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강학원

본문 바로가기
남산강학원을 즐겨찾기에 추가
사이트 내 전체검색

청백전

[청백전 마늘쑥쑥조] 시즌5 <나의 투쟁>3 후기 (46/100)

게시물 정보

작성자 쓰담쓰담 작성일19-11-12 23:29 조회160회 댓글0건

본문

청백전 <나의 투쟁> 마지막 후기입니다!

저희는 계속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미시-파시즘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졌습니다.

분명 파시즘은 히틀러나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인들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우리 삶에서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는 잘 감이 안 잡혔던 것이죠.


이번에 나온 키워드는 바로 '고립'이었습니다.

여기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은, 이 세상에서 진실로 위대한 것은 모두 공동전선에 의해 쟁취된 것이 아니라 항상 단 한 사람의 승리자의 성과였다는 것이다. (...) 진실로 세계를 변혁시키는 그런 위대한 정신적 혁명은 일반적으로 다만 단일조직의 거대한 투쟁으로만 생각할 수 있고 실현되는 것으로서, 결코 공동전선의 계책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A. 히틀러, <나의 투쟁>, 흥신문화사, p.338-339)

히틀러가 중요시 여겼던 건 여러 사람이 함께 협력하면서 만들어내는 힘이 아닌,

'단 한 사람'이자 '단일조직'에서만 나오는 순수한 힘이었습니다.

고립되면 고립될수록 강해지는 힘!

이런 고립을 힘이라 생각하는 지점은 지금 시대의 청년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는데요,

우치다 타츠루의 <하류지향>에서는 지금 청년들이 '고립'과 '자립'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자립이라고 하면 단순히 돈을 벌고, 내 한 몸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가 말하는 '자립'은 스스로 증명하는 게 아닌, 옆의 사람이 말해주는, 즉 관계 속에서 자라난다고 합니다.

요컨대 관계를 맺는 힘이 곧 자립과 연결된다는 것이지요.

그에 비하면 내가 가진 돈, 집, 직업으로 자신을 세우는 자립이란

얼마나 고독하고 빈곤한 것인지...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곧잘

그런 고립 속에서 힘을 얻는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발제문에서 나왔던 '공부를 하고 있다는 의식으로 다른 사람을 무시할 때 느끼는 쾌감'에 대해서

여러 말들이 나왔는데요,

특히 연구실에서 공부를 하면서 밖에 있는 친구들을 만날 때

이런 생각들을 다들 한다는 얘기를 나눴습니다.

연구실에서는 당연히 피해야 하는 자본주의적인 삶을 친구들이 말하고 있는 걸 보면

무슨 말을 해 주어야 할지 정말 고민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한편으론 그렇게 함으로써 친구들과 거리를 벌리려는 나 자신의 모습도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스스로가 만드는 고립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친구들에게 집중한다는 것, 그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건 어떤 걸까?

참 막막해 보기이도 하지만, 그럼에도 친구들과 연결될 수 있는 지점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것

(예를 들어, "나 이번에 연구실에서 운영하는 서점 맡게 됐어~",

"내가 쓴 글이 책으로 나왔어~"라는 말에 친구들의 눈빛이 달라진다거나ㅋㅋㅋ)

이게 또 관계 맺기의 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 이런 고립은 자연스럽게 타인에게 무관심하게 되고

맹목적인 믿음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히틀러가 '맹목적인 애국주의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맹목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 건 보지 못했다는 것이죠;;;

참 왜 이렇게 정작 자기 자신은 잘 보지 못하는 걸까... 싶었는데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습니다ㅋㅋ


그 외에도 연방 국가를 싫어했던 히틀러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과 같이 작업을 해 나가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다 함께 일을 맡으면 서로 머리를 맞대기보다는 일을 나눠서 분담하려고 한다거나,

의견을 나누는 작업을 피곤하다고 생각한다거나 등.

혼자 한다면 더 편하고 소모적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세미나만 곧잘 생각해 보더라도 혼자서는 그런 일들을 해낼 수 없다는 게 명백해 보입니다.

혼자 있으면 어떻게 그만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을 가다듬으려 노력할지...

다른 사람이 함께 있기에 이만큼 힘을 낼 수 있다는 걸

정말 쉽게 까먹어버리고 마네요;;;


마지막으로 히틀러가 만든 정리대(돌격대)도 인상깊었습니다.

난투극이 벌어지자마자 재빨리 나의 돌격대원─그들은 그날부터 그렇게 불렸다은 공격해 들어갔다. (...) 5분쯤 지나자 나는 그들 중에서 피투성이가 되지 않은 자를 한 명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때 비로소 내가 진실로 알게 된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가. (같은 책, p.327)

젊은 청년들은 정당을 위해서 유혈 사태도 마다하지 않았고,

또 그렇게 해서만이 정당원으로 인정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오로지 정당이라는 하나의 가치만을 두고 다른 걸 모두 제외해 버린 것 같았죠.

이에 호정언니는 이런 정리대의 모습을 보고

어렸을 때 학교에서 고르기 게임을 했던 걸 말해주었습니다.

정의, 인류, 가족, 목숨 등등이 적힌 카드를 두고

중요하지 않은 걸 하나하나 없애 나가는;; 지금 생각하면 섬뜩한 게임을 했었다고!

그렇게 다른 가치를 모두 다 희생하더라도 남은 하나의 가치에는

고립되고 비장한 힘뿐이 남아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음 주에는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를 읽어 와서 토론합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