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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인절미]시즌4 <인간의 살림살이 2> 후기 (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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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실 작성일19-07-30 11:32 조회1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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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인절미> 시즌4 – 인간의 살림살이2 (34/100)

참석자: 지혜, 윤하, 세실, 정희, 서형, 다솜, 용제, 다윤


세미나 시작부터 책의 이번주차가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나만 이해를 못 한 것이 아니구나! 안심하면서 함께 이야기를 하다보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겠지!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던 것 같아요. 예시라고 해야 할지 실생활적인 면이라고 해야 할지, 내용이 조금 생활적이라고 느껴졌던 11, 12장부터는 재미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저번 주보다 어려웠던 느낌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경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하면서 방법론적인, 자본에서 살아남기! 같은 것을 알고 싶었는데 경제를 광범위하고도 자세하게 배워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발제는 윤하쌤이었고, 입발제는 8장부터 시작했습니다.


8장은 교역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고, 중점 되는 내용은 시장사회에서의 ‘교환’을 가지고 비시장사회를 이해하려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입발제가 이어질수록 사회·의무에서 ‘경제’가 튀어나오면서 경제가 독자적 힘을 가진 것 같다는 느낌과 지금은 그럼 문화적 통합이 아니라 교환으로 통합된 사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사회는 상품에서 맥락을 느끼기 어렵고, 담겨 있는 이야기도 알기 어렵다는 얘기가 지난 시간에 이어 한 번 더 나왔습니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초기 교역에서, ‘교역’은 교역이라는 의미로 한데 묶이지 않고 취급하는 재화에 따라 고유하게 여겨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발로 걸어가는 노예나 가축을 수송하는 것과 거대한 바위나 나무둥치를 수백 마일 운반하는 것이 별개의 사업으로 여겨진다는 것이 조금 특이했습니다. 지금은 운송, 택배에 거의 모든 것이 포함되니까요.


9장은 화폐가 다루어졌습니다. 현대의 전목적 화폐와 다르게 화폐가 총 4가지의 용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교환! 에서는 화폐의 본질을 교환수단이라고만 해버리면 과거의 비시장 경제를 이해하는 것에 오류가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두 번째 지불! 은 책무, 벌금, 세금, 합의금을 이행하는 행위로서의 화폐 사용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이걸 냄으로서 사회적 물의에 대한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에 있지 파산에 이르게 한다! 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던 점이 특이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지금도 벌금형이 존재하고, 그걸 낸다는 것은 범법, 범죄를 인정하는 것이 되는데 과연 그 시대만큼(정확히 알 수도, 상상할 수도 없지만) 명예의 문제로 여기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세 번째 저장수단으로서의 화폐는 재보, 보물로서의 용도로 소유한 것으로 권력이 상승하는 귀중품과 같은 느낌의 역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채무를 이행할 때 내기도 한다지만 저장수단이라는 말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금을 모으는 것과 비슷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번째 가치척도로서 화폐는 기준점을 두고 비교할 때 기준으로서의 화폐가 되기도 했습니다.


10장의 키워드는 시장이었습니다. 화폐나 교역처럼 시장도 각기 다른 의미의 시장이 존재했고, 총체적인 시작이라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공존했기 때문에, 시장이라는 것이 아주 크고 뭉뚱그려져 존재하는 현대와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11장에서 경제는 집단의 문제에서 개인의 책임으로 옮겨졌고, 굶주림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처럼 여겨지면서 개인주의가 등장하고 혈연의 유대까지 침해되었다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경제가 소규모의 가정에서 다루어지고, 계속 일해야만 굶주림과 싸울 수 있었다는 것. 노동하기보다 절약하라는 것, 모두 살아가면서 자주 들었던 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장에서는 속임수랑 폭력은 안 된다는 기록이 있었다고 나왔는데 많이들 그렇게 했기 때문에 이렇게 강한 어조로 금지 했구나, 싶었고 개인적 상호성에 의한 사고방식 즉, 나에게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베푸는 것이 불과 몇백년 전의 일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 책에서 말하는 기원전 8세기에도 있었던 일이구라 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일종의 사이클? 미래학자들이 말하던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고 리듬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첫 출현부터 지금까지 점진적으로 계속해서 지금의 자본으로 달려왔다기보다 시대가 이랬다저랬다, 나타났다 숨었다 주기를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지금까지 흘러오고 바뀌면서 지나온 것들을 무조건 발전을 위해? 발전이라고 생각하고 옳게 여기는 것은 정말 오류가 생기겠다 싶었습니다.

철기발전과 전쟁. 책에서 말하는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인간들이 분열한 것 같고 개인을 인식하니까 공동체의 안위보다 본인이 중요해지고 관계나 맥락도 개인의 영락이나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2장에서 ‘그들’은 아이들에게 말, 진실, 활쏘기만을 가르친다고 말했는데 그건 시장을 다룰 수 있는 능력과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리스형 시장, 통제적 시장에 대한 챕터였는데 윤리가 강조되었기 때문에, 보이기는 지금과 비슷할 수 있는데 현대와는 다른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지금의 시장은, 시장이 시장을 규제하고 굴러가게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스의 구성원을 폴리스가 책임지고 있던 형태와 지금은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시장이 우릴 책임지지 않습니다. 시장은 과연 우리를 구성원이라고 생각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인간의 살림살이는 읽을수록 점점 모르겠고 갈피가 잡히지 않으면서도 내가 살던 대로 살면 안 된다는 알던 대로만 알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게 됩니다. 다음 주차 인간의 살림살이 마지막 시간에 함께 생각을 정리하고 책이 마지막 부분을 더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9.7.24. / 청백전 수요반 s.4 자본 밖:보다 /  <인간의 살림살이> 8장~12장 / 발제 이윤하


시장, 질적 차이를 지우다


화폐의 용도들

   칼 폴라니가 <인간의 살림살이>에서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 것은, 지금의 경제학으로 이전의 경제활동, 즉 인간이 자신에게 필요한 물질을 구하는 행위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의 경제 이론은 근대에 시작된 ‘시장경제’ 안에서만 유효하다. 이를테면 우리가 화폐를 ‘교환’의 용법에서만 사유하는 것이 그렇다. 우리는 보통, 근대 이전의 사람들은 물물교환을 했고, 그러다보니 공통 척도인 화폐가 필요해졌을 것이고, 그렇게 간접교환을 위해서 (자연스럽게) 화폐가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혹은 그렇게 배웠다.)

