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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 1주차/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1) / 발제 / 민주

게시물 정보

작성자 모하 작성일22-08-08 19:57 조회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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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 1주차: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민주.hwp


타인을 위한 행동의 추동력, 감정이입


감정이입 능력은 궁극적으로 사냥꾼과 사냥감 사이의, 그리고 성공한 자와 패배한 자 사이의 경계를 흐려버리기 때문이다. … 나머지 모든 생물의 조건에도 기쁨의 파편이 포함된다. 하지만 어떤 생명체가 고통을 받는다면, 나머지 모두에게서도 그림자를 완전히 걷어낼 수가 없다. 인간의 경우처럼 무리 짓는 동물은 이를 통해 더 높은 생존율을 획득하게 된다. 반면 단독형 동물인 올빼미나 코브라는 없어지고 말 것이다. 그러니 인간형 로봇은 단독형 포식자에 해당하는 것이 분명했다. 

필립 K.딕 ,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는가?』, 박중서 옮김, 폴라북스, 56쪽



  릭 데카드는 지구로 불법 도주한 안드로이드 로봇을 잡는 현상금 사냥꾼이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낙진으로 뒤덮인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이민을 갔다. 그리고 화성으로 이민을 가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은 낙진으로 덮인 지구에 남아 있다. 몇 안드로이드는 지구로 불법 도주하여 인간의 무리에 섞여 살아 간다. 릭은 데이브를 대신해 안드로이드를 퇴역시키는 임무를 맞고 '감정이입' 장치를 통해 안드로이드를 구별해낸다. 

  안드로이드와 인간을 구별할 수 있는 결정적인 지점은 '감정이입 능력'이다. 안드로이드와 인간 둘 다 감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는 학습을 통해 감정이입을 배우기 때문에 반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정말 그 감정을 느껴서 반응한다기보다 입력된 반응을 출력하는 것이다. 반면에 인간들은 온몸으로 그 감정을 느끼며 그 반응이 즉각적이다. 

  릭은 안드로이드를 퇴역하며 생각한다. 감정이입이란 단독 유기체로 살아가는 생명체에게는 오히려 불필요하지만 인간 공동체 내에서는 손상되지 않은 집단 본능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이다. 이어서 인간과 같이 무리짓는 동물들은 감정이입을 통해 더 높은 생존율을 획득한다고 말한다. 나는 궁금해졌다. 감정이입이 인간의 '생존율'을 높여준다고? 나는 감정이입을 생존과 관련지어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감정 노동과 비슷한 것이고 때문에 때때로 나를 피로하게 하는 것이라 느껴왔다. 감정이입능력은 어떻게 인간의 생존율을 높여주는 것일까?

  인간이 감정이입을 하는 상황들을 떠올려 봤다. 코로나에 걸려 아파하는 친구를 보면 걱정하는 마음이 들고 그 친구를 위해 식사를 가져다준다. 이별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같이 울기도 하고 그 친구가 외로워할 때 옆에 있어준다. 꼭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더라도 가상의 시나리오인 영화나 책을 보며 웃기도 울기도 한다. 최근에 유튜브에서 어떤 동영상을 보았다. 사회적 실험을 하는 것이었는데 A가 가난한 사람 연기를 한다. 그러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린 자녀를 먹일 분유값이 없다며 대신해서 구매해줄 수 있는지 도움을 구하는 영상이었다. 도움을 거절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 중에는 분유를 사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후에 왜 그랬는지 이유를 물어보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이며 자신도 그런 적을 겪었기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이해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만약 그 누구도 A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 아이와 가족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이렇게 우리는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을 넘어 우리와 연관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감정을 이입할 수 있다. 나아가 어떤 행동을 하는 계기를 얻는다. (실제로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감정이입이란 타인의 상황을 보거나 듣고 그 사람이 겪는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다. 감정이입을 하는 순간 마치 내가 그 일을 겪은 것처럼 느끼곤 한다. 나와 타자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감정이입은 나와 타자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데, 릭이 말한대로 아주 상극의 관계에 있는 사냥꾼과 사냥감,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의 경계조차 흐리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감정이입을 통해 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때로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기도, 자기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까지도 감행하려고 한다. 시간을 내어주고 돈을 내어주고 마음을 내어주고 도구를 내어주고 자신을 내어주는 일 등을 하면서 말이다. 릭이 곧 죽을 루바를 안쓰러워하며 <사춘기> 복제품을 사주었다. 그런 그를 보고 루바가 했던 말이 있다. 백만년이 지나도 안드로이드라면 결코 하지 못하는 일들을 인간은 한다고 말이다. 

  이성과 지능으로 판단했을 때 안드로이드들은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거나 죽인다. 그런 점에서 릭은 그들을 단독형 포식자라고 칭했다. 아마 인간조차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이익과 손해를 따진다면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결국 강자만 살아남는 세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국 강자 역시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올 것이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서로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타인을 위해 자신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그들을 위한 행동을 감행할 수 있는 것,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감정이입 능력인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경쟁이 더욱 부각되고 타인에게 감정이입의 능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나의 경우조차 감정이입을 통해 타인에게 도움을 준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이 없으니 말이다.) 우리 역시 인간적인 요소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방사능 낙진은 없지만 각자의 생존에만 몰두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무리'가 아닌 '단독형'으로 살아가겠다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것은 결국 단독형으로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의 생존율을 낮추는 행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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