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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동락 연암 3주차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이달팽 작성일19-03-15 23:02 조회667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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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발제자 중 한 명이었던...ㅎㅎ 이윤하입니다.

이번 동고동락... 엄청난(?) 일이 있었는데요, 바로 발제가 세 편이었다는 것이죠!

문영샘과 유진샘, 두 분이 자발적 발제라는 것을 해오셨기 때문입니다.. (저희 청스멤버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ㅋㅋ)

공부를 즐거워하시는 샘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더 즐겁고 든든합니다^^ (동시에 저도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리고 이번부터 앞 시간에는 문샘 없이 발제문으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뒷 시간에 문샘이 들어오시는 형식으로 바꿔 진행했습니다.


이번 주 읽는 부분은 (그 유명한!) 연암의 묘지명들과 공작관 문고의 일부였는데요, 저는 사실 그 묘지명들을 상당히 건조하게 읽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유진샘이 어머니와 엮어서 쓰신 발제와 세미나에서 오가는 이야기들(문샘이 기형도 시인까지 소환해주셨습니다ㅎㅎ)을 들으며, 그 때 연암의 묘지명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왜 그 글(백자 증정부인박씨묘지명) 을 읽고 눈물이 난다는 건지 알게 되었달까요.


당시 묘지명은 이름만 바꿔 넣으면 될 정도로 비슷비슷했다고 합니다. 망자에 대한 글은 그 정도로 조심스러운 것이지요. 그런데 연암의 글은 당시 사람들이 보기엔 놀랄 정도로 달랐다고 해요. 연암이 중요시했던 것은 그런 형식보다 글에 담기는 마음, 망자에 대한 마음이었습니다. 


큰누나, 큰형수 묘지명은 연암의 묘지명 중에 특히 유명합니다. 두 사람이 연암에게 특별한 사람이었고, 또 연암이 여성을 그리는 방식이 특별했기 때문일 것 같아요. 문영샘은 이 글을 보고 직접 할머님의 묘지명을 써보시면서, 유진샘은 글에서 샘의 어머니를 보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다고도 하셨어요. 연암이 이 두 여성의 삶을, 그 고난을 모르지 않았으며, 마음 깊숙이 아끼고 있다는 것, 또 그들을 떠나보내는 절절함, 분명 슬프다거나 아낀다는 말 한 마디 없지만 그 마음들을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연암의 글은 정말 신기합니다.


연암을 읽으면서는 다른 책들을 읽을 때보다 그 시대를 더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세미나에서도 조선 사대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대부들은 국가가 보호해줄 의무가 있는 백성도 아니고, 농사를 지어 먹고 사는 사람들도 아니고, 관료 아니면 학문을 닦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신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현실에서의 무력함(=경제적으로 무력함)이 빼놓지 않고 이야기 됩니다. 벼슬을 하지 않고, 장사를 하지 않으면, 가난하게 책을 읽으며 살아야하기 때문이죠. 그것이 그 부인들에게는 속 터지는 일이었을 수 있겠죠. 또 그런 사대부들이 많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문샘은, 이 사대부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들은 밥은 굶고, 가난할지라도 사대부로써의 길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라고요. 


이서구의 ‘하야방우기’에 화답하는 글을 보면, 연암이 책 읽고 자는 것 말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밥을 굶다가 행랑 사람들에게 밥을 얻어먹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것은 얼핏 한량처럼 보이지만, 사대부의 길을 잠시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연암의 모습입니다. 찾아온 이서구에게 연암이 하는 이야기에서 그가 정세를 놓치지 않고, 학문을 놓치지 않고 있구나를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가는 길이 무기력하거나 편안해지려고 하는 길이 아니었다는 것, 유진샘의 발제에서 그 문장이 저는 참 와닿았는데요, “어머니처럼 살지 않았다기보다는 어머니만큼 살지를 못했다”. 지금 시대의 여성에 대한 생각으로만 어머니를 보셨을 때에는 그렇게 어머니처럼 살고 싶지 않으셨지만, 어머니의 그 삶에도 당신이 열심히 내셨던 길이 있었다는 것을 보게 되셨다(고 전 샘의 발제를 이해했습니다..ㅎㅎ) 과거 여성의 삶이 지금의 눈으로 봤을 때 억압받은 삶으로 보일 수도 있고, 사대부들의 삶이 아무것도 안 하는 한량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안경을 내려놓고 본다면, 그들의 삶은 헛된 것이 아닌 것이죠..



급 마무리! 다음주는 연암집 족손 홍수에게 답함까지 읽어오시면 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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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문리스님의 댓글

문리스 작성일

흠흠.. 달팽군. 후기가 발제보다? 발제만큼?(^^) 좋군요.... 저도 유진샘의 그 대목이 아주 좋았지요.(그런데 오히려 유진샘은 내가 유진샘 발제문에 문제가 있다며 싫어(?)하는 줄 오해까지 하셨음..^^) 연암이 여성들(누이, 형수 등)과 접점을 이루는 대목은 연암이 왜 연암인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시죠!

문영님의 댓글

문영 작성일

저도 그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주역의 곤괘와 어머니의 삶의 연결하시다니요..역시 명불허전..주역신동 유진샘^^

자칫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삶에서 사대부로서의 길을 어떻게 내고 있는지.. 찾아내려했던 윤하샘의 질문도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홍대용와 세 친구들, 특히 엄성과의 삶을 바꾼 만남. 연암을 향한 유언호의 특별한 비호ㅎㅎ
이들의 미친 우정..어쩔..훔치고 싶어라...^^

신은주님의 댓글

신은주 작성일

이제야 고백을 하자면 실은 지난주에 책을 다 읽지는 못하고 모임에 참석했었어요. 어제야 다 읽었는데 얼마나 아쉽던지요. 이런 절경이 들어있었는데 미리 다 읽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참석했었더라면...했죠. 자발적 발제를 해오신 샘들의 마음이 살짝 느껴졌어요.
지난번 모임은 이제 '동고동락'을 하고 있다는 마음이 담뿍 느껴지는 그런 세미나였어요. 여러 샘들의 말씀을 많이 듣은 것도 좋았구요. 누님의 묘비명에 대한 문선생님의 해제를 들으며 어느덧 연암이라는 호수에 만발한발 빠져들고 있음을 집에 와서 깨달았어요. 세미나 시간에 들려주신 기형도의 '위험한 가계 1969'를 찾아보기도 했답니다. 대학 때 정치사회학 수업에서 김광규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듣고 구내서점에 가서 그의 시집을 샀던 때 이후로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아마 ㅎㅎ

문영님의 댓글

문영 댓글의 댓글 작성일

우와~~ 신은주샘이시닷!!
詩 읽는 동고동락ㅎㅎ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