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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공자스쿨 3기 청공 3기

청공3기 8주차(181104) 이야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민현지 작성일18-11-08 22:18 조회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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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공3기 8주차(181104) 이야기


현지 작성

어느덧 강학원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여기에 몇 번 들락날락 거렸는지도 모르겠고 저번이 8주차 수업이었는지도 모르겠다(ㅋㅋ) 언니들도 처음에는 마냥 어렵기만 하고 뭔가 나와는 아예 다를 줄 알았는데 이제는 나와 비슷하게 힘들기도 하고 괴롭기도 하고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느끼고 있다. 먼저 용기를 내서 얘기를 꺼내주는 언니들이 고맙다. 나는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만 이해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에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으니까. 언니들 이야기를 들으며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내가 생각하는 게 다가 아니구나, 몰랐는데 안 그럴 줄 알았는데 다들 속으로 많이 앓고 있었구나' 싶었다. 우리에겐 정말 이렇게 서로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서로가 깊게 연결되어 있는 존재라는 걸 느낀 순간 삶을 지탱해낼 용기가 불끈 솟아올랐다. 동시에 그동안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해서 얼마나 답답했고 서러웠고 불안했고 괴로웠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진작 이렇게 솔직하게 드러내고 서로 보듬어주면 좋았을 것을.. 이제라도 이렇게 서로를, 인생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탐구하는 모임에 나올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여기를 알게 된 것에 감사하다.


1교시에는 원래 곰쌤이 들어오셔야 하는데 곰쌤이 수업이 있는 줄 모르고 계셔서 장금쌤이 대타로 들어오셨다. 누드글쓰기에 대한 질의응답, 그리고 지난 1학기 동안 <연애의 시대>,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 를 읽으면서 든 궁금증, 질문, 토론거리를 꺼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혜 언니가 가정에 빚이 있어서 그 빚을 갚아나가야하는 청년의 경우는 혼자 자립하기도 버거운데 어떻게 빚까지 책임질 수 있겠냐고 물었다. 장금쌤은 빚이 무거운 짐인 건 맞지만 그렇게 지는 만큼 혼자 설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또 햇살 언니가 질문을 많이 했다. 강학원에서 하는 공부가 더 좋고 중요하다고 느껴서 막상 알바를 하거나 일을 하겠다는 생각이 사라져서 고민이라고 했다. 공감할 수 있었던 게, 이곳에서의 인생을 진지하게 탐구하는 공부를 맛본 후로 여기가 아닌 곳에서의 활동이 닫혀 있고 갑갑하게 느껴지기 일쑤였다. 이에 장금쌤은 책을 읽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공부라며 일을 하는 것도 좋은 공부라고 하셨다. 또한 여기서 배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적용해 일을 바라본다면 전과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하셨다. 20년을 넘게 지금 배우는 것과 다르게 살아왔으니, 기존 습관에 쪄들었으니 아직 잘 바뀌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인생 전체가 공부라는 말에, 그리고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에 무릎을 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너무나 금방 까먹고 조바심에 자신을 자책하기 급급하다. 햇살 언니가 이어서 계속 이야기했다. 자신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안 가고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또래보다 상대적으로 돈이 더 넉넉해서 만날 때마다 상대보다 돈을 더 쓰곤 했는데, 정말 순수하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주는 건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돈을 씀으로써 사람을 만날 순 있지만, 그렇게 얻은 관계는 일시적이어서 돈을 쓸 때만 좀 만나고 그 후로는 증발되어 공허해진다고 했다. 맞다. 돈을 쓰기 이전에 먼저 마음이 통해야겠다.


2교시에는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낭송 발표회를 가졌다. 그동안 공부했던 낭송 시리즈 서백호 편에서 발표하고 싶은 부분을 골라 3명씩 두 팀으로 조별 낭송도 하고, 한 명씩 개인 낭송도 간단하게 했다. 옆에서 세미나를 하고 계시던 서양사유기행 선생님들도 구경하러 오셨다. 발표가 오랜만이라 더욱 긴장되었다. 가혜 언니, 은규 언니, 햇살 언니가 낭송 이옥의 <설레는 노처녀, 서러운 아낙> (84쪽) 으로 시작했다. 가혜 언니가 능글맞게 잘해서 관객들이 뭐만 해도 빵빵 터졌다. 아니나 다를까, 대학생 때 동아리에서 연극을 했었다고!ㅎㅎ 아니었으면 너무 부러워서 배가 아플 뻔 했다(ㅋㅋ) 재밌는 내용으로 연극을 구성해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근데 처음부터 워낙 잘해서 다음 차례인 우리 조가 상대적으로 노잼으로 비칠 것 같아 걱정되었다. 그렇지만, 준비한 만큼은 다 해내서 뿌듯했다! 내용이 좀 더 유쾌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것이 우리의 최선이었으니 만족할 수 있었다. 우리 조(아미 언니, 다솜 언니, 현지)는 서유기의 <몸소 걸어야 고해를 초탈할 수 있지> (90쪽) 부분과 223쪽의 시를 읊었다. 조가 두 개 밖에 없으므로 이어서 바로 개인 낭송으로 넘어갔다. 외운 게 간당간당하지만 빨리 마치고 쉬고 싶었던 나는 단체 낭송 후 바로 하게 될 줄 모르고 가장 먼저 개인 낭송을 하겠다고 해서 조별 낭송 후 정신 없이 바로 다음 낭송을 해야했다. 결국 불안하게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막히고 말았다. 다음 언니한테 바통을 넘겨주고 맨 마지막에 다시 하기로 했다. 어찌저찌해서 마칠 수 있었다. 애증의 낭송이다. 잘 외우면 기분이 좋지만 덜 외워지면 엄청난 고통을 유발하는 녀석..!!


3교시에는 또다시 장금쌤이 들어오셔서 '몸, 운명, 삶을 관통하는 지혜'라는 프린트를 갖고 공부했다. 사람들이 동일화 논리에 갇혀서 경주마 신세로 전락하다보니 관계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고 쾌락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나만 해도 그렇다. 감각의 극대화를 통해 쾌락을 추구한다. 언젠가부터 먹방을 보고, 맛집을 알아보고, 하루종일 더 맛있고, 더 자극적인 걸 더 많이 먹을 생각만 하고 지냈다. 또, 성에 눈을 뜨면서 섹스가 가져다줄 쾌락을 원하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섹스가 이상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 되었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여기에 갇혀서 중독되지 않으려면 섹스 말고도 자신을 놓아버리는 데서 오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현대 사회는 재성, 즉 물질의 소유가 중요시된다. 그러다보니 재성에서 순환하지 않고 멈춰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순환하지 않는 재성이 보이는 경향도 살펴보았다. 제일 먼저, 물질적 성공이 목표가 되고 다른 것들은 모두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오직 목표만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과 사람들을 속이고, 무리하게 추진하고, 피해를 끼치면서도 그런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 무섭다. 거짓이 거듭되고, 피로가 쌓이다보니 관계는 깨어지고 정기는 팍팍 깎여나간다. 또한 어디에 미친 듯 빠져 중독되기 쉽다. 목표, 그 한 가지만이 유일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미친 듯 질주하다가 완전히 방전되어 탈진할 수 있다. 재성의 다음 단계인 관성이 순환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관계를 겪는 것이 성찰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직 상대를 지배하겠다는 욕망으로 흐를 수 있다.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망 때문에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 지배할 수 없음을 알고 통제 욕망을 내려놓아야 다음 단계인 인성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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