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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영별곡]9. le MONDE diplomatique - <팩트지상주의에 진실이 은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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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석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9-28 12:47 조회102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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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홉 번째, 마지막! 석영별곡입니다 ^^
이번 석영별곡 글은 9월호가 아닌 지난 '8월호' 르몽드에서 찾았습니다. 8월호에 재밌는 글이 많았는데 하나밖에 못 쓰고 넘어가서 다시 꺼내본 것이지요!^^ ( 지난 호 르몽드는 식당 식탁 뒤 책꽂이에 꽂혀있습니다 :-) )

여기서 찾은 글은 바로 <팩트지상주의에 진실이 은닉된다>라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 서명준씨가 쓴 글입니다. 우리가 ‘팩트’라는 말에 갇히는 것이 언론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언론과 독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지를 강하고 정확하게 지적해주어서 재미있는 글이었습니다.










팩트를 벗고 진실로




“식사 하셨습니까?”라는 ‘팩트 체크’를 연상시키는 우리의 독특한 안부인사에는 한국적 정서가 묻어있습니다. 많은 것들 중 굳이 상대방의 ‘식사 여부’를 체크 하는 게, 바로 한국인의 정서라는 것이겠죠. 이 글은 이처럼 팩트와 사상, 사실과 의견은 결코 유리될 수 없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팩트지상주의는 괴물?


그러나 요즘 언론인들 혹은 언록을 대하는 독자들은 어떤 사상도 의견도 없는 깨끗한 ‘팩트’만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글쓴이는 이에 대해 비판합니다.


요즘 기승을 부리는 ‘가짜뉴스(Fake news)’를 잡으려다 오히려 팩트‘만’ 숭배하게 되는 일종의 신실증주의 저널리즘이 득세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우리의 저널리즘이 가짜뉴스라는 괴물을 잡으려다 ‘팩트지상주의’라는 괴물이 돼가는 것은 아닌가?

“자유언론의 본질이 정말 ‘객관성’인가?” 글쓴이는 이렇게 말하는 것은 모든 것을 말하되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언론에 객관성만을 남긴다면 시공을 초월해 누구에게나 동일한 가치를 지니는, 예컨대 ‘선과 악’이라는 형식에 빠져버린다는 겁니다.
그러나 최근 신뢰도의 하락으로 ‘기레기’라는 비판을 받는 언론에 대해, 독자들은 “있는 그대로 보도해 달라”는 주문을 합니다. 신뢰도 하락의 원인이 ‘있는 그대로 보도하지 않는다’에 있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기자들의 반응도 윤리적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자기비판과 “보다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보도하겠다”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글쓴이에 따르면 이 길은 언론이 가야 할 길이 아닙니다. 모든 이들에게 똑같은 가치를 가져다주는, 영원한 팩트의 세계로 가는 길 말입니다. 이해가 될 것 같으면서도 정확하게 이게 왜 문제가 있는지는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땅의 진리


팩트 보도가 저널리즘의 토대를 이룬다는 명제에는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다. 하지만 객관주의가 정보에 대한 비판적 분석보다는 중립적인 팩트 기사에 지나치게 큰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 중립적인 기사에 지나치게 가치를 부여하는 팩트주의는, 예컨대 맛좋은 소시지가 그렇듯 언론이 일반상품과 동일하게 다뤄지기를 바라는 시장주의자들의 간절한소망이 담긴, 자본주의 ‘사상’의 한 형태로 전락하고 만다. 소시지 선호에 이념의 구분이 무의미하듯, 좌파와 우파 모두 음미할 수 있는 객관적인 보도를 지향하게 된다는 얘기다.

