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강학원

본문 바로가기
남산강학원을 즐겨찾기에 추가
사이트 내 전체검색

더듬거리며 내 언어로 말하고, 내 발로 삶을 걷는 법을 배운다.

읽생 철학학교 읽생 철학학교

천개의 고원 2주차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아침놀5 작성일19-09-11 14:04 조회501회 댓글7건

본문

안녕하세요.

읽생 철학학교 2주차이자 천개의 고원 3장인 '기원전 1만년ㅡ도덕의 지질학' 후기를 맡은 조관희입니다.

태풍 링링은 서울에 상륙했고 천개의 고원 3장은 다른 장들에 비해 난해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 강력한 강렬도를 뚫고 수업에 참석했습니다 ㅎㅎ


입발제 첫 타자인 저와 마지막 타자인 순이샘은 140쪽의 아마존 족 잔사들이 여자--스텝이라는 배치물의 요구에 따르기 위해 가슴을 자르는 부분에 강렬도를 느껴 추상적인 기계기계적 배치물에 대해 입발제했습니다.

충무샘은 생명의 종을 외형으로만 분류하기 힘들며 DNA나 혈통 등으로 규정되지 않는다는 부분을 입발제해주셨습니다. 그러기에 나라는 개체군은 우연적으로 나오는 것이라고요.

저와 충무샘 같은 경우에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하는데 머물렀다고 근영샘이 말해줬습니다. 이 말을 위 용어로 풀이해보면 저는 천개의 고원 3장인 기계적 배치물의 요구에 따라 추상적인 기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 같습니다.

141쪽에서 책이 묻습니다. “기계적 배치물은 어떻게 추상적인 기계를 작동시키며, 얼마나 적합하게 작동시키는가?”

책을 표면적으로밖에 접근이 안되는 것에 대해 근영샘이 책을 읽을 때 이 부분이 이런 뜻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 그 뜻이 아니라고, 더 들어가야한다고 했습니다. 즉 추상적인 기계를 작동한다는 것은 강렬도가 생산되게 이행하는 것입니다. 이행을 하려면 각자가 들고 있는 사고 패턴, 단어에 대한 기표로부터 한발짝이라도 더 도주해서(젖가슴을 자르고) 책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하는데 이게 참 익숙지 않습니다.


순이샘 입발제에 대해서는 근영샘이 우리가 기계적 배치물을 그저 주어지는 것으로서 보는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즉 배치물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게 아닌 적극적으로 만들고 관계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코난샘은 134쪽에서 언급되는 기호에 대해 입발제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아줌마, 학생이라는 기표로 규정하면 그 사람은 그 기표 안에 갇힌다는게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기호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 기호의 용법을 다르게 해야한다고 저는 이해했습니다.

기호의 용법에 대해서는 근영샘이 해석의 차원이 아닌 힘의 원리로서, 기운의 장으로서, 문턱으로서의 지칭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말해줬습니다. 즉 한 사람이 시공간을 떠나 아줌마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아줌마라고 정의되는 것의 행동을 하고 있을 때 아줌마가 되는 것이며 다른 행위를 하면 또 다르게 규정되는 것이라고요. 그러면 각 기호의 문턱의 규정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정의하기 불가능하겠라는 생각과 함께 그 기호에 붙어 있는 감정으로부터 제가 자유로워야하는데 이것은 더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나를 배신한 친구가 나중에 배신했던 가치체계로부터 벗어난 후 저와 재회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때 친구를 재회했을 때 그를 배신자로 보는게 아니라 그때 그 사람의 기운인 다른 단어로 재규정해야하는데 제 마음은 배신했던 행위로 그를 평생 배신자로 낙인 찍고 싶을거 같습니다.


다음은 근영샘의 입발제(?)가 남았는데요, 금영샘은 3장이 존재론으로서 들뢰즈의 다른 책 차이와 반복의 속편이라고 해주셨습니다. (존재론, 차이와 반복. 하나도 모르겠습니다ㅜㅜ)

그러면서 모두가 궁금해하던 3장의 제목과 내용의 연관성에 대해 답해주셨어요. 3장 제목인 도덕의 지질학은 니체의 도덕의 계보학의 오마주라고 해줬는데요. 그럼 도덕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행위의 규범이자 가치체계라고 해줬습니다. 이 가치가 어떻게 발생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니체는 도덕에 고고학의 방법을 사용했다면 들뢰즈는 지구의 입장에서 지질학의 방법을 사용했다고 했습니다.

