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강학원

본문 바로가기
남산강학원을 즐겨찾기에 추가
사이트 내 전체검색

동양 고전의 대해를 건너기 위해서는 ‘한문’이라는 뗏목이 있어야 합니다. ‘트랜순’은 무궁무진한 동아시아 고전을 항해하는 법을 배우는 고전 강학의 장입니다.

트랜순

장자 외편 <재유>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벼리 작성일15-10-11 13:25 조회545회 댓글0건

본문

재유편


재유란 있는 그대로 놓아두라는 뜻이다.

무엇을 그대로 놓아두라는 뜻인가?

자신이 타고난 성(性)을 있는 그대로 놓아두라는 뜻이다.

인의(仁義)로 성(性)을 교화시켜보려는 유가를 정면으로 지적하는 말이다.

“그냥 내버려 둬, 그러면 되는데 왜 그리 인의로 세상을 칭칭 도여매려고 하느냐”고 나무라는 말이다.

 

 인의로 칭칭 동여매려고 해보았자, 인의로 묶여지지 않은 자들을 어찌 하지 못한다.

너희들이 최고로 칭송하는 요와 순도 정강이 털이 빠지도록 고생을 했지만, 이루지 못한 일이었다.

그들도 천하를 인의로 감당하지 못하자, 공공이나 삼묘를 추방하였다.

추방으로도 모자라 도끼로 위협하는 형벌을 만들고, 포승줄로 묶어서 꼼짝하지 못하도록 법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것으로도 감당하지 못하자, 증삼을 효의 아이콘으로 만들고,

사추를 충의 아이콘으로 만들어 상을 주면서 사람들에게 장려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충과 효를 행하기보다는 상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나서 마음이 어지러워졌다.

또 도척들은 벌을 주어 사람들에게 경계로 삼고자 했지만, 사람들은 벌을 받지 않는 나쁜 일들을 찾아내어 저질렀다.

그래서 법이 계속 만들어졌지만 그들을 막아내지 못하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본성을 위협하는 법 시스템 때문에 본성이 어지러워지고 혼란스러워졌다.

본성을 다치지 않으려는 현자들은 도리어 험준한 바위 아래에 숨어 살아야 했다.

군주조차도 그 법이 무서워 하루도 편히 살지 못하면서 두려움에 벌벌 떨어야 했다.

 

 인의라는 제도로 사람을 다스리려고 하는 유가들은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 알지 못하는 자들이다.

사람의 마음은 누르면 가라앉고, 치켜올리면 올라가는 요동치는 파도와 같다는 것을 알지 못한 자들이다.

한번 뜨거워지면 모든 걸 태워버릴 정도로까지 치닫고,

한번 차가워지면 모든 걸 꽁꽁 얼려 버리기까지 하는 게 사람마음이다.

사람 마음을 조금이라도 상처주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요동친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의 균형이 깨어지고 결국에는 몸을 망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재유 : 내비도!

 

 이렇게 만드는 이가 누구인가? 바로 성인이라는 자들이다. 그들이 없어져야 천하가 잘 다스려질 수 있다.

우리는 성인이 있어야 천하가 다스려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아니 의문도 제기하지 못했는데 장자는 여기서 사유의 전복을 시도한다.

이 모든 건 성인 때문이야! 그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이 따라서 어지러워지는 것이야!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기 때문에 성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성인들 때문에 어지러워진다는 이 반전!이 장자를 읽는 재미이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