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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인절미> 시즌3 - 낭송 서유기 후기 (28/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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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실 작성일19-06-02 22:25 조회82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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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전 인절미> 시즌3 - 낭송 서유기 후기 (28/100)

 

참석자: 보경, 지향, 세실, 성아, 지혜, 윤하



 이번 주 세미나에서는 <낭송 서유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매번의 낭송책 세미나 때와 방식은 같았습니다. 입발제 챕터를 나누지 않았고, 각자 책을 읽고 뽑아온 씨앗문장을 챕터 순서대로 함께 낭송했습니다. <낭송 서유기>는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와 같은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계속 등장하다보니, 다른 낭송 책에서 이런 방법으로? 라고 느껴질 만큼 색다르게 읽어봤던 것과는 달리 주로 역할극처럼 읽게 되었습니다.


 세미나 첫 입발제는 지혜샘이 가져오신 서문으로 시작했습니다.


길을 갈 때 우리는 이 길 끝에 무엇인가가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여행을 계획할 때뿐 아니라 삶에서도 목적지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목표한 바를 이뤘으면 성공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라고 생각한다. 삼장법사 일행도 불경을 얻으려고 나선 길이었다. 그런데 목적지에 도착해 보니 목표한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 여행은 실패인가? 그건 아니다. 결과물이 여행의 끝에 없었던 것이 아니다, 이들은 이미 길을 걷는 과정에서 목표한 바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길에서 깨달음을 얻었던 것이다. 길에 나선다는 것은, 길을 걷는다는 것은 그 행위 자체에 의의가 있지 어디에 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길은 과정을 중시한다. 길을 온전히 걷는 행위 그 자체에 최선을 다한 자들은 이미 걷는 행위 그 자체로 자신들이 목표로 한 것을 이루고 있다. 12p


 청백전 세 번째 시즌이 시작하고 읽은 책들에서 서문의 중요성을 많이 체감했습니다. 서문이 제일 재밌다는 생각도 자주 했었는데, 특히 축의 시대가 그랬고, 이번 <낭송 서유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서문에서 결말을 미리 스포 당하기도 했지만, 길을 걷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서 읽을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거 같습니다.


 특히 무자경전에 관하여 '쿵푸팬더'의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던 비법서가 생각난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 영화에서 포(팬더)가 해왔던 수련이 곧 비법이었던 것처럼 삼장법사 일행에게도 얻어야 했던 경전의 말씀은 서천으로 걸어오던 길 자체와 길을 걷는 행위, 길 위에서 보냈던 모든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입발제로 다루어졌던 챕터들은 1-8의 삼장법사가 당 태종의 아우가 되고 경전을 찾으러 떠나는 장면, 3-2의 인삼과를 서리해서 먹는 장면, 3-9의 사람살려!라는 목소리에 삼장법사가 재난에 빠진 사람을 오공에게 구하라고 하는 장면, 3-10의 갈 길이 한참 남은 것에 대해 하늘이 지붕이고 해와달이 창문이라고 하는 장면, 4-1의 오공이 도적을 때려 두부가 흘러나오게한 장면, 4-4의 호떡장수에게 부채에 대하여 듣는 장면, 5-1의 영산이 오직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모든 불교 경전은 오직 마음윽 닦는 것'이었습니다.

 

 손오공을 주인공으로 한 무협지 같다는 얘기도 조금 나왔고, 해결사의 면모가 강조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평면적이라는 말도 나왔는데 아무래도 유명한 캐릭터라 머릿속에 잡혀있는 이미지와 그의 고난을 해결!하는 구도가 그렇게 느끼게 했던 것 같습니다.


 서유기는 계속 여행을 가는 내용인데 그 안에서의 말은, 멈추지 않고 걷는 것처럼 좔좔 흘러갑니다. 항상 배가 고프다는 저팔계는 인삼과를 홀랑 먹어치우고선 또 먹고 싶다는 말을 '형님들, 또 먹고 싶어요'라고 하지 않습니다. 형님들처럼 음미하지 않고 너무 급하게 먹어서 무슨 맛이 났는지 모르겠다, 씨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에게 잘해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잘해주어야 하는 법인데 방금 뱃 속의 거지는 음식을 살짝 맛 보았고 이제 음미할테니 하나 더 따주시라 말합니다. 이 부분을 얘기할 때는 내용자체가 재밌어서 웃기기도 했고, 정말 이렇게나 청산유수일 수 있다니!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저팔계가 모자라 보이면서도 귀여웠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저팔계와 손오공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쉬지 않고 싸웁니다. 그들은 도술을 뽐내며 싸우기보다 서로의 말로, 말발로 싸웁니다. 


 삼장법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제자들을 잘 이끄는 것 같다가도 차별하거나 유약한 모습을 보이고, 또 제자가 하는 말에 자존심 상하기보다는 마음을 다잡는 부분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영산이 마음 속에 있다는 챕터를 함께 읽을 때, '이런 이야기를 마주하면 어떻게 살라는 건지,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했었는데' 일상들이 몸에 쌓이고 익숙해지는 것, 계속 살아가는 것이 수행이 아닐까? 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얘기를 더 나누며 쌓는 것이 무엇인지도 중요할 것 같다, 쌓이고 익숙해져서 좋지 않은 것들도 있다는 이야기로 이어졌고, 일상에서 습관적인 무기력함을 줄여보고 리듬을 가져보는 것으로의 익숙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결론 맺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태 읽었던 낭송 시리즈 중에서 가장 원본으로 읽어보고 싶은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말이 별로 없는 오정의 이야기가 조금 궁금했고, 감질나게 끊어지는 이야기들이 너무 흥미를 자극했습니다. 무엇보다 무자경전에 실망하지 않고, 땅으로 휙 떨어졌으면서 급할수록 천천히 가라더라! 우리 너무 빨리 왔다! 라고 말하는 삼장법사일행들의 길 위를 조금 더 자세히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낭송 서유기>에 이어서 한 권이 남은 청백전 시즌 3와,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은 청백전에서 책을 읽는 것, 세미나를 참석하는 것, 발제를 하는 것 등 그 자체를 중요하게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다짐은 금방 흩어지는 편이고 저는 결과에 전전긍긍하는 편인데 과정과 행위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습관적인 '과정도 중요하겠지만 결과는 엄청 중요하지!'라는 고집과는 다른 쪽으로 오래 걸어보고 싶습니다.


 다음주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입니다. 청백전에서 자주 읽지 않는? 소설이라 어떻게 세미나가 진행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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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삼봉님의 댓글

김삼봉 작성일

ㅋㅋ 오랜만에 다시 만난 서유기! 옛날 생각도 나고 즐거웠습니다^^
훗카이도에 간 정희의 발제문도 함께 읽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세미나였지요 ㅎㅎ
계속돠는 캐스팅 낭송으로 여러버전의 삼장 팔계 오정 오공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같은 책도 다른 멤버와 읽으니 느낌이 이리 다르네요!

서유기를 낭송하는 것이 말과 글의 힘을 기르는 것이라던, 서문이 마음에 쏙들어서
틈틈이 낭송을 하게되요, 다음 낭송은 어떤 책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