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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집 읽기. 4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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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영 작성일19-03-24 14:22 조회616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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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고동락팀은 3주 동안 청년 스페셜리스트들의 재기 넘치는 프로리그를 지나

이번 주는 아마리그 첫 타자로 제가 우정에 관한 발제를 준비했는데요.

관심있는 주제이기도 했고 연암그룹을 통해 꼭 배워보고 싶은 도리이기도 했답니다.


우정에 관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누군가에게 더 끌리고, 어떤 계기로 가까워지고, 그러다 또 무슨 일로 멀어지고...참 신기한 일이죠.

어떤 사람과 친구하고 싶은가의 문제에 머물러 있었는데 샘께서는 이는 곧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의 문제라고 짚어주셨죠.

친구를 사귈 때 객관적인 가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귐의 척도를 가치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말씀도 해 주셨는데요. 예를 들어 권세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을 경우, 난 그 친구의 권세를 덕으로 여긴다는 말이죠. 이는 내가 힘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나는 어떤 덕을 가진 친구를 사귀고 싶은지, 또 나는 그런 덕을 가진 사람이 친구 삼고 싶은 사람인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친구란 서로 책선(責善)’해야 하는 사이라는 주제로 많은 얘기들이 오갔습니다. 만날 때마다 약속시간에 늦는 친구가 있었어요. 나도 아예 30분 늦게 나갈까? 기다리는 시간에 딴짓하면서 화내지 말자, 화내지 말자 마음을 다스리기도 했다가... 한번은 작정하고 책선을 했죠! 넌 군자(君子)인데 매번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안되지... 물론 이렇게 얘기하진 않았지만(ㅋㅋ그땐 이 화법을 몰라서요). 상대를 군자로 대함으로써 책선할 수 있는 사이, 그게 친구인 거죠.


백이론(伯夷論)

누구도 감히 손대기 어려운 은말주초(殷末周初)의 모순적 상황, 연암은 특유의 개성있고 기운찬 논리로 백이론을 펼칩니다.

설명을 듣고 여러 번 읽고 나서야 겨우 이해했다는...ㅠㅠ

문샘은 굉장히 좋아하는 문장중 하나라 하시며 그 감동을 전하기 위해서 지난주 기형도 시인에 이어 이번주엔 윤복희, 임재범 등 기라성 같은 가수들을 소환하셨죠 ㅋㅋ 다음주엔 또 누구를 불러오실지...관전 포인트!!


연암 백이론의 핵심은 무왕이 끝내 백이를 찾지 않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은나라 충신 미자, 비간, 기자의 덕은 칭송했지만 단, 백이만은 끝까지 외면했는데요. 외면함으로써 백이의 절개와 정신을 오롯이 지켰다는 게 연암 백이론의 포인트입니다.

백이를 칭송한다면 자신의 창업을 부정한다는 의미가 되고, 이는 폭정에 시달리는 민생을 구하기 위해 거병하려는 후세 사람들의 거사를 막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무왕은 끝끝내 백이를 찾지 않았던 것이죠. 무왕 창업의 부당성을 알리는 존재로 백이를 남겨두었던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승리자의 입장에서 섣불리 백이를 칭송하지 않음으로써 백이의 절개를 손상시키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백이 스스로 살다 가게 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것으로도 보상하거나 평가, 환원할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죠.

미자, 비간, 기자의 덕을 기린 공자의 맥락 위에, 거사에 참여한 강태공과 거사의 부당함을 말한 백이까지 포함시킴으로써, 각자 인을 실천했다는 논리로 역사를 보는 시선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 연암과 그의 글쓰기. 표면에 흐르는 의미 자체도 좋지만, 켜켜이 쌓인 문화적, 문명적. 문헌적 공통감각 위에 또 다른 시선 하나를 얹은 연암이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글이었다니!!


형암 행장

어려서부터 단아, 정결했고 책보기를 좋아했던 사람 이덕무.

법고창신한 글쓰기. 남들에게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임금에게 인정받은 자.

평범한 듯 보이지만 일관되게 흐르는 연암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 글로, 내적 운율을 갖추고 있습니다.