저널리즘은 당연히 '진실성'을 기반으로 해야합니다. 하지만 사건을 해석하는 것에는 당연히 개인과 사회의 입장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나와 입장이 맞는 해석을 찾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좌파와 우파 모두 음미할 수 있는 '객관적 보도'를 요구하는데, 팩트에의 요구가 내 입장을 팩트라고 말하는 것 없이 가능할까요? 어쩌면 그건 환상인 것 같습니다. 하늘의 저널리즘에서는 ‘있는 그대로’가 현실이고 진리지만, 그것은 모든 것이 정치로 연결될 수 있는 이 땅의 저널리즘과는 다릅니다. 같은 사건도 해석하는 방식은 모두가 다릅니다. 그리고 그것이 모두 정치로 연결되는 현실에서는 '있는 그대로'라는 말이 오히려 이 해석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주장도 왜곡에 대한 경계로 하는 말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언론 역시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언론사와 기자 자신의 '정치철학과 양심'에 따라 보도하는 것이 옳습니다.



팩트이든 아니든 vs 팩트체크


그리고 뒷부분에서 글쓴이는 요즘의 독자들과 언론의 문제점에 대해 꼬집습니다. 사실 저는 독자들이 언론의 정치철학과 양심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면서 ‘팩트’에 지나치게 집중하게 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언론의 양심을 믿는 게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엔, 이상하게 사람들은 가짜뉴스를 지나치게 생산하고 퍼 나르고 있습니다. 주로 SNS를 통해 오고가는 가짜뉴스는 어떤 검증장치도 가지고 있지 않고 생산자도 불분명합니다. 사람들이 여기에서 얻는 것은 언론이 숨기는 진실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신이 보주 성향이라면 보수의 필터를 거친 다음 보수주의의 버블에 갇히고, 진보도 역시 그렇다.


SNS는 그들에게 견고한 배타성과 편협성의 감옥을 제시합니다. 이용자가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과 비슷한 성향의 글을 추천하고, 검색기록 등을 수집·분석하여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SNS의 기능이 그 감옥, 이른바 ‘필터버블’을 만듭니다. 그리고 딱딱한 본질을 이해하는 것 보다는 단지 자신에게 맞는 이야기만 있는 버블 속에서, 자신과 성향이 같은 사람들과 공감하는 재미와 쾌감이 그 세계를 유지시킵니다. 이는 진실에 대한 갈망이라기 보단 순간적인 오락거리 입니다. 그리고 넘쳐나는 가짜뉴스는, 그 와중에 자신의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무력화 시킵니다. 가짜뉴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팩트만 말해라'이니, 진실을 말하려는 사람들에게도 ‘객관적인 사실만 말하라’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겠죠. 말하는 사람의 입장을 배제한 채, 사건과 사건 이후에 일어나고있는 일들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팩트 체크'라는 말이, 진실과 거짓을 흐려버리는 것입니다.



저널리즘의 책임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언론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으로, 독자들의 ‘기레기’라는 비난에, 언론은 단지 “팩트에 충실하겠다”는 공허한 선언에 그쳐선 안된다고 말합니다.


책임있는 저널리즘이란 하늘의 절대 진리를 이 땅으로 불러내려는 팩트주의 저널리즘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의 해석을 제시해주는 저널리즘이어야 한다.
모든 현실은 우발적이다. 오늘의 저널리즘은 이를 인정할 수 있는가. 객관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뉴스가 다양한 사회적 입장에서 해석되며, 제시하는 해석은 그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을 과감하게 공개할 준비가 돼 있는가. 뉴스란 정치경제적 매커니즘의 필연적인 산물이면서도 우발적인 성격을 가진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정확히 알릴 용기가 있는가. 팩트주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모든 현실은 우발적입니다. 저널리즘은 불가능하고 불필요한 ‘객관성’이란 단어로 자신을 포장하지 말아야 합니다. 양심과 철학을 가지고 ‘나는 이렇게 주장한다’ ‘이 사건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널리즘에만 국한되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일상으로 끌고 온다면, ‘나는 나의 주장이 지극히 나의 시선으로 말하는 개인적인 주장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있을까?’, ‘그것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 식사는 하셨나요?
















● 이것으로 마지막 석영별곡을 마칩니다.
저는 석영별곡 덕분에 2주에 한 번 숙제하는, 공부하는 재미가 있었는데요.

그동안 함께 이야기 해주고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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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리스님의 댓글

문리스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석영별곡이 벌써 마무리라니!! 르몽드는 이제 누가 읽어주나...^^  그동안 어려운 기사 짚어내느라 고생했어!! 또다른 연재물을 기대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