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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조] 시즌 4 <꿈꾸는 기계의 진화> 발제(38/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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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빈 작성일19-08-30 22:34 조회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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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포생물로 살아가기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 현대인들이 개인화되었다는 이야기를 보고 공감한 적이 있다. 짧게 이야기해보면 과거 세대는 공동체 속에 함께 살았고 그래서 누군가가 항상 내 옆에 있다는 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라는 의미가 주어져 있었다. 그런데 현대는 공동체의미가 모두 사라져버렸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빈 자리에는 텅 빈 자아만이 남고, 그러한 결핍을 채우기 위해 상품을 계속해서 사들인다는 것이다.

사회가 개인화되면서 자유로워진 측면도 물론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알 수 없는 공허함과 부족함을 느끼며 허덕인다. 그래서 혼자 깊은 우울함에 빠지거나 혹은 를 더 높이 성장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나가는 극단을 선택한다. 그래서인지 개인들은 무기력해지거나 지쳐서 탈진하는 상태를 반복한다. 이렇게 나는 개인으로 살아가는 게 왜 이렇게 힘든 건지 궁금해하고 있었다.

 

단세포생물에서 다세포생물로

꿈꾸는 기계의 진화는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의 공동체에 관해 이야기해준다. 저자 로돌포R. 이나스는 우리 몸이 처음부터 이렇게 다양한 세포들이 우글거리는 공간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듯하다. 전지전능한 창조자가 인간의 신체를 뚝딱 만든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생명이 어떤 식으로 진화를 했는지 보여 준다. 엄청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말이다.

지리학자들은 지구의 나이가 대략 45억 살이라고 본다. 고생물학자들은 지구가 태어난 지 4~5년 후에 첫 번째 생명이 생겨났으리라 추정한다. (외계에서 심어졌거나, 오랜 시간에 걸쳐 자발적으로 탄생했거나, 냉각된 직후 생겨났거나 알 수는 없다) 아무튼 지구상에 나타난 첫 생명은 박테리아와 같은 단세포유기체였다. ‘단세포안에서도 원핵세포’(단순한 형태의 단세포)에서 진핵세포’(좀 더 정교한 형태의 단세포)6억 년에 걸쳐 진화했다. 그리고 20억 년 뒤에는 세포들의 공동체다세포가 탄생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의 왕국은 그 후 7억 년 안에 등장했다고 한다.

여기서 저자는 단세포에서 다세포이동하는 시간은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일까? 질문한다. 그러면서 세포들의 공동체를 만들려면 여러 요소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일단 세포들 간에 정교하고 세밀한 의사소통이 필요하고, 다수가 허용하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혹여나 굶주리는 세포가 있다면 그에게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 ‘다세포생물은 이런 식으로 진화를 통해서 서로 영향을 끼치고 부대끼면서 살아가기를 택한 것이다.

 

다세포의 죽음

이걸 읽으면서 나는 내 신체가 다르게 보였다. 나는 라고 하는 단일한 자아가 있고 그것을 통해 사람과 만나고 세상과 만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가 홀로 성공하면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몸을 구성하고 있는 다세포들이 이미 세포들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니! 그리고 그들 자체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규칙을 세우고, 에너지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다세포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또 다른 생각 거리를 던져 주었다.

 

다세포 공동체에 속한 특정 세포 집단이 죽으면 다른 세포가 얼마나 건강한가와 상관없이 우선적으로 전체가 무너진다. (...) 세포 공동체에 대한 헌신은 다세포로 된 우리 존재의 핵심에 있다. 여기서 각 세포는 자신의 생존원칙을 공동체의 생존원칙으로 대체한다. 다세포 유기체에서는 상황이 힘들어진다고 각 세포가 집단에 대한 유대를 깨고 달아날 수 없다. 그 능력은 이미 청산된 것이다.

(꿈꾸는 기계의 진화/ 로돌포R. 이나스 / 북센스 /p119)

단세포는 죽지 않는다고 한다. 단지 끊임없이 분열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다세포는 죽는다. 놀랍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점은 세포 집단이 죽으면 다른 세포가 아무리 건강하다고 해도 전체가 무너진다고 말한다. 심장이 멎고, 뇌가 멈추면 몸 전체가 무너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세포 집단의 구성원 각 각은 자신들의 집단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움직인다. 이 속에서 태어난 순간 그것을 벗어날 수도, 피할 수도 없다. 이것이 세포들의 운명이고, 이런 신체를 가진 우리들의 운명 아닐까.

 

분리가 아닌 연결로

우리는 개인화가 되면서 사람들과 분리된 채 혼자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혼자 밥을 먹고, 영화 보고, 여행하는 일이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자. 혼자 이렇게 누릴 수 있게 된 게 의 능력 덕분인가. 아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은 다양한 인연들이 겹치고 포개지고 연결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그런데 우리는 집단을 분리하고 개인으로만 살아가려 한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관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잃으면 어떻게 될까. ‘는 완벽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몸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어떻게 완벽해질 수 있을까. 절대 완벽해질 수 없다. 그래서 다들 엄청난 부담감과 결핍감을 느끼며 산다. 그리고 산다는 것을 힘겨워한다.

그렇다고 집단에 맞춰 살라는 말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은 우리가 집단과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또 하나 있다. ‘다세포생물의 집단을 보면 전문화영역이 존재한다. 이것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으면 모든 걸 완벽하게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걸 말해주는 게 아닐까. 내가 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걸 해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다른 누군가가 채워줄 것이다. 과거 세대가 텅 빈 자아를 경험하지 않았던 것은 이렇게 공동체속에서 살아갔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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