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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차 후기_A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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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모긴 작성일18-11-02 23:41 조회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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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접했던 짜라..’는 조금은 더 쉬워지리라는 나의 막연한 기대와 달리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고 나아가기 어려운 텍스트였다. 모든 용어가 수수께끼 같아 아무리 주관적 해석을 동원한다 해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더구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미궁에 빠지는 것 같은 영원회귀의 개념들은 더욱 나를 암담하게 했다. 그래서 우상의 황혼으로 넘어오면서 약간 안도의 심정이 든 것이 사실이다. 그 종잡을 수 없는 상징들의 숲 사이에서 그나마 더듬을 수 있는 샛길로 빠져나온 느낌이랄까, 어렵게 닿을 그 길이라도 최선을 다해 더듬어보고 싶은 의욕으로 발제를 했다.


우리가 한 생명으로서 본능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힘에의 의지’, 하지만 그것을 끊임없이 봉쇄하고 좌절시키는 외부의 우상들, 니체는 우상의 황혼에서 과거의 우상들을 해체하고 그로 인해 결정됐던 기존의 가치들을 재평가하는 작업에 몰두한다. 즉 인류가 과거에서 지금까지 스스로 만들고 의존해왔던 도덕’, ‘양심’, ‘철학자또는 등에 대해 그들이 어떤 공포와 불안에 의해 만들어졌고 신봉돼 왔는지, 그리고 결국 그것이 어떤 병적인 정신에 의해 유포되고 강고해지는지에 대해서, 언제나 그렇듯 기존의 가치를 뒤집은 프레임을 통해 설파한다. 결국 니체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외부의 우상들이 필요치 않은 온전하고 필연적인 존재로서, 그 내부의 힘을, 자연스럽게 넘쳐흐르는 힘에의 의지를 발휘하는 전체로서의 우리 자신을 복원하는 것이다.


너무 낯설고 신랄한 니체의 화법이나 사상이 거슬리고 뼈아프다가도 이런 결론에 다다르면 너무나 인간을, 그 가능성을 사랑하는 고독한 철학자의 모습에 또 가슴이 찡해지기도 한다. 그는 가치는 그 자체가 아니라 누구에게서 비롯되는가(From Whom)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즉 선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선한 사람의 가치가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단지 개념이나 이상이 아니라 직접 행해진 실천, 삶이 양식 그리고 그것이 깃든 신체 그 자체가 가치라는 의미다. 이 부분에서 지식을 얻고 깨닫는 일을 그저 정신적인 만족 정도에서 그치곤 하는 평소의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비대해진 정신은 결국 무겁고 비장해지다 자신 뿐 아니라 주위를 갉아먹는 병든 모습으로 귀결된다. 무엇이 우리를 끌어내리는 중력의 영인지를 깨닫고 나면 우리는 생의 도전을 가볍고 경쾌하게 받아치는 경지가 된다. 니체의 철학은 결국 우리를 비겁하고 옹졸하게 만드는 모든 허상에서 스스로를 풀어주는 힘의 철학이자 자유의 철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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