많은 방법 중 지질학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근영샘의 해석은 들뢰즈가 레비스트로스를 염두해두고 글을 전개해갔다고 했습니다. 먼저 3장에 나오는 개념인 이중분절과 이항대립이 있습니다. 이항대립은 실체와 형식으로 표현됩니다. 남자가 있으면 여자가 있다는 식으로. 이런 이항대립이 생긴 이유는 시대적으로 대항해시대였는데, 이때는 일항구조에서 인간, 문명(서양인)이 비인간, 야만을 교화, 착취 한다는 틀이 있었는데요. 이걸 타파하기 위해 레비스트로스가 문명과 야만을 추상화하면 그 밑의 구조는 같다고 이야기하면서 2항대립으로 옮겨갑니다. 이걸 문명에다가 적용하면 문명과 야만 중 하나가 월등한게 아닌 서로 다른 반쪽의 개념이 되면서 인간보편이라는 새로운 상위 개념이 생기는게 아닐까요? 여자와 남자로 이항대립이 생기면서 인간이라는 상위 개념이 생겨나는 것처럼.

이렇게 1항구조에서 2항대립으로 넘어가게 해준게 레비스트로스지만 들뢰즈는 레비스트로스의 추상화 과정을 긍정하면서도 레비스트로스가 더 추상화하지 못한 것을 이끌고 나갑니다. 이항구조의 문제가 실체와 형식으로서만 파악되기에 항상 하나의 항은 완전한 상위 추상에 못 미치는 반쪽짜리로 전락되기때문이죠.

이항대립을 더 밀고 나가기 위해 들뢰즈는 이중분절을 가지고 와 실체와 형식이 아닌 내용과 표현으로 세상을 바라봐야한다고 합니다. 이 이중분절이라는게 잘은 모르겠지만 이 힘이 추상기계이며 이 힘으로 인해 강렬도가 생산되는거 같습니다. 이중분절에 대한 힌트로 근영샘이 스피노자의 말인 모든 존재는 운동과 정지의 비율이다를 소개해주었습니다. 즉 흐름이 어디서 접히느냐가 존재라는거죠.

이걸 생물학으로보면 (97쪽 조프루아와 퀴비에의 대화 참조) 배와 계통 발생에서 우리 인간과 병아리의 배를 보면 실체적으로 완벽하게 똑같다는겁니다. 하지만 이 세포가 어떻게 춤을 추고 배치되느냐에 따라 병아리와 인간이 나뉘게된다는겁니다. 즉 모든 존재는 겉모습으로 정해지는게 아니라 그 배치와 리듬에 따라 존재가 갈린다는 말! 아 그럼 들뢰즈의 ?되기 개념이 모방이 아니라 나의 배치, 생활리듬이 바뀌면 실체는 같을지 언정 존재가 아예 바뀌는거라는걸 알게되었습니다. ?되기는 정말 은유가 아니군요. 만약 내가 매일 아침 늦게 일어나다가 빨리 자고 새벽에 일어나면 이 둘 사이에 단절이 제대로 일어난다는거라고 이해했습니다. ‘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게 아니라 오후에 일어나는 나와 오전에 일어나는 나는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거죠.


그러면서 근영샘이 다음 수업까지 우리가 세상을 실체와 형식이 아닌 강렬도의 관점에서 봐라는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이런 방식이 저도 익숙하지는 않지만 실체와 형식보다는 훨씬 설득력 있어서 강렬도로 세상 바라보기를 꾸준히 연습해야겠습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댓글목록

