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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청백전 인절미] 시즌 1 <야생의 사고> 세미나 후기 (2/100)

게시물 정보

작성자 이달팽 작성일18-09-14 10:29 조회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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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첫 책,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를 어찌어찌 끝마쳤습니다! (다음 책이 <걸리버 여행기>라는 데에 모두가 안도를...)

책은 너무 어려웠지만, 이정도로 어떤 현상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고 신기했고,

‘야생의 사고’라는 정말 다른 방식(그래서 뭔지 이해도 잘 되지 않는)의 사고가 인간에게 있다는 것을,

또 그 사고를 가지고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었고,

그래서 이 책이 저희 청백전의 시즌1로 들어가는 첫 포문을 열기에 딱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주 세미나는 지난주와 다르게, 각자 한 장씩 맡아서 레비-스트로스가 하는 말이 뭔지 대략 정리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하니, 책을 덮고 나서 ‘그래서 야생의 사고가 뭔데..?’ 했던 멍함이 좀 사라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게 조각지성인가..)


저희는 야생의 사고를 나름대로 이렇게 정리해보았습니다.

감각 경험에 기초해서 세상을 분류하고 체계화(범주화)해서 이해하는 것.

그것은 이미 있는 범주로 경험을 재단하는 현대인의 사고와 대칭적이죠.

그리고 감각, 실제적인 경험에서부터 출발한 이 분류화 작업은 모든 것을 연결된 것으로 사고하게 합니다.


레비-스트로스는 1장에서 “분류를 한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 분류하든지 간에 분류하지 않는 것보다 그 자체로서 가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분류하든 (ex. 땅-오른쪽, 하늘-왼쪽) 무질서보다 낫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냥 살아도 되지 않나,

노란색과 퓨마와 꾀꼬리를 한 분류에 놓고 파란색과 곰과 파랑새를 한 분류에 놓아 질서화하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번주 세미나에서 이 의문이 조금 풀린 것 같아요.

분류화하고 범주화하는 이 질서화 작업은 나름대로 이 세계를 이해하고, 의미화하는 작업인 것입니다.

내가 사는 세계에 대한 궁금증과 어떤 방식으로든(어떤 것도 정답이거나 진리일 수 없으니) 해석하려는 것, 이것은 지성인 것이죠.

인간은 그렇게 하지 않고는 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야생인들은 이 질서화 작업을 토테미즘과 씨족사회로 발전시킨 것이죠. 야생 사회에서는 지금의 사고로는 매우 신기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중에서 저희는 야생인들의 ‘이름’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이들에게는 유명(홍길동 같은)을 쓰는 것이 아직 사회적 존재가 아닌 낮은 존재라는 표시였다고 합니다.

아이가 크면서 가족 중 누군가가 죽으면 상명(죽은 누구의 딸/형/손자)을 쓸 수 있게 되고, 부모가 되면 친명(누구의 아버지/어머니)을 쓸 수 있게 됩니다.

고유명이 아니라 ‘관계’로 불렸을 때 비로소, 부족 안에 위치하게 되는 겁니다.


현대 우리는 우리 자신이 어떤 관계로 정의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곤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누군가의 딸/형제/부모/애인 등으로 내가 규정되는 것은, 내 인생이 없고, 내 능력이 없고, 내 독특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대에게 종속된 느낌이라고요.

아무래도 저희는 ‘나’로, ‘내 것’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실샘이 했던 이야기가 좋았어요.

집에만 있으면 누군가의 무엇으로 불릴 일도 없지 않겠냐, 우리가 집 밖으로 나와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 그런 말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고,

그때 우리는 사회적 역할을 맡게 되고 해내고 있는 것이라고요.

나 자신으로만 불리고 싶다면 완전히 단절된 채 집에 있으면 됩니다.ㅋㅋ

우리가 어떤 관계로 불린다면 무슨 관계든지 관계 속에 있다는 표시이겠지요.


책이 워낙 세심하고 새롭다보니, 책 내용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던 것 같아요,

다음주에는 <걸리버 여행기>를 반절 읽고, 세실샘과 성아샘이 발제와 씨앗문장과 간식을 준비해주기로 하셨어요.

또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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