회성원집 발문

지금 여기에선 친구가 없으니 옛사람이나 미래에 나를 알아봐줄 사람을 기다리겠다는 두 가지 입장을 다 비웃고 지금 여기에서친구를 사귀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적극적으로 권면하는 내용이에요.

우정에 관한 일반론이라기보다는 이 글은 중국사람 곽집환을 위해 써 준 글인데요.

사는 곳이 달라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친구가 될까, 연암은 곽집환의 글을 읽으며 그를 이해할 수 있었고 그럼으로써 친구될 수 있었다...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될 것 같습니다.


홍덕보에 답한 편지글

이런 우정을 나누고 이런 독서를 했으며 이런 글을 나눴던 연암 그룹.

연암은 회우록서에서 홍대용을 보며 벗 사귀는 도리를 배웠다고 했는데요.

우정에 관한 앞으로 읽을 남은 글들도 더욱 기대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제 4권 영대정잡영 끝까지(~356) 읽어오시면 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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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문리스님의 댓글

문리스 작성일

와우!! 요즘 거의 정규직처럼 공부중이신 문영샘!! ^^ 문체 변신 신선했어요!^^
우정이라는 말, 연암집 읽다보면 참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 말인 듯요. 생각해보면, 누구와 친구가 된다는 것... 아니 생각할수록 굉장한 일인 것 같아요.  후기에 쓰신대로 어떤 친구와 사귀고 싶은가..하는 질문은 내가 사귀고 싶은 그 사람의 덕(德)에 꽂힌다는 것일 터. 그 때문에(그 덕에; by virtue of?^^) 이 존재가 커지고 단단해지잖아요.
이런 사실이 뭐 어느 시대라고 크게 달랐을 것 같진 않아요. 좋은 친구를 사귀어라... 이런 말이 희석되던 시대는 없었겠죠. 그러니 어찌됐건 연암과 연암그룹 친구들에게서 보이는 모습이 최소한 이익이나 세력(권력) 등이 아닌 교양과 삶에 대한 태도였다는 사실은, 이들의 우정이 경제적 관계 이전에 윤리적 관계였다는 걸 말해주는 걸테고, 그건 아마도 이들의 비전(덕으로 삼는 기준)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일테죠. 우리 현대인들도 지금 자신의 욕망을 똑바로 볼 수 있다면, 지금 자신이 관계맺고 있는 인연들을 통해 자신에 관해 좀 더 잘 알게되는 게 있을텐데요....
뭐 간단하게!! 우리 동.고.동.락. 팀도 그런 우정의 쿵푸 밴드....이면 안 될 이유라도 뭐???? ^^

신은주님의 댓글

신은주 작성일

문영샘 발제문을 보고 집에 와서 필사를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부모와 형제 자식들과의 관계도 친구와
의 우정을 나누는 것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문장도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문샘의 연암의 백이론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원을 가수들을 인용하여 설명해나가시는 방식을 들으며 가르치는 업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감동했답니다 아 그렇게 설명해낼 수 있는 ㄱᆢ구나 하면서요

우정의 쿵푸밴드에 저도 한발 더 들여놓게 됩니다
봄날 연암을 읽고 같이 밥먹고 개나리와 진달래기 피는 남산 산책하고 돌아오며 많이 행복했답니다^^

서은주님의 댓글

서은주 작성일

친구 이서구에게 보내는 편지1
이덕무

나는 단 것을 좋아하오. 그것은 마치 성성이가 술을 좋아하는 것과 같고 원숭이가 과일을 좋아하는 것과 같소. 내 친구들은 모두 단 것을 보면 나에게 주곤 한다오. 하지만 초정(박제가)만은 인정머리가 없소. 세 차례나 단 것을 보고, 나를 생각하지도 않고 주지도 않았소. 때때로 남이 준 것까지 훔쳐 먹곤 했다오. 친구의 의리로 허물이 있으면 바로잡아 주는 법이니, 바라건대 그대가 초정을 심하 꾸짖어 주오.
<낭송18세기 소품문> 157페이지, 이용휴, 이덕무, 박제가, 북드라망

까까 안줘서 삐진 영처자 ㅋ 귀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