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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5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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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정 작성일17-10-13 14:25 조회585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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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철학이니, 사상이니, 고전이니 하는 것들에 대해 한 번도 공부해본 적이 없다. 우여곡절 끝에 『맹자』를 공부하기로 했지만 걱정이 앞섰다. 돌아서면 까먹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내가 과연 다른 샘들과 보조를 맞춰가며 공부할 수 있을까. 예상대로 힘겨웠다. 1차 발제를 앞두고는 정말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다. ^^


이번주 텍스트인 「이루 상,하」는 발제덕분에 더 꼼꼼하게 읽었다. 이 부분에서는 벽에 붙여놓고 싶은 좋은 말들이 많았다. 「이루 하」에 있는 말 중에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도 항상 그를 사랑하고, 남을 공경하는 사람은 남도 항상 그를 공경한다.” 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말은 우리집 거실에 써서 붙여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 좋은 말들도 많았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인듯 했다.


그리고 혼자 읽었을 때는 그냥 넘어갔던 부분들인데 수업시간에 문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새롭게 알게 된 말들도 좋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공경(恭敬)’과 ‘적(賊)’이라는 말이었다. ‘공경’은 나를 낮추고 어른들께 순종하며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군주에게 어려운 것을 간언하는 것을 ‘공’손이라고 하고, 군주에게 선한 것을 아뢰고 사특한 것을 막는 것을 존‘경’하는 것이라 하고, 우리 군주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을 군주를 해치는 것(‘적’)이라고 한다.”

‘공경’이라는 말이 수동적이고 조신한 것이 아니고 아주 적극적인 액션이었다. 어렵지만 간언해야할 것은 간언하고 사특한 것을 막아야 하는 게 공경이다. 그리고 ‘적’이라는 말도 내가 싫어하고 없애고 싶은 ‘적’이 아니라 ‘에이~ 제는 안돼~’ 이렇게 얕잡아보고 무시하는 것을 ‘적’이라 했다. ‘나는 안돼~’라고 말한다면 내가 나를 해치는 것이고 나를 ‘적’으로 삼은 것이다.


또 하나 새롭게 알게 된 것, 안빈낙도(安貧樂道)다. 무소유와 비슷한 개념인 없이 사는 것이 좋고 즐거운 것이라 말하는 건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빈’과 ‘천’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벗어나고 싶어하고, ‘부’와 ‘귀’는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정당한 방법으로 벗어나고 정당한 방법으로 취해야 한다.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면 기꺼이 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결국 원하지는 않았지만 나의 도덕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가난할 수밖에 없다면 이 가난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라고 했다. 가난함 자체가 부끄러운게 아니고 가난을 떳떳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했다. 나도 안빈낙도 할 수 있을까... ^^;;


남편과 잠들기 전에 잠깐 얘기했다. 남편은 한비자 같은 책은 읽어도 이해가 잘되는데 유학은 뜬구름 잡는 것 같아서 재미가 없다고 했다. 맹자의 유학을 겨우 한 달 공부했다고 남편앞에서 아는 체를 했다. 법가는 명확하고 분명한 것 같지만 실상 나의 문제로 두고 보면 오히려 더 괴리감이 있다고 하면서 남편에게 물어보았다. “당신은 아버님이 큰 죄를 저지르면 경찰에 신고할 수 있겠어요?” 언뜻보기에는 이해가 안되고 모순이 되는 것 같지만 자기의 법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게 유가이고 더 현실적인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ㅎㅎ

맹자를 공부하면서 유학에 대한 선입견, 오해, 뭐 이런 것들을 조금은 걷어낸 것 같아 새롭고 좋았다. 특히 맹자는 내게 너무도 매력적인 남자다. ^^


선생님들~ 일주일 잘 보내시고 다음주에 만나요~

특히 무영샘, 희진샘 빨리 나아서 오세요. 그래야 쓴 소주 같이 한잔 하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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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긍정이님의 댓글

긍정이 작성일

ㅋㅋㅋ정희샘 외박은 식사당번을 위함인가 회식을 위함인가 ㅋㅋ

여정님의 댓글

여정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이런걸 일타쌍피라고 하지요~ ㅋㅋ

문영님의 댓글

문영 작성일

거실과 안방 풍경이 보이는 듯한 시각적인 후기ㅎㅎ재밌게 읽었습니다^^

여정님의 댓글

여정 댓글의 댓글 작성일

몸은 나아졌어요? 상상력이 좋으시네요~ㅎㅎ

최희진님의 댓글

최희진 작성일

매주 멀리서 오시는 여정정희샘께서 유학, 유학 하고 말씀하시니 남다른 의미로 들려오네요. 정희샘 글은 어찌 이리 소박하고 생동감 있지요? 맹자의 매력은 아직 모르겠지만 여정정희샘의 매력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고요^^ (쓴 소주 말고 단 소주를 주세요...ㅋ)

여정님의 댓글

여정 댓글의 댓글 작성일

알고 있는 게 별로 없어서 소박할 수밖에 없어욤.. ㅠㅠ
글고.. 소주는 달면 아니됩니다. 필름이 끊킵니다. 소주는 써야 절제가 되지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