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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인절미]시즌4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1 발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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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삼봉 작성일19-07-07 17:54 조회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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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성으로의 초대

김 지 혜 


무려 자본에 대해서 탐사해보는 시즌을 시작하다니! 갑자기 최종보스를 만난 기분입니다. 자본 시즌의 첫 책은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입니다. 사랑과 경제가 관련이 있다니 어색하지 않나요? 그리고 또 로고스라니? 이 책은 청백전 인절미의 든든한 등대가 되어주고 있는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의 책입니다. 인절미는 매 시즌마다 이 시리즈에서 한 권씩을 읽어 왔습니다. 유독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를 읽은 주에만 수다스러워지는 나카자와 신이치의 열렬한 팬도 생겼지요. (오늘도 그 팬의 활약이 은근 기대 됩니다.)

이번 책은 그 시리즈 중에서도 연구실에서 가장 많이 읽힌 책일 것입니다. 저의 경우 강의를 들으며 이 책을 겨우 읽었던지라 다른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걱정이 됩니다. 또 저자가 말하는 우리 시대의 문제들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시리즈의 앞선 책 없이 당황하진 않으실까 노파심에 핵심 키워드인 대칭성에 대해 간략하게 준비했습니다. 저자는 시리즈 전체에서 그 대칭성을 전제로 한 세계와 그렇지 못한 세계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다르게 살아가는지를 말합니다.

 

대칭성이란?

미흡하지만 제가 이해한 대칭성을 소개하겠습니다. 대칭성 또는 신화로 세계를 이해하던 시대의 인간은 자신을 우주의 일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코 자신이 만물의 영장이라 하지 않았지요. 그들에게는 인간이 사냥을 하고 태어나고 죽는 것, 모두 우주적 순환의 일부로 여겨졌습니다. 만약 욕심으로 지나치게 사냥을 한다면 그 순환을 막게 되겠지요. 대칭성의 원리를 기반으로 한 신화는 사냥을 매개로하는 신비한 관계를 이야기 해주고, 그것을 위한 제의가 생겨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부족에게 염소와 곰 등은 단순한 사냥감이 아닙니다. 그들은 인간의 먼 친척으로, 살신성인하여 인간에게 고기를 내어주는 감사한 존재입니다. 그런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동물도 함부로 대할 수 없고, 탐욕스럽게 죽여서 축적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사냥을 한 후에는 정성스럽게 제의를 합니다. 제의를 받은 혼이 동물들의 공동체로 돌아가서 얼마나 잘 대해줬는지를 전하게 됩니다. 충분히 정성스럽지 않으면 동물들은 화가 나서 더 이상 살신성인하기를 거부합니다. 그래서 사냥감들이 줄어든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동물들과 인간들이 경계를 넘어서 오고가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이 대칭을 유지하려 노력합니다. (거칠게 예를 들자면, 동의보감의 순환도 이런 대칭적 사고의 예입니다. 간은 나무와, 또 초록과 동쪽과 분노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요컨대, 만물은 대칭적으로 연결되어있습니다!

 

확정성이냐 불확정성이냐, 교환과 증여

아쉽게도 현대인들은 이 감각을 잃었습니다. 현대인들에게는 합리성이 중요합니다. 그들에게 세상은 단절에 가깝습니다. 동물과 인간 사이에 교류는 없습니다. 먼 친척이라는 감각은 더더욱 없지요. 사냥과 획득, 그리고 또 다른 사냥. 현대인들의 이러한 세계관을 저자는 비대칭성이라고 말합니다. 이 세계에서의 경제는 교환입니다. 확정된 가치, 등가가치의 교환에서는 물건과 물건이 오고 갈 뿐입니다. 거기에는 어떤 관계도 없고, 증식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현대인들에게 경제란 이 교환뿐입니다.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데이처럼 물건은 핑계이고 마음이 오고가며 관계가 만들어지는 경우는 그 교환 경제에서 예외적인 작은 이벤트로만 여겨집니다. 사랑이 끼어 들어서 경제의 원리를 뛰어넘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그러나 이것은 현대인들의 오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오히려 반대로 증여라는 큰 부분의 일부로 교환이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교환이 증여에게 기대서 존재하고 있는 셈입니다. 교환과 달리 증여는 불확정성으로 작동합니다. 때문에 증여에서는 확실하고 신속한 거래는 피해야 할 것이 됩니다. 이 증여에서는 계속 관계가 이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불확정성을 깨지 않는 섬세한 감각으로 주고받는 모습이 대칭성의 제의와 닮지 않았나요?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친구들과 밥을 먹고 더치페이를 하는 일은 몹시 비대칭적인 일입니다. 관계를 이어가는 게 아니라 깔끔하게 단절하는 행동이었습니다!

