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이번 주 『테라가타』 시간에는 윤하와 제가 글을 써왔습니다.
요새 저희는 불경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표현들에 주목하여 집중해보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불경에는 꽤나 일반적이지 않은 표현들이 많이 등장하거든요.
근샘께서는 그런 표현을 만났을 때 그 표현이 나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이유인 나의 전제를 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윤하가 고른 게송에서 마음이 마치 여러 갈래인 것처럼 표현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낯설게 다가왔다면,
마음에 대한 나의 전제는 ‘하나’인 것이죠.
나의 전제가 ‘마음은 하나다’ 이기에 ‘마음은 여러 층위로 되어 있다’라는 표현이 낯선 것일 테니까요.
그런 식으로 어떤 전제가 나로 하여금 이 표현을 낯설게 보도록 만들었을지,를 알게 되는 것에서부터 불경 글쓰기를 하는 훈련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내가 뭔가가 이해가 안 되거나, 혹은 낯설거나, 혹은 재미가 없다면 그 이유는 내가 멍청해서라거나, 생각이 없다거나, 책이 실제로 재미없는 게 아니라, 어떤 것에 대해 작동하는 강력한 전제가 내 안에 있는 것이지요.
우리의 생각이란 것이 참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갖고 있구나 하는 게 조금씩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엔 게송에서 ‘아름다운 인상에 붙들리는 것은 마음을 오염되게 만들고, 그로써 탐욕과 분노를 키운다’라는 부분이 낯설게 느껴졌는데,
그 이유는 제가 ‘아름다움은 사랑과 기쁨을 낳는다’라는 전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그렇다면 제가 더 탐색해볼 부분은 ‘아름다움이 어떻게 해서 사랑과 기쁨을 낳게 되는지’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전제를 갖게 된 데에도 어떤 과정이 있었을 테니까요.
이번에 이렇게 청글리 수업에서 『테라가타』를 읽고 쓰면서,
그동안 제가 불교의 말씀들을 당위적이고 도덕적이게만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게 많이 느껴졌습니다.
생각보다 넘나리 과학적인 것...!
그래서 요새 남산&감이당 선생님들께서 그렇게 과학 공부를 열심히 하시는가 보다 싶었습니다. ㅎㅎ
이제 2학기도 어느덧 에세이 기간 2주 남았네요. 과학자의 마음과 시선으로...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