예민한코끼리님의 댓글

예민한코끼리 작성일

먼저 이 부분 발제하신 분들 엄청 수고하셨겠다 싶었어요.
여러 샘들의 발제를 듣고, 조별 토론하면서 겨우 따라갔던 장이었습니다.
이 어려운 장을 후기로 정리까지~ 추석 연휴 첫날이라 넋 놓고 있다가 관희샘 후기 보고 후다닥 정신이 들어 수업 필기 한번 보았네요.
세상을 바라보는 존재론적 관점에서 들뢰즈와 가타리는 강렬도로 존재를 파악하라는 것이지요?
다른 말로 바꾸면 어떤 지점에서 접히는 존재인지, 운동과 정지 비율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 존재인지, 어떤 기운장을 사용하는 존재인지....구체적인 예와 더 연결을 해 봐야 하는 부분인 거 같습니다.
이중분절은 저희 조모임에서도 명확히 개념이 잡히지 않는다는 얘기를 했어요. 아직 저의 사고가 구조주의적인 이항대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아요. 이중분절을 내용과 표현으로 설명한 부분도 제가 내용과 표현을 자꾸만 이항대립적 개념으로 설정해서 그런지 저에게는 매끄럽게 흡수가 안 되네요.
꼼꼼한 후기 잘 읽고 갑니다.
편안하 추석 연휴 보내세요.

호호미님의 댓글

호호미 작성일

아직 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생물들에 점점 더 관심이 생겨나는 것 같아요!
근영샘이 춤을 추시면서 설명해주신 배 발생? 얘기도 진짜 놀라웠어요.

'바로 여기서 조프루아는 <괴물들>을 내놓는다. 인간 괴물들은 특정한 발전 정도에서 멈춘 태아들이며,
그 안에 있는 인간은 비인간적인 형식들과 실체들을 위한 외피에 불과하다.'(98p)
인간도 그런 생물들의 세계를 보는 눈으로 본다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아쥬 새로운 세계로 보일 것 같아요!
강렬도를 상기시켜준 세세한 후기 고맙습니당~~~ ㅎㅎ

쓰담쓰담님의 댓글

쓰담쓰담 작성일

이중분절 부분을 계속 이항대립적으로 보고 있어서 헷갈리는 거였군요!
이건가? 저건가? 싶으면 절대 그 뜻이 아니라고ㅋㅋ 이것도 충분히 추상화되지 않아서가 아닐지~
아직 충분히 추상화되지 않았다, 더 추상화되어야 한다고 말할 때
뭔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들어 신기했네요ㅎㅎ

류수정님의 댓글

류수정 작성일

이중분절로 강렬도를 생산하기!! 가재가 신으로 보일 때 까지!! 너무 어려웠지만, 그만큼 재미 있었던 3장 깔끔한 후기 감사합니다.

단호박아줌마님의 댓글

단호박아줌마 작성일

왜 이중분절을 지층화의 일종일거라고 지레 생각하고 본문을 읽었는지 모르겠어요..ㅠㅠ

개념을 바로 잡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알게 되었네요..

관희샘
연휴에 수고많으셨어요~

지족님의 댓글

지족 작성일

모든 존재는 그 배치와 리듬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흐름다가 멈추는 그 지점에 따라 존재가 변이된다는 것이고 이게 이중분절이란 것이죠?
그러니까 나의 어떤 습관을 멈추고 다르게 살아가기 시작한다는 것은
이중분절이 만들어 내는 힘-강렬도-이고 그 힘을 극한까지 밀고 가는게,
즉 계속해서 다르게 사는 것을 시도하는 것을 추상기계(?)라는 거라고 이해했는데 맞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계속해서 헤매이겠죠.ㅎㅎ 

관희샘~ 후기쓰느라 고생하셨구요. 토요일에 봐요.~

수정수정님의 댓글

수정수정 작성일

맞아요. 배가 댄싱하는 얘기 재밌었어요ㅎㅎㅎ 인간이 병아리나 다른 동물들과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항상 무엇-되기가 뭘까 했는데 그 궁금증이 풀렸던 날이었어요!
늑대-되기라면 늑대처럼 무리지어 살면 되는 건가? 좀 야생적이 되어야 한다는 건가?이런 단순한 생각을 하다가....
운동과 정지 비율을, 즉 어디서 접히느냐에 따라 존재가 달라진다는 걸 듣고
마음을 바꾸려면 왜 신체를 바꾸라고 하는지를 알 것 같더라구요.
후기를 자세히 써주셔서 새록새록 다시 떠올랐어요. 잘 읽었습니다 관희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