 

순수증여와 증식

그런데 여기에 하나의 개념이 더 등장합니다. 관계를 넘어서 우주와 숲에 풍요를 불러일으키는 급작스러운 힘, 순수증여입니다.

 

증여의 사이클이 한창 작동중일 때 느닷없이 그 사이클의 운동을 중단시키고 순수증여의 침입을 허용하게 되면, 사람들은 뭔가 풍요로운 것의 증식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직감했다고 하는 민족지적인 사실이 배후에 존재하는 것도 이 점과 관계가 있습니다. ... 흥분한 수장은 종종 최고의 귀중품인 동판을 산산조각 내서 바다 속으로 던져 버리는 행위를 과시하듯이 해보이곤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동판의 위력이나 위엄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를 흐르는 영력에도 증식이 일어나서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나카자와 신이치, 89

 

교환이나 증여와는 다른 층위에서 작동하는 순수증여의 힘을 작동됩니다. 경쟁하듯 상대보다 더 큰 선물을 하는 증여를 넘어서 선물을 아예 없애버리는 독특한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매해 이런 제의로 부족 간의 관계가 이어질 뿐 아니라 자연의 풍요로운 힘이 증식되는 것을 모두가 느끼고요. 저에게는 불확정적인 것이 극대화되는 순간으로 보입니다.

 

어떤 관계를 맺고 있나요?

생각해보면, 저는 불확정적인 것을 몹시 못견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질인지 현대인의 숙명인지 좀 더 살펴봐야할 부분입니다만은 저는 교환을 닮은 관계맺기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받은 만큼 돌려주기 위해서 애쓰고, 준만큼 받지 못하면 (말은 못하지만) 내심 서운합니다. 또 바로 어떤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스스로의 감정은 잘 살펴보지도 않고 무시하다가 오히려 소통이 막히고, 공허와 무기력에 빠지기도 합니다. 관계를 맺는 능력이 서툽니다.

많은 사람들이 권리를 운운하는 것도 결국은 이런 논리가 아닐까합니다. 관계에서도 이해득실을 따집니다. 뭔가 확실히 받을게 있는데 받지 못하고 있다고 여기며 분노합니다. 아니 어쩌면 관계에 관심이 아예 없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반대로 내가 확실히 받아야할 것보다 더 받은 경우, 그러니까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사거나 또는 로또에 당첨된 경우에는 매우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경우에 떳떳하게 자긍심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가치가 확정된 세상에서 운 좋게 더 많은 이익을 취했다는 것은 즉 다른 곳에 예정 또는 확정되어있던 몫을 빼앗아야만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것을 무의식은 알고 있는 게 아닐까요? 사람들의 무의식 또는 몸은 그것을 느끼지만 의식적으로는 이해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관계성, 순환을 말입니다. 얻는 사람이 있어서 잃는 사람이 있고, 동물의 죽음이 있어서 인간의 생명이 있다. 이런 관점은 우리에게 좀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생명과 죽음이 하나라는 것 말이죠.

불확정적인 세계에서는 다릅니다. 마땅히 받아야할 몫은 애초에 없습니다. 그보다 순환에 참여하고 생명으로서의 윤리를 생각합니다. 그들은 그 연결을 깊이 이해하고 또 생활에서 실천합니다. 그들은 동물의 죽음과 자신의 생명이 연결되어있음을 일상의 제의를 통해 매번 확인합니다. 또 신화를 통해서 대칭성을 배우고 또 배우지요. 오로지 젊음과 삶 그리고 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현대인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마치며

신화적 세계의 인간들은 대칭성의 순환으로 증식이 일어나는 것을 몸으로 느낍니다. 아직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책의 뒷부분을 읽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한 것은 숲의 하우 덕이라고 여겨진다고 합니다.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신성하고 풍요로운 증식에 대한 감각을 저자는 다른 말로 사랑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는 이런 감각은 없고 단지 탐욕과 소외만이 남아있는 듯합니다.

앞으로 증여와 순수증여, 증식과 대칭성의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해집니다. 더치페이를 하기 전에 멈칫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람과 나는 또 보고 싶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 다들 어떻게 읽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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