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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고전학교] 『전습록』 시즌2_ 10주차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한수리 작성일19-09-08 17:18 조회253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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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상태란 무엇일까?


천일고전 시즌2의 마지막 후기를 쓰게 된 성준입니다.


천일고전 시즌 1은 시즌 2보다 더 많은 청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활기차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전습록을 같이 읽고 그 의미를 문샘과 함께 풀어보며 자신의 고민을 나눌 수 있어서 도반들과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세미나였답니다.


이번 주에는 마지막답게 9주 동안 읽었던 『전습록 중』권에 있는 양명의 편지 9편을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는 이번 시간에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나와 부딪치는 타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살다보면 참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죠. 꼭 갈등이 생기지 않아도 저건 잘못 된 것 같은데, 그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을 보면 올바르게 돕고 싶은 마음 때문에 부딪치게 되더라구요.


저 같은 경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걸 많이 느낀답니다. 함백에서 같이 책 읽고 있는 명진이와 지수를 보면 항상 너무 핸드폰에 빠져 살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되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덜하게 하기 위해서 숙제를 내주고 벌금을 걷기로 했는데, 그것도 안 해와서 갈등을 겪기도 하구요.


한편으로는 아이들은 저와는 다른 세대인데 그런 아이들을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같기도 하고 또 타인의 마음을 바꿀 수는 없다는 정화스님의 말처럼 바꿀 수 없는 걸 사서 고생하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러다 문득, 나와 타자의 관계에서 타인은 상관하지 않고 ‘나만 잘하면 되는 건가?’, ‘타인의 문제는 그저 타인의 문제일 뿐인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런 고민이 양명선생님에 빙의한(?!) 문샘의 말씀으로 조금 풀리게 되었어요.


“나를 가지고 타자를 바꾸는 건 폭력이지만 내가 없는 상태에서 타자를 바꾸는 건 다른 문제야”


나를 가지고 타자를 바꾸는 건, 내가 옳고 너는 틀렸어, 그러니까 내 방식을 따라야해 하는 것이겠죠. 그렇다면 ‘내’가 없는 상태란 무엇일까요?


“무릇 성인의 마음은 천지 만물을 한 몸으로 삼으니, 세상 사람을 보는 데 안과 밖, 멀고 가까움의 구별이 없다.”- 『전습록』, 왕양명, 청계, 142조목(발본색원론)


‘내’가 없는 상태란 성인이 천지 만물을 한 몸으로 삼듯, 타인을 나의 몸처럼 여기는 것이에요. 명진이와 지수에 비유한다면 핸드폰을 오래 하는 게 틀리다는 제 생각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그 핸드폰을 붙들고 있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상황과 마음을 헤아려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닐까요?


문샘은 연암 선생의 말을 빌려 내 자리에만 서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상대의 ‘사이’에 머무르는 것과 같다고 하셨어요.


결국 출발은 자기 자신에서부터 출발하라고 양명선생님은 다시 조언합니다.

양명선생의 방식은 나를 바꾸는 것이지만 나만을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바꾸어서 상대가 바뀌지 않을 수 없게끔 상대를 유혹하는 거죠.


저의 고민에 비추어 보면 핸드폰을 하는 것보다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게 더 재미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이 될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더 재미있게 공부하는 방법밖에 없겠네요 ㅎㅎ


10주 동안 전습록을 같이 공부하는 도반들이 있어 든든하고 즐거웠어요!

잘 쉬고 다음시즌에 꼭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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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호호미님의 댓글

호호미 작성일

양명선생님의 말씀을 현장에서 직접 겪고 있는 문제로 이렇게 풀어주니
훨씬 더 생생하게 와닿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10주가 정말 눈 깜짝할 새 지나갔네요@.@
도란도란 같이 읽어 넘 좋았던 전습록 시간!!
빨리 다음 시즌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다들 또 봐요~~!!

문명님의 댓글

문명 작성일

단지 옳고 그름으로 따지는 게 아니라 상대의 상황과 마음을 헤아리는 것!
관계를 맺을 때 꼭 생각해봐야할 거 같아요~
전습록 읽기! 넘나 기대됩니닷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