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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뭄조] 시즌 5 <올랜도> 후기(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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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영 작성일19-10-07 18:16 조회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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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백전 뭄조, 2주차 후기를 쓰게 된 석영입니다.

이번 주에 저희는 소설 <올랜도>의 뒷부분을 마저 읽고 모였습니다.

 

우선 올랜도가 자신의 달라진 성별을 자각하며 즐거움에 대해 묘사한 부분이 재밌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올랜도는 여자가 치마와 같은 불편한 옷을 입고, 그럼으로써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되는 때 등의 상황을 묘사하며 (예컨대 물에 빠졌을 때 수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헌데 종종 여자들을 수부의 도움을 받기 위해! 물에 빠지곤 한다!) 이처럼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여자들의 생활은 확실히 유쾌하고 나태한생활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여자들은 이 말을 기분나빠하겠지만, (갓 성별이 바뀐) 올랜도는 이제 처음으로 장난감을 손에 넣은 어린애의 심정이라는 걸 이해해달라고 덧붙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여성들은 여자가 불편한 옷을 입고, 또 그렇기 때문에 의존적이 되는 데에 분명히 어떤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지만, 사실 이제까지 일이 그렇게 흘러온 것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반드시 거기에 커다란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부분이 재밌었던 게, 분명히 나에게도 나를 꾸미고자 하는욕망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즐거움을 옳다, 혹은 그르다고 말하지 않고 거기에 어떤 즐거움이 있었는지를 포착해냈기 때문인 것 같단 이야기를 했습니다. 20대 청년 친구들인 만큼 다들 이런 고민들을 경험해본 것 같습니다.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이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이 즐거움은 어디로 흘러갈까?’, ‘이런 즐거움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까?’ 등등의 질문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지난주까진 몰랐는데. <올랜도>라는 이 독특한 소설은, 주인공의 성별이 남자에서 여자로 바뀔 뿐만 아니라, 시대도 마구 뛰어넘습니다. 올랜도는 18, 19, 20세기를 걸쳐 살아갑니다! 세기의 변환을 2번이나 경험한 것이죠. 18세기에서 19세기로 변화하면서, 갑자기 시대정신이 사람들에게 남녀 한 쌍을 꼭 붙여놓고, 결혼을 해야 한다는 주문을 거는 듯 했는데요. 올랜도 역시 이 시대정신의 부름에 따라, 결혼을 합니다.

여기서 나는 다른 세기로 가면 어떨까? 그들처럼 살고 싶을까?’등의 이야기도 나눠봤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시대와 다른 길을 가야자신을 지켜낸 것이라 생각을 하는데, 올랜도는 결혼을 하지만 여전히 시를 쓰면서, 시대에 맞춰가면서도 자신을 지켜냈다고 표현을 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게, 어떤 의미 이길래?!

 

저희가 세미나를 마치며 나왔던 이야기가 이 질문에 답을 해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재현샘은 책을 읽으면서, 처음엔 올랜도가 성별이 바뀐다고 하니, 뭔가 우리가 알던 남자나 여자라는 것의 통념을 깨뜨리고 독특한 존재가 되는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올랜도는 그런 식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진 않습니다. 처음엔 약간 실망을 했으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자신의 존재성을 찾는 건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 자체, 그것이 멈추지 않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엔 단연 글쓰기가 함께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발제문에 올랜도가 남자와 여자를 오가다가, ‘뛰어 넘었다고 표현을 했는데. 제가 너무 섣부른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랜도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정말 결과적으로 어떠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가 남자에서 여자가 된 것이, 18, 19, 20세기를 모두 살았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여자로서의 생활, 남자로서의 생활, 18세기의 문화, 집시들의 문화, 19세기의 시대정신, 20세기의 사람들 등등을 모두 겪으면서도, 자신을 그 어떤 존재로도 규정하지도 가두지도 않습니다.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삶은 이렇게 다양하고 풍성한 경험들로 가득 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현재의 성별, 현재의 시대정신)에 나를 가두지 않는 시간들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

 

 

 

다음 주에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고 만납니다.

그럼 다음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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