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거리며 내 언어로 말하고, 내 발로 삶을 걷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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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후기의 댓글이네요.
수업 마치고 샘들이 올리시는 후기를 기다리는 재미와 읽는 즐거움이 꽤 컸는데요.
저도 미솔샘과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 수업에서 제가 새기고 가는 단어 역시 '접속'입니다.
사고가 아닌 사건이 되기 위해서는 흘러 들어가고, 흘러 나오는 고른판이 형성되어야 할 텐데
저역시 여전히 선을 딱 그어 놓고 저의 자의식만을 확인하고 있다는 걸
요즈음의 저를 보면서 느끼고 있거든요.
감이당과 같은 공간이 아닌, 제가 대면하는 다른 공간에서는 그런 접속을 위해 더 많이 마음을 써야 한다는 것도 새겨 보게 됩니다.
미솔샘은 경청을 말씀하셨는데, 자꾸 당위적으로 향하는 제 사고 패턴을 수정하기 위해서 저는 뭘 해야 할까요?
미솔샘의 후기를 읽으면서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공부 장에서도 또 만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저는 고른판에서 얘기되는 이질적인 '차이'가 인상 깊었습니다.
상대적인 차이는 어느 한 소실점을 두고 서로를 비교할 뿐이지만
절대적인 차이, 존재의 차이는 자아를 깨고 흐름을 만들어 낼 때 있다고 하네요.
저는 평소 '다르다'는 말을 무미건조하게 많이 하곤 했는데 ('너와 나는 달라'라는 식으로)
존재의 차이는 그렇게 무미건조하게는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아가 해체되는 사건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절대적인 차이는
분명 엄청난 강렬도 없이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네요ㅎㅎ
천 페이지의 고원을 이렇게 만났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처음 시작할때 과연 이 책과 접속할 수 있을까 했는데, 읽을수록 마음으로 들어오게 되는 거 같아요.
미솔샘은 이번에 접속에 실패했지만, 계속 노력하는 것을 잊지 않으면
책이든 친구든 찐하게 만날 날이 있을것 같아요~
저도 고른판을 매끈하고 아무것도 없는 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고른판을 '흐를 수 있는 판''흐름이 가능한 판'으로 생각을 바꿔야 겠어요.
뭉쳐진 것들이 헤쳐지며 흘러가는 판. 이 위에서 나라는 자아는 어떻게 해체하고 흘러갈지 고민하면서요.
한 학기 함께 한 샘들,
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3조 샘들과 헤어질 생각하니 아쉽지만,
우리도 헤쳐지며 다른 만남을 통해 새롭게 흘러봐요!
고원은 강렬함이 생산되는 곳이라고 하는데,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고른판이 실체나 형식이 없는 것이라 하듯이, 아직 거기 이르기에 멀었다는 느낌!
그리고 마지막 수업은, 다시 시작을 위한 마지막 수업인 것이다
공부로서 고른판을 구성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