  하지만 폴라니는 역사적으로 화폐의 용도에는 ‘지불, 가치척도, 부의 축적, 교환’이 있었으며, 그 용도들은 개별적이고 독립적이었다고 말한다. (화폐는 ‘거래를 위해서 계량 가능한 것’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지불을 위한 화폐가 생겨나기도 했고, 가치척도로써의 화폐가 발전하기도 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용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물과 물 사이의 교환을 위한 수단으로써의 화폐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근대의 화폐제도를 근대의 교환화폐의 발판이 아니라, 독자적인 용도를 가진 제도로 생각했을 때 우리는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걸까? 


전全목적 화폐

“근대 화폐가 ‘전全목적’ 화폐로서, 즉 교환 수단이 다른 화폐적 용도로도 사용됨에 반해, 원시적·초기적 화폐는 ‘한정 목적’의 화폐로서, 즉 상이한 화폐 물품이 서로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한쪽의 근대 서구 사회의 화폐제도와 다른 한쪽의 초기 비서구 사회의 그것은 전혀 다른 역할을 갖고 있다.” _칼 폴라니, <인간의 살림살이>, p288


  근대 화폐는 교환 화폐임과 동시에 다른 모든 용도로 기능하는 ‘전 목적 화폐’다. 축적도 가능하고, 가치척도로도 기능하고, 세금이나 벌금을 지불할 때도 쓸 수 있다. 우리에게는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시장경제 이전에는 그것이 불가능했다는 말이다. 부를 축적하는 데에 쓰이는 화폐(물건)가 있었고, 지불하는 데에 쓰이는 화폐(물건)가 따로 있었다. 

  ‘교역’의 양상도 비슷하다. 우리는 어떤 물건이든 이동시킬 때 ‘운임 사업’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근대 이전에는 취급하는 물품에 따라 각각의 교역 활동이 고유한 사업으로 인식되었다. 자기 발로 걸어가는 가축 수송과, 거대한 나무를 운송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어떻게? 모르겠다.)

  폴라니는 시장이 모든 차이를 없앴다고 말한다. 시장 안에서 모든 재화는 동질해진다. 모든 재화가 ‘전 목적 화폐’로 교환 가능하다. 필수품과 증여할만한 선물의 차이도, 가축과 나무의 운송 차이도 사라지고 모두 수요와 공급의 곡선으로 말해질 수 있다. 재화뿐만이 아니다. 인간도 동질화된다. 


우리는 다 같은 인간일까?

“가는 구리선은 가난한 사람의 화폐였는데 숯이나 수수가 그것과 교환되었다. 굵은 구리선으로는 무엇이든 살 수 있었다. 즉, 말, 노예, 황금 할 것 없이 명성을 뒷받침해주는 모든 고급재를 살 수 있었다.” _같은 책, p284


  그러니까 이런 식이었다. 어떤 지역에서는 수수를 아무리 많이 갖다 줘도 노예 한 명, 말 한 필도 살 수가 없었다. 그건 황금으로만 살 수 있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의 ‘경제관념’으로는 잘 이해가 안 된다. 지금은 돈이 부족해서 문제지, 있기만 하다면 뭐든 다 살 수 있는데. 

  위와 같은 전근대의 화폐제도는, 재화의 격 차이를 드러냄과 동시에 사람들의 신분 차이를 드러낸다. 이를테면, 굵은 구리선이 없기 때문에, 낮은 신분의 사람들은 아무리 농사가 잘 되어도 절대 말을 가질 수는 없다. 신분과 명예가 곧 경제력이었고, 경제력이 곧 신분과 명예였다. 불평등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치고 들어오지만, 이건 근대인의 생각일 것이다. 부자는 기근에 가난한 사람들을 먹여 살렸고, 그게 부자가 할 일이었다. 전근대의 화폐제도는 신분제와 함께 간다.

  시장의 발생을 파고들어가기 위해 폴라니가 가장 먼저 제시하는 것은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다. 민주주의 정치가 페리클레스는 아테네의 부호 키몬의 정치력을 견제하기 위해 지역 식량 시장을 이용한다. 키몬에게 가면 누구나 밥을 얻어먹을 수 있고, 담장이 없는 밭에서 수확물을 따갈 수가 있었다. 당연히 아테네에서 키몬의 영향력은 대단했을 것이다. 이에 대한 페리클레스의 전략은 이러했다. 시민들을 키몬에게서 독립시키기 위해 공공의 일에 대한 수당을 주고, 시장에서 음식을 사먹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민주주의적 물질 재분배는 시장에서만 일어날 수 있었다.

  시장과 민주주의의 교착, 모든 사람이 시장을 통해 ‘자급자족’할 수 있고, 누구나 화폐를 이용해 시장의 재화를 구매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두가 ‘동질’한 인간이 된 지금,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을까? 신분 간의 상호 유대? ‘높은’ 인간이 되고자 하는 욕망? 교환화폐로 환산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인식? …어쨌든 우리는 동질한 개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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