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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공자스쿨2기 청공 2기

청년공자스쿨 2기 둘째주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성아 작성일18-05-29 17:54 조회203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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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주와는 달리 이번주는 본격적으로 숙제가 나간 주였기 때문에 금요일이 다가오는 것이 마냥 설레지는 않았다. 저번주에 괜한 호기로 첫번째 발제를 맡겠다고 한 것을 후회하면서, 주말에 책을 미리 안 읽어둔 것을 후회하면서, 수요일에 침대에 누워있기만 한 것을 후회하면서, 일주일 내내 산만 한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금요일 새벽 네시가 다 된 시간에야 책을 뒤적여가며 발제문을 쓰기 시작했다. 술을 진탕 마시고 들어온 이후라 코에서는 뜨거운 콧김이 푹푹 뿜어져왔고 파랗게 차가워진 손이 키보드 위에서 달달 떨렸다. 한참 꾸역꾸역 타이핑을 하는 내내 저번 사주명리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다. 막 나대다가 정말 기운을 발산해야 할 때 추욱 수구리는 그런 게 제일 흉한 거야. 그 말이 유독 마음에 박혔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나름대로의 다짐을 하고 들어온 강학원에서도 부담감을 못 이기고 일을 미뤄두기만 하는 나쁜 습관을 못 고쳤구나 싶어서 많이 한심했고, 다시는 이런 괴로움을 느끼지 말아야지 하고 천번째로 반성했다. (지각을 해서 택시를 타고 강학원을 가면서 또 천한번째로 반성했다.)


1교시에서는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쓴 발제문을 중심으로 <일리아스> 7권과 12권까지의 내용에 대한 토의가 이뤄졌다. 나는 저번주에 선생님이 던져주신 질문들에 대한 내 나름의 대답을 써넣기 위해 <일리아스>를 헤집 듯 읽어갔다. 그 후 나름의 논리를 갖췄다고 생각한 답안을 발제문에 적어왔는데, 고대 그리스인에 대한 선생님의 추가적인 설명을 듣고 나니 그러한 접근 방식은 <일리아스>를 올바로 이해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고, 자신의 감정과 그로 말미암은 행위는 모두 신의 입김 때문인 것이다. 감정을 자아의 내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논리를 통해 이를 설명하려고 드는 현대인들과 고대 그리스인들은 아예 다른 유형의 사람들이었다. 감정과 행동에 합당한 이유를 붙이려고 하는 나의 습성이 자꾸 <일리아스>의 세계관과 충돌해서 읽을 때도, 글을 쓸 때도 막막했던 것 같다. 그런 차이점을 익히고 나니 앞으로는 고집 없이 이들의 생각 체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책을 읽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올림포스 신들이 신인 이유는 그들이 막연하게 절대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계의 모든 사건을 촉발시키는, 감정을 주관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그동안 <일리아스>에서 신들이 꼭 인간과 같이 결점이 많은 존재로 묘사되는 것을 보면서도 평소의 고정관념대로 인간과 신의 위계에 집착했는데, 설명을 듣고 나니 엇나가 있었던 부분들이 착착 맞춰지는 것 같았다. 또한 부덕하고 불공평한 신의 모습도 어떠한 강박 없이 모두 받아들이는 그리스인들의 태도가 아주 새로웠고, 그러면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2교시 수업 시간에는 저번 시간에 이어서 음과 양, 발산과 수렴의 순환에 대해서 복습을 했고, 인간의 사주팔자를 구성하는 천간과 지지 중 천간을 먼저 배웠다. 나의 팔자 여덟 글자 중 네 글자나 토 기운에 해당되었고, 가장 중심이 되는 글자는 '무토'였다. 박근혜와 노무현 전 대통령도 모두 '무토'였다고 하는데 두 사람 모두 각각 다른 이유로 나와는 아주 다른 유형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던 참이라 의외라고 생각했다. 천간 중 갑을병정무 다섯글자만 먼저 배운 지금, 아직은 내가 무토의 특징들에 해당하는 것 같지는 않다. 무토는 흔들림 없고 침착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신뢰를 준다고 하는데, 스스로 보는 내 모습은 침착과 안정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토만이 나를 모두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준으로 다른 일곱가지 글자를 이해해야 팔자를 완전히 해석하는 것이니 조금 더 공부를 해봐야 할 것 같다. 한 가지 신기하게도, '무토'인 나는 '계수'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찾아보니 친한 친구들 중 '계수'의 기운을 가진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심지어 나의 암송 파트너로 도영이가 짝지어졌는데, 도영이도 계수에 해당한다고 한다. 내가 인복을 타고 나서 나를 도와줄 수 기운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건가, 하고 좋을 대로 생각해보았다.


3교시 신체 수업은 저번 주와 똑같이 너무 힘들었다. 나는 배가 꽤 탄탄한 편이라서 그동안 코어 힘이 어느 정도 센 줄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윗몸일으키기 흉내를 내는 것조차 너무 힘들었다. 저번주에도 운동하고 나서 일주일 동안 배가 땡겼는데, 이번주에도 그럴 전망이다. 그래도 원래라면 이런 운동은 숨 차는 느낌, 배가 당기는 느낌이 싫어서 절대로 안 했을 것 같은데, 강학원에서 억지로라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하니까 괜히 뿌듯하고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운동하는 것은 너무 힘들지만, 복식 호흡을 연습하는 것은 재밌었다. 이번주에는 새롭게 민요를 배웠는데 그 멜로디가 은근히 중독성 있어서 집 가는 내내 흥얼거렸다.


마지막으로 이번 주 수업에는 꼭 숙제도 다 해가고, 지각도 절대 절대 안 해야지 다시 한 번 다짐하고 후기를 마치겠다! 근영 선생님 말씀대로 약속을 꼭 지키는 책임감 있는 태도를 갖추는 것은 인간으로서 자립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니까. 또, 다르게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지구력을 길러볼 것이다. (암송과 필사 숙제를 열심히 해가겠다는 말이다.) 장금 선생님께 듣기로는 내년에는 대운이 바뀐다고 하니 나도 지금까지와는 아주 다른 삶의 자세를 익혀봐야 할 것이다... 마음이 변덕스러워질 때 처음의 마음가짐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렇게 새삼스러운 다짐을 글로써 남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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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도영님의 댓글

도영 작성일

계수의 기운을 양것 받으세요 ㅎㅎㅎ 죽음이 잔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서술하신 부분이 매우 깔끔하고 명료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저는 크게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그녕님의 댓글

그녕 작성일

이제 겨우 둘째 시간인데 자신의 습이 눈에 들어오다니 훌륭~. 낯설고 힘든 것들,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 힘으로 넘어가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