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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차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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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캔디여왕 작성일17-04-14 16:58 조회126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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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4.14/ 글쓰기 강학원 1학기/ 『한눈팔기』_10주차 후기/ 안은숙

 

한눈팔기

 

   벌써 글강 1학기 마지막 책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시작하여 『한눈팔기』까지, 1학기 동안 소세키 소설을 보았다. 그럼에도 나는 소세키에 대해 이렇다 할 말을 하지 못한다. 소세키는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근대를 말하고 있다. 하지만 글을 읽는 나는 딱히 근대가 뭔지, 다들 이렇게 사는 게 아닌가? 하는 도돌이표식 물음만 있다. 근대를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이 마음, 답답하다.

   이번 책 『한눈팔기』는 소세키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혹시나 그동안 희미하게 느껴졌던 소세키가 좀 더 명확해지지는 않을까하는 기대심도 있었다.

 

왜 제목이 한눈팔기일까?

   책을 펼치면서 읽는 내내 왜 ‘한눈팔기’일까 생각했다. 내가 ‘한눈팔다’라는 말은 뭔가 해야 할 것을 안 하고 딴 짓을 할 때 쓰는데 여기선 무슨 딴 짓을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겐조, 아내, 누나, 히다등)은 모두 자기들의 현실 문제와 정면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 남편의 외도를 직장일로 바빠서 안 들어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누나, 사나흘씩 기침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보고도 태연스럽게 책을 읽는 히다, 양부가 찾아오는 것이 싫어도 거절하지 못하고 끙끙대는 겐조, 남편을 편벽한 학자라고 생각하면서도 모른 채 하는 아내. 이들은 모두 정작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으면서 불만만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자기 문제와 정면대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게 한눈팔기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강의를 듣고 내가 본 한눈팔기와 길샘이 본 한눈팔기가 많이 달랐다.

겐조는 자신의 과거를 완전히 잊었다고 생각했다. 과거를 잊기 위해 수전노처럼 시간을 쓰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양부인 시마다를 본 순간 잊었다고 생각했던 과거가 모두 떠올랐다. 양부모, 생부, 장인, 장모, 형, 누나, 매형에 대한 좋고 나쁜 추억들 모두가. 겐조는 그동안 과거와 단절 했다고 했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그 불안을 느끼는 현재, 그런데 그 현재는 과거 없이 올 수 없었던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는 연결되어져있다. 과거의 나 없이 현재의 내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걸 애써 잊으려고 했던 겐조는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어져 있다는 걸 자각하게 되었다. 나는 겐조가 과거로 인해서 현재 시간의 수전노처럼 사는 겐조가 된 것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과거를 끊고 싶다고. 이런 점에서 길샘의 강의와 내 생각이 달랐다.

. 또 현재의 겐조가 잊었던 과거를 보게 되는 것. 그래서 한눈팔기가 아닌가라는 길샘의 말씀에 또 한 번 고개가 끄덕여졌다.

 

돈으로 묶인 가족

   겐조 주변사람들(양부모, 누나, 아내, 장인, 장모)은 겐조에게 돈을 요구한다. 그런 관계가 싫지만 돈을 줄 수밖에 없는 겐조를 보면서 답답했다. 자식을 전유물로 여기는 관계, 그렇기에 돈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근대의 가족 관계는 일종의 고용관계라는 것을 소세키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품의 인물들은 진정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돈은 끊임없이 받아간다. 그럼에도 고맙다는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 싫어도 말하지 못하는 건 겐조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고독하다.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돈으로 묶여있는 관계 안에선 고독할 수밖에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인물들이 낯설지 않다. 지금 나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뭔가 불편한 마음이 생기면 돈으로 해결하려 하는 마음이 생각나 쓴웃음이 나왔다. 이게 근대인의 가족관계라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한눈팔기'는 소세키의 마음을 조금 더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100년 전 소세키의 소설을 읽으면서 그때의 마음이 지금의 마음과 같다는 것에 놀라고, 최소한 이들처럼 고독하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들처럼 살고 있는 내가 보여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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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희진님의 댓글

최희진 작성일

'자기 문제와 정면대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게 한눈팔기가 아닌가 생각했다.'는 말씀에 공감이 가는데요^^ '나는 소세키에 대해 이렇다 할 말을 하지 못한다.'에는 더 크게 공감하고요ㅜㅠ.......

무영님의 댓글

무영 작성일

소세키 작품으로 10주를 보냈네요^^
가족이라는 관계의 민낯이랄까요? ^^
소세키는 마지막 작품까지 정말 치밀하고 예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