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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습록 4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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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재훈 작성일19-07-26 23:46 조회1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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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고, 읽으며 든 생각들을 혼자 보는 공간에 쓸 때는 망설임없이 휘리릭 글을 휘갈겨 쓰나,

공적인 자리에 쓴 글을 공개하려면 시작하기 전부터 멋드러지게 글을 써보이고 싶다는 기대감에 시작은 안하고 주저하는 나를 보게된다. 어쨌거나 그 사람이 쓴 글 내용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어느정도의 파악은 가능하다는 점을 나는 좋아하니,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이 보았을때 나에 대해 조금이나마 파악이 된다면 그 또한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습록, 남산강학원에서 처음으로 신청한 세미나.

20대의 자립과 독립. 이 두 키워드와 고미숙 선생님의 매력에 빠져들어 이곳을 찾아온것이다.

마침 20대 청년들이 함께 공부하는 토요일 오전, 전습록 세미나가 모집중에 있었고 유튜브 '강감찬TV' 에서 보았던 청년들의 이름들이 신청 댓글에 남겨져있었다.

안그래도 멋있어 보이던 사람들이었고 한번 그들을 두 눈으로 보고 그들의 에너지를 느껴보고 싶었다.

나는 평소에 남의 눈에 띄려 방방 뛰어다니는 성향도 아니고 그냥 서서히 낯선 환경에 적응해 가는 스타일이라 처음 깨봉빌딩에 도달해서는 2,3층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둘러보기도 하고 '이것참, 갈데는 없고 마주치는 사람은 많고, 마주치는 사람마다 일일이 인사를 해야하는건가?' 하며 혼자 3층 거울앞에 멀뚱히 서서 생각하기도 했다. 무엇을 하든 초반에야 낯설지만 어쨌든 시간은 흘러가고 적응은 절로 되더라.


2층 양명동에서 맞이하는 토요일 오전, 연예인들과 책을 함께 읽는 시간. 나는 갑작스레 지어지는 미소를 참으면서 웃음이 터져나올뻔한 적도 있다. 이른 토요일 오전부터 20대 청년들이 빙그레 둘러앉아 같은 책을 조용히 읽고있는 이 놀랍고도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광경때문에 말이다. 유튜브에서만 보던 거진 연예인이라고 느껴졌던 사람들과 갑자기 어느날부터인가 내가 책을 같이 읽고 있는것이다. 그러니 이 상황이 내겐 흥미진진하고 낯설기도 할 수밖에.

더 놀라운건, 이들도 책을 읽다 꾸벅꾸벅 졸기도 한다는 점이었다. 내 상상속의 이들(이곳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은 엄청난 집중력으로 무엇이든지 격파해가며 돌파해가는 저돌적인 모습과 에너지가 넘치는 그런 모습, 책에 밑줄을 엄청나게 그어가며 글을 써내려가는 그런 모습이었는데 조는 모습을 흘끔흘끔 쳐다보면서 안도감(?)이랄까 의외라는 생각, '음, 많이 피곤한가보군.'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문리스 선생님께서 수업중에 말씀해주셨던 내용을 책에 빨간글씨로 써놓았다.

마음이 이미 무엇인가로 결정되어서 고정되어 있으면 용도가, 그리고 수용력이 한정적이고 폐쇄적이다.

양명동처럼 책상없는 강의실이라면 모두의 공간이 된다.

나는 왜 이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했는고 하니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마음도 슥 둘러보았다.

내가 상대방을 보기 전부터 그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들, 그것 때문에 그들이 내 마음속에 발 디딜 공간조차 없는 것은 아닐지? 내 마음속에 겹겹이 쌓여 무의식속에 쌓여있을 어두운 편견들은 무엇일지? 나는 내 마음속에 편견들이 분명 있음을 인식하고 있는데 그것들을 어떻게 걷어내야 하는건지?

앎을 실현하는 것이 반드시 실행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실행하지 않는 것은 앎을 실현하는 것으로 여길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편견인걸 알면, 마음을 열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써야하는 것인가 보다. 인간관계에서의 나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무엇이든 내가 편한대로 행동하려했고 그렇기에 친구들이 봤을때 이기적으로 느낄만한 행동을 하기도 했으며 교활하게도 내가 그들보다 우위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그들이 나를 잘 따라준다는 오만방자한 생각을 하기도 하였으며 결국 그러한 결과들로 인해 서서히 멀어지기도 하였다. 단순히 결과론적으로 말해서는 나의 오만한 과거 행동들의 문제점들을 파고들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낼 수 없을 것 같다. 분명 뭔가가 잘못되긴 잘못되었다고 나 스스로 느끼고 있다. 이래저래 방황하고 내 모습 그대로를 이끌고 또 다시 다른곳으로 눈을 돌려 이곳에 오게 된것이 아닐까, 개인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늑대 한마리를 옆에 끌고 온것이 아닐까 생각하니 이 늦은 밤, 덜컥 겁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아직 인간이 될려면 멀어서 좀 추한 경험을 많이 해봐야한다. 추했던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만큼 인생을 너무 밋밋하게 살아온 것일까. '아, 난 왜 좀 추했던 경험도 없지?' 하고 쓸데없는 걱정이 하나 늘어난 것 같다. 내 행동이 남을 죽이거나 때리거나 희롱하거나 상처를 주는것이 아니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그때 그때 다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실행일 것이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리고 내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혹여나 맞는것 틀린것을 구별할 수 있을지라도 그 결과를 이미 알아버린 인생은 너무나도 재미없을거니까.

숱한 좌절과 절망들 그리고 고뇌에 쌓여보기도 하고 현재진행형인 것들도 있기에 발길을 이끌고 가다보니 나는 또 다른 공간인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이다. 편안하게 유유자적하게 살았다면 이곳에 와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해보지도 못했을것이고 독특한 경험도 못해봤을 것이고 나의 성장또한 정체되었을 것이니.

병(病)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것처럼 내가 겪어왔고 겪어가는 경험들 또한 지금의 행복한 나를 만드는데 반드시 필요한 자산들이 될 것이라고 믿고 확신한다. 한 번 사는 내 인생, 옴팡지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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