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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백전 마늘쑥쑥조 호정입니다.
저희 팀은 요새 덥고 지치는 여름을 맞아 정~~말 좋은 책을 읽고 있습니다!
바로 카렌 암스트롱의 『마음의 진보』!
이 책을 읽고는 다들 여기저기서 카렌에 푹 빠졌다는 고백을 외치고 다닙니다♡_♡
정말 좋아요.
한 사람의 생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들을 보며 ‘이런 게 자연, 생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카렌이 수녀원을 나온 이후에도 계속되는 불안과 공포로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서
저희는 요즘 시대 청년들의 모습이 겹치는 걸 느꼈습니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를 수녀원에 가둔 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수녀원에서 카렌이 했던 일은 신과 만난 좋은 상태를 계속 이상으로 두고, 지금 자신에게 벌어지는 삶들은 부정하고 무시하는 일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나는 검은 것을 희다, 흰 것을 검다고 말하면서 스스로를 속였다. 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이른바 ‘증거’를 내가 정말로 믿는 것처럼, 행복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거니까 사실은 행복한 것처럼, 바늘도 안 달린 재봉틀을 몇 시간씩 돌리는 것이 시간을 가장 유익하게 쓰는 일인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내 마음이 진리로 손을 뻗으려고 할 때마다 나는 일부러 거짓말을 하면서 마음을 내리눌렀다. 결국 내 마음은 뒤틀리고 무능력하게 되었다.
(카렌 암스트롱, 『마음의 진보』, 교양인, 253쪽)
이 부분을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신에 대한 믿음을 갖기 위해 노력한 시간들이 결국 마음을 뒤틀리고 무능력하게 만들었다니.
대부분의 요즘 사람들도 이렇게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돈, 사회적 지위라는 행복을 갖기 위해 지금 행복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무언가를 향해 달리는 시간들.
카렌은 자신을 억누른 시간들 이후에 돌아오는 크나큰 반작용을 겪습니다.
‘내 안의 무언가가 망가져서 나 자신을 추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안 생겼다.’
그렇게 자신을 왜곡되게 보는 시간이 오랫동안 계속되고,
카렌은 그 경험 덕분에 “나는 있는 대로 세상을 보는 것이 좋다”는 구절이 담긴 시에서 큰 기쁨과 해방감을 느끼게 됩니다.
무슨 일이 있었다기보다는 마침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은 것이 전부였다. 나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있었다. 더는 잃을 게 없다 싶으니까, 남아 있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수녀원을 나오고 나서 처음으로 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었다. 나도 학생들과 동료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았고 그들도 나와 같이 있는 것을 좋아했다. 어느 날 밤 런던 한복판에 있는 러셀 광장의 잔디에 드러누워 함께 신나게 놀던 사람들과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았던 기억이 난다. 몇 시간 뒤에 300명의 청중 앞에서 필립 라킨이라는 시인에 대한 강연을 해야 하는데도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나는 행복했다. 그것은 나로서는 낯선 감정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겪었던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만큼은 편하고 고마웠다. 저 별들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다. 나는 몽롱한 정신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신은 없고 하늘은 텅 비어 있다. 엘리엇의 말마따나 “시간은 늘 시간이고 자리는 늘 자리일 뿐”이었다. 우리에게는 그것밖에 없었다. 그날 밤 나는 뒤도 안 보고 앞도 안 보고, 있지도 않은 것을 그리워하지도 않으면서, 처음으로 온전히 순간만을 의식했다. 눈앞의 순간은 지내기 나쁘지 않았다.
(카렌 암스트롱, 『마음의 진보』, 교양인, 329-330쪽)
이 부분이 참 좋아서 한 번 적어봅니다.
눈앞의 시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만나게 되는 카렌의 여정을 보고 있으면 제 안에서도 용기가 생겨나는 느낌이 듭니다.
넘나 멋있는 카렌!♡_♡
다음 주에는 ‘글쓰기’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고 하는데 몹시 기대기대!
다음 주에 만나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