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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 고원 11주차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제니퍼 작성일19-11-27 07:24 조회181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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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물원발제자 미솔이에요ㅎㅎ;
어느새 천개의 고원을 마치고 이렇게 후기를 쓰고 있는게 신기합니다~

천고 마지막 수업에서는 14장 매끈한 것과 홈이 패인 것 그리고 15장 결론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았어요.
사실 제가 너무 떨어서 기억이 조금 지워진 감이 있는데요 최대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발제인만큼 제가 천개의 고원을 어떻게 읽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짧게 써보겠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수업내용: 이번 수업에서는 고름판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고름판하면 우리는 평평함을 떠올리는데, 사실 고름판이야말로 가장 울퉁불퉁한 공간입니다.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무수한 낙차들이 존재하고, 그 낙차들로 인해서 끊임없이 흐를 수 있는 것이지요.
반면 평평한 공간에서는 물이 고입니다. 흐름이 없지요.
저도 이름만 듣고 고름판을 평평한 공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다는 것을 알게되었답니다.

그리고 고름판은 형식과 실체가 없어요.
형식은 곧 흐름을 막는 바운더리인데 이 바운더리가 없는 공간에서는 어디로든 흐를 수 있습니다.
흐름들이 서로 마주칠 수 있어요.
두 흐름들의 만남은 고름판을 생성합니다.

고름판은 평등이기도 합니다.
가장 울퉁불퉁한 공간에서 어떻게 평등이 가능할까요?
울퉁불퉁하지만, 이 차이들은 비교불가능합니다.
존재는 모두 다른데, 이들을 비교하는 것은 애초에 어불성설입니다.
차이들은 흐름을 생성합니다. 끊임없이 흐르려면 연속적 차이가 있어야 합니다.
연속적 변이를 통해서만 평등이 만들어집니다.

고름판에서는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고름판이라고 차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어요.
여기서는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정도냐면, 생명력과 내가 맺는 관계의 정도입니다.
얼마나 생성했는가?
얼마나 흐름을 만들었는가?
얼마나 관계들을 구성했는가?

고르지 않은 공간에서는 절편적 선, 분자적 선, 그리고 파괴의 선(파시즘)의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름을 짜야만 합니다.
생성이 우리를 살린다.
흐름이 우리를 살린다.
관계가 우리를 살린다.
흐름과 고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 이번 수업의 핵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끝내 천개의 고원에 접속하지 못했지만
접속하지 못했던 이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타자와 접속하는 훈련을 하려고 합니다.
천개의 고원을 읽으며 알게된 것은, 제가 접속을 할 줄 모르는 신체를 가졌다는 것 입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들뢰즈가타리가 하고자 하는 말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오롯이 제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었어요.
저자들이 전하고자 했던 말보다는 내가 하고싶은 말이 우선이었어요.
그래서 천개의 고원을 편집하는 형식으로 읽고 발제했던 것 같습니다.
텍스트에서 나의 흥미를 끄는 부분만 딱 잘라내어 발췌해서 내 해석체계를 돌려 색을 입히고 가져다 썼습니다.
제 말을 하기 위해 천개의 고원을 파편화시켜서 입맛에 맞게 인용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 당연히 책의 문맥과 맞지 않는 엉뚱한 이야기들을 했고요...

들뢰즈가타리는 이질적인 것들과 만나라고 합니다.
근영샘도 말씀해주셨지요, 배치는 나의 의지로 바뀌는 무엇이 아니라고.
단지 우리는 끊임없이 이질적인 것들과 마주치며 변이해나갈 뿐이라고요.
접속이 안되는 신체를 가진 제가 타자들과 만나기 위해 무엇을 훈련할 수 있을까요?
저는 먼저 경청을 배우려고 합니다.
나를 앞세우는게 아니라 타자들이 하고자 하는 말에 온 마음을 다해 귀 기울일 수 있을 때
언젠가는 저의 신체도 어떤 흐름도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고름의 신체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끝으로 함께해주신 선생님들과 근영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과의 마주침이 있었기에 천개의 고원을 끝마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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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예민한코끼리님의 댓글

예민한코끼리 작성일

마지막 후기의 댓글이네요.
수업 마치고 샘들이 올리시는 후기를 기다리는 재미와 읽는 즐거움이 꽤 컸는데요.
저도 미솔샘과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 수업에서 제가 새기고 가는 단어 역시 '접속'입니다.
사고가 아닌 사건이 되기 위해서는 흘러 들어가고, 흘러 나오는 고른판이 형성되어야 할 텐데
저역시 여전히 선을 딱 그어 놓고 저의 자의식만을 확인하고 있다는 걸
요즈음의 저를 보면서 느끼고 있거든요.
감이당과 같은 공간이 아닌, 제가 대면하는 다른 공간에서는 그런 접속을 위해 더 많이 마음을 써야 한다는 것도 새겨 보게 됩니다.
미솔샘은 경청을 말씀하셨는데, 자꾸 당위적으로 향하는 제 사고 패턴을 수정하기 위해서 저는 뭘 해야 할까요?   
미솔샘의 후기를 읽으면서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공부 장에서도 또 만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소담님의 댓글

소담 작성일

저는 고른판에서 얘기되는 이질적인 '차이'가 인상 깊었습니다.
상대적인 차이는 어느 한 소실점을 두고 서로를 비교할 뿐이지만
절대적인 차이, 존재의 차이는 자아를 깨고 흐름을 만들어 낼 때 있다고 하네요.
저는 평소 '다르다'는 말을 무미건조하게 많이 하곤 했는데 ('너와 나는 달라'라는 식으로)
존재의 차이는 그렇게 무미건조하게는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아가 해체되는 사건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절대적인 차이는
분명 엄청난 강렬도 없이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네요ㅎㅎ

줄자님의 댓글

줄자 작성일

천 페이지의 고원을 이렇게 만났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처음 시작할때 과연 이 책과 접속할 수 있을까 했는데, 읽을수록 마음으로 들어오게 되는 거 같아요.
미솔샘은 이번에 접속에 실패했지만, 계속 노력하는 것을 잊지 않으면
책이든 친구든 찐하게 만날 날이 있을것 같아요~

저도 고른판을 매끈하고 아무것도 없는 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고른판을 '흐를 수 있는 판''흐름이 가능한 판'으로 생각을 바꿔야 겠어요.
뭉쳐진 것들이 헤쳐지며 흘러가는 판. 이 위에서 나라는 자아는 어떻게 해체하고 흘러갈지 고민하면서요.
한 학기 함께 한 샘들,
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3조 샘들과 헤어질 생각하니 아쉽지만,
우리도 헤쳐지며 다른 만남을 통해 새롭게 흘러봐요!

수니님의 댓글

수니 작성일

고원은 강렬함이 생산되는 곳이라고 하는데,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고른판이 실체나 형식이 없는 것이라 하듯이, 아직 거기 이르기에 멀었다는 느낌!

그리고 마지막 수업은, 다시 시작을 위한 마지막 수업인 것이다
공부로서 고른판을 구성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