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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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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영 작성일17-04-18 19:43 조회11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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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키 10주차 수업 후기

 

이번에 읽은 한눈팔기는 이번 학기의 마지막 작품이면서 소세키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한다. 명암이라는 작품은 미완성이므로 한눈팔기를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본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마지막 작품이 가족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이 무척 특색있다고 느꼈다.

 

소세키의 이력 중에 특이한 점은 그는 부모가 늙어서 본 자식으로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그래서 입양이 되었다가 다시 파양되는 과정이 있었다. 책 속 겐조 역시도 그러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길샘은 그렇다고 해서 겐조와 소세키를 동일시해서 볼 수는 없다고 하셨다. 작품은 근대의 풍경과 겐조를 화자인 소세키가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주셨다. 그러나 책 내용 속에 묻어나는 소세키의 삶의 짙은 그림자는 지울 수는 없었다. 전통 사회에서 메이지 시대를 거치고 근대를 살았던 시대적 배경에서도 소세키의 삶을 연결시킬 수밖에 없었다.

 

겐조는 자신의 생명을 둘로 자르려고 했다. 그러자 깨끗이 잘라내버려야 할 과거가 오히려 자신을 쫓아왔다. 그의 눈은 앞길을 향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자꾸만 뒷걸음질을 쳤다.” <한눈팔기. 112>

 

겐조는 스스로 과거와 차단한 채로 살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우연히 양부 시마다를 만나고부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잘라냈다고 여겼던 기억 속에도 또렷이 남아 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양부모에게서 귀여움을 받았다는 것도 떠올린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으로부터 지금의 자신의 일부가 영향 받아 형성된 부분이 있다는 것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의 독특한 이력을 부인과 공유하지 못한다. 가족으로 살면서도 자신의 가족 내력은 공유하지 못한 것이다. 그는 과거의 가족 관계의 일면을 부인과의 관계에서 반복하고 있는 셈이었던 것이다.

 

겐조는 양부모에게서 사랑보다는 전유물로써, 소유물로써 늘 확인당하는 유년을 보냈다. 그리고 양부모가 이혼 한 후 파양되어 다시 생가로 돌아온다. 그러나 자식이 많은 생부는 겐조를 작은 방해물쯤으로 여기고 자식으로 대우하지 않았다. 겐조는 그야말로 양가 입장에서 물건이었다.

 

이런 과거사에도 겐조에게 돈을 요구해오는 양부와 양모는 물론 장인, 이복누나 등의 가족이 있다. 겐조는 냉담하게 거절하지 못한다. 도리라는 것에서 그는 자유롭지 못하다. 가족 관계라는 것은 선택하거나 선택 받는 것은 아니다. 운명인 것이다. 그리고 가족이라는 제도 안에서 부모로써, 자식으로써 라는 도리가 존재한다. 근대에는 가족이라는 형태는 돈이라는 것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아니 겐조의 돈이 오가는 동안에 가족애가 확인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요즘과도 달라보이지 않는 풍경인 듯 하다^^;;

 

현재는 끊어낼 수 없는 과거와 이어져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전통 사회에서 메이지를 거쳐 근대에 귀착. 유년이라는 시절의 추억과 과거로부터 이어져 오는 지금이라는 현재의 개인은 얽히고 설켜있다. 근대라는 바탕위의 가족관계를 미묘하고도 예리하게 보여주는 소세키의 작품은 자신이 살았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 안의 삶을 녹여냈음은 더욱 분명해진다. 고등 교육을 받은 지식인(겐조)으로 근대를 사는 내가 과거를 본다는 것은 한눈팔기이다. 끊어낼 수 없는 과거를 볼 수밖에 없음은 오히려 한눈팔기가 된 것이다.

 

지금의 자신과 시대를 읽어내기 위해 우리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이어져오는 지점을 대면하고 성찰하기 위해 한눈팔기를 하고 있는 것이구나 싶기도 하다. 어쩌면 밀레니엄이라는 이 시기에 백년도 더 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읽는 것 역시 한눈팔기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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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희진님의 댓글

최희진 작성일

소세키를 읽는 게 한눈팔기라는 말이 와 닿네요~ 후기 10주 완성, 무영샘 정말 훌륭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