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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차 사기세미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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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경헤 작성일18-06-20 15:08 조회1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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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사기를 마지막까지 읽었습니다. 사기열전 下, 대원열전부터 태사공자서까지.

(차마 다 읽었다고 쓰지 못하는 건 마지막 양심이랄까 ㅜ.ㅜ)


‘대원열전’에는 중요 캐릭터인 한혈마(汗血馬) (한무제는 말과 사랑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만들었던 ㅋㅋ) 나중에 사마천이 궁형을 받게 되는 원인이 되었던 이릉사건의 장본인 이릉장군, 흉노와의 전쟁을 마무리 지은 위청과 곽거병 장군 등이 등장합니다. 주요 사건은 역사책에 흔히 장건의 서역개척이라 불리는 이야기입니다. 한무제가 흉노를 치고자 저 멀리 대월지에 사신으로 장건을 파견합니다. 100여명으로 꾸려진 사신단이 출발했지만 결국 대월지에 도착한 것도 다시 한나라로 돌아 온 것도 단 두 명 뿐 입니다. 장건과 그의 흉노족 노예인 감보. 장건은 대월지에 가는 도중, 흉노에게 잡혀 10여년을 가정을 꾸려 살게 됩니다. 그러다가 감시가 소홀해진 틈에 탈출을 하여 우여곡절 끝에 대월지에 도착했고 한나라와 힘을 합쳐 흉노를 치자고 제안하지만 대월지는 이미 안정된 형국이라 대답을 회피합니다. 1년 남짓 대월지에 머무르다 결국 답을 듣지 못하고 다시 한나라로 출발했지만 또 흉노에게 잡혀 1년 남짓 억류당합니다. 흉노의 혼란한 정세를 틈 타 한나라로 돌아오게 된 장건이 한무제에게 대월지와 주변국에 대한 정보를 보고하는데 그 내용의 자세함이 마치 지리학자 같습니다. 내부적인 평화를 유지하던 한나라의 정세와 한무제의 야망, 거기에 더해진 장건의 보고는 실크로드를 개척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한나라의 입장에서 기록한 역사이기에 한나라의 명분을 내세운 서술들이 우리가 보기에 편치 않지만 흉노, 월, 서남이와 함께 중국 주변국에 대해 알려주는 열전이죠.


다솜은 ‘유협열전’에 등장하는 유협들 스타일에 마음이 끌린다고 했지요. 사마천은 유가의 선비들과 유협들을 비교하여 평합니다. 간단히 요약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유자들은 법술로써 재상이나 경, 대부의 지위를 얻고 군주를 보좌하여 역사서에 기록되어 세상의 칭송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협들은 그 행위가 반드시 정의에 의거하지는 못하였지만 신의와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다른 사람을 돌볼 때에는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않으면서 자기의 능력과 공덕을 자랑하거나 내세우지 않는다. 유협들이 일상에서 보여주는 실천적인 모습들이 공부를 하는 다솜에게 공부하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해 준다고 말입니다.


‘골계열전’은 가장 풍성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강한 왕이라 할 수 있는 제 위왕, 진 시황, 한 무제 앞에서 직언이 아닌 우회적인 방법으로 권력자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그들의 용기와 배포, 안목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죠. 구전이나 전래동화 같은 화법이 단순한 우스개가 아니라는 것, 자신의 이야기를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안목과 받아들이게 만드는 기술은 예술의 경지라는 이야기와 세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이라야 숨을 수 있다는 생각을 뒤집고 황제의 세상에 숨어 있다는 동방삭의 전복적 사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죠. 골계열전에 등장하는 이들은 어쩌면 정교하게 계산된 바보들일 것이라는 이야기로 마무리 되는 듯 했으나, 매번 털어내는 기술을 발휘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털어낸 사람들을 모아 ‘털보 열전’을 써 보면 재미있겠는데 까지 가고 말았죠. 하백에게 신부를 바쳐 오랜 동안 괴로움에 빠져 있던 백성들의 고통을 해소해주는 서문표의 이야기로 마치는 골계열전은 이야기의 재미 속에 숨어 있는 힘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영행열전’은 미소년을 가까이 두는 고대성인 남성들의 문화에서 시작해서 현대의 아이돌과 워너원까지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힘써 농사를 짓는 것이 절로 풍년을 만나는 것만 못하고, 착하게 벼슬을 사는 것이 임금에게 잘 보이는 것만 못하다.”(사기열전 하, 1095쪽)라는 문장에서 ‘천도는 있는가?’로 다시 당대의 인과에서는 벗어나지만 역사에서의 인과는 이어져 있음을 말하는 사마천으로 그리고 킹메이커 항우에 이르는 기나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박진감 넘치게 전개되었던 세미나의 현장성을 살리지 못하는 능력이 안타깝습니다. 너무 재미있었는데 어떻게 설명을 못하겠는 비루한 글솜씨라니......)


‘화식열전’은 당시 이념적 표상으로 우러름을 받던 백이에서 시작해서 부를 축적한 장사치들을 열전 마지막에 배치한 사마천의 똘끼 즉, ‘인생의 스펙트럼은 여기부터 여기까지야!’를 보여 주고 있다는 문샘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돈의 법칙도 자연의 법칙과 함께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와 소 166마리에 대한 해석, 진사황과 관련한 희귀한 여인의 기록인 과부 청, 백규를 평하는 문장과 소봉에 대한 이야기, 부자들이었지만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을 했다는 사마천의 기록과 “무릇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기보다 열배 부자이면 그를 헐뜯고, 백배가 되면 그를 두려워하며, 천배가 되면 그의 일을 해주고, 만배가 되면 하인이 되니, 이것은 사물의 이치이다.” (사기열전 하, 1193쪽) 라고 한 사마천의 통찰에 대한 것 까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지막 에세이를 앞 둔 세미나였기에 중간 중간 에세이 주제를 서로 나누었죠. 개인적으로는 일정이 겹쳐 무척 힘들기도 했지만 그 고단함을 잊게 해 주신 동학님들의 유쾌한 기운 덕분에 마지막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종강 에세이와 애정 어린 지적질, 맛난 음식, 그리고 뒷풀이가 있으니 오늘을 무사히 넘기고 내일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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