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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청백전 일요반]마늘쑥쑥조 시즌1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상) 후기 (1/100)

게시물 정보

작성자 쓰담쓰담 작성일18-09-10 18:19 조회78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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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백전 일요반 <마늘 쑥쑥> 첫 주차 후기를 맡은 소담입니다.

100주 동안 마음 고전을 읽고 인간이 될 마늘 쑥쑥조!

저희의 첫 번째 마음 탐구 고전은 바로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이었습니다.

기획을 하면서는 매주 장장 5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읽어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내용 덕에 책장이 술술 넘어갔습니다.

세미나에 앞서 잠깐 세미나 윤리와 발제자를 정하는 타임이 있었는데요,

1. 무단지각 3아웃

2. 무단결석 3아웃

으로 깔쌈하게 커트라인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세미나를 시작하고 발제를 읽는 도중!!


따란~

샤방~

샤방~

저희 일요반 서포터즈 지숙샘께서 깜짝 등장을 해주셨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발제도 한 부 더 준비해 놓으라는 애정 어린(!) 말과 함께

약국에서 가져오신 달달한 쏠라C를 선물로 주고 가셨네요~




서포터즈 감사해요~


서포터즈 팀 덕분에 맛있게 쏠라C를 먹으면서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은 인간의 마음, 그 중에서도 특히 욕망을 세세하게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드러내기 꺼려하고 쉬쉬하는 성욕, 질투, 증오에 대한 심리를 까라마조프 집안사람들은 하나하나 세밀하게 따라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어리석을 정도로 정직하게 자신들의 욕망을 드러냅니다. 사회적으로 생각하는 올바름과 선함은, 그들에게 별로 중요치 않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은 마음규정할 수 없는 수수께끼이며 모순된 어떤 것으로 여겼습니다. 논리적으로 일반적인 잣대에 따라 재단하거나 억압할 수 없는 것, 그리고 그것이 그들에게는 아름다움으로 비쳤던 것입니다. 이 모순 속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움은 어떤 의미일지, 앞으로 책을 읽어 가면서 주의 깊게 찾아봐야겠습니다.

신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이 물음이 당시 러시아에서는 청년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주제였던 것 같습니다. 작품 속 둘째 아들 이반 표도르비치는 청년들이 하고 있는 이런 질문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며, 오로지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의 동생 알료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래서 네게 충고해 두는 바이지만, 내 친구 얄료샤야, 이런 문제는 생각하지 않는 게 좋아, 신에 대한 문제, 다시 말해서 신은 존재하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더 더욱 그렇고. 그런 문제들은 3차원의 개념만으로 창조된 지성으로는 전혀 해결할 수 없는 거야.” (도스또예프스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열린책들, p.418)

그는 자신이 지은 서사시 <대심문관>에서 이 내용을 다시 언급합니다.

왜냐하면 인간 존재의 비밀은 그저 살아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살아가느냐에 있기 때문이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하는 확고한 관념이 없다면, 인간은 비록 자기 주변에 빵이 널려 있어도 살기를 원치 않고 지상에 남기보다는 차라리 자살을 택할 것이오.” (앞과 같은 책, p.453)

신이라는 관념적인 논쟁에 빠진 사람은 오히려 지금 여기의 자신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됩니다. 이 신이라는 형상을 자본이나 바꾸면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말들이 됩니다. 좋은 성적,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는 우리가 늘 좇아오던 것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힘들더라도 나중에는 좋은 직장을 얻게 될 것이다. 나중에는 좀 더 나아질 것이다. 우리가 좇아가는 이런 목표들은 지금 현재의 문제를 가립니다. 친구와 싸우더라도 성적만 좋으면 돼. 동료와 다투더라도 결과만 좋으면 돼. 그리고 기대왔던 자신의 명성과 자본이 무너지는 순간, 사람은 한없이 무력해집니다. 자신이 믿어왔던 신을 제거해 버리면 남게 되는 건 현실의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무력한 신체가 남을 뿐이지요.

그렇기에 사람은 그저 지금, 여기를 하나하나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삶의 의미보다도 삶 그 자체를 더 사랑하라고 이반과 알료샤는 말합니다. 안정된 미래의 삶을 걱정하기보다 지금 부딪치는 현재에 더 눈을 돌릴 수 있도록 이를 마음에 새겨야겠습니다.

또 보편적인 사랑에 대한 얘기도 나왔습니다. 성자가 말하는 사랑은 인류애적인 사랑이지만 그렇게 한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얼굴이 사라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저 멀리 사는 사람은 사랑할 수 있지만, 바로 옆의 이웃은 사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멀리 아프리카에 사는 아이들을 보고 동정심을 가질 수 있지만 같이 사는 사람에 대해서는 사소한 버릇도 이해 불가능한 게 우리들의 현주소가 아닌지요.

반면 수도원의 조시마 장로는 이것과는 다른 결의 실천적 사랑을 말합니다.

“() 실천적 사랑은 공상적인 것에 비해 가혹하고 두려운 일이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공상적인 사랑은 사람들이 그것을 주목해 주는, 만족도가 빠른 성급한 성취를 갈망하게 됩니다. 그럴 때 실제로 자기 생명까지 바치겠지만 오래 지속되지 못하며 모든 사람에게서 주목받고 칭찬받기 위해 무대 위에서처럼 얼른 실행에 옮기게 됩니다. 그러나 실천적 사랑은 노동이자 인내이며, 어떤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완벽한 학문이기도 합니다.” (앞과 같은 책, p.112)

공상의 사랑이 아닌 실천적 사랑! 이런 실천적 사랑은 그저 누군가를 보살펴주고, 아껴주는 게 아닌 다른 차원의 사랑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어쩌면 완전히 이해할 수 없고 다르다는 걸 겪음에도 이 사람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겠다고 말하는 소박한 선언 같은 게 아닐까요? 계속 의견이 부딪치면서 다투더라도, 푸닥거리를 통해 오해를 풀 수 있는 지점을 찾고 함께 지내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건 어떤 애틋하고 끈끈한 형태의 사랑은 아니지만 덤덤하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는 점에선 더 위대한 사랑이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세미나에서 오갔던 말들 중 몇 가지를 추려보았습니다.

다음 시간(9/16)에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중)을 읽어오고 다영이가 발제를 맡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읽으면서는 까라마조프 집안사람들의 특징적인 면모를 한번 정리해보기로!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그들~ 그 성격들을 하나하나 나누어 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마음의 고전과 더 찐~하게 만날 수 있도록 기대하면서

첫 번째 먹은 마늘, 쑥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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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달팽님의 댓글

이달팽 작성일

첫 번째 마늘-쑥 세미나 후기 잘 읽었어요!
언젠가 저도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을 읽어보리라 마음먹게 되는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