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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용 뱃심수련 3학기 5주차 『전습록』 후기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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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정 작성일21-09-13 12:12 조회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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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습록 5주차 후기로 돌아온 이유진입니다. 저희 청용 3학기도 벌써 반이나 지났네요! 이번에는 드디어 전습록2권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번 주 암송할 사람을 카톡 사다리타기로 뽑았습니다. 당첨자는 은샘과 준혜! 준혜는 특유의 스푼 라디오 같이 침착한 목소리로 암송을 줄줄 외워주었는데 어찌나 잘 하던지요! 정말 낭송 프로그램 하나 해도 될 것 같은데..ㅎㅎ

그리고 은샘은 이번에는 잘 외워지지 않았나봐요. 하지만 월요일부터 암송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저도 은샘이 계속 암송을 준비해온 것을 봐왔기 때문에 노력의 문제라고 생각되지는 않아요. 대체 뭘 더 어떻게 해야 좀 더 수월하게 준비가 될 수 있을까요? 은샘에게 암송 꿀팁을!

 

이번주 발제자는 저와 은샘이었는데요, 문쌤에게 공부를 하지 않은 것 같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한 사람은 뭔지 잘 모르고 발제를 쓴 것 같고, 한 사람은 쓰기 싫어하면서 쓴 것 같고.... 후자가 저인 것 같네요. 공부가 잘 안 되는 요즘이라 씁쓸달달(새콤달콤...?)하게 쓴소리를 들었습니다. 동양철학이란 게 한 문장으로 씹고 뜯고 맛보고 음미해야하는데(안 그런 철학이 어디 있겠냐마는 특히 동양은 더 그런 것 같아요) 제가 그러지 않고 혀만 살짝 덴 것 같아요. 그것도 마지못해... ^^ 할짝했습니다.

 

이번 수업 때는대학의 기본 전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들 유학은 전습록이 처음이라 유학에서 어떤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고,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몰라 제각기 다른 생각 위에서 책을 읽는 것 같았거든요. 시작은 은샘이 발제문에서 인용한 174조목에 대한 해석에 하늘이 이의를 제기하면서였습니다.

 

먼저 대학 얘기를 하려면 주자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군요. 주자는 유학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데, 유학에는 공자의 시기가 있다면 그 다음은 주자의 시기라지요? 이 주자라는 인물이 왜 그렇게 중요하냐면 이번에 배운 바에 따르면 주자가예기라는 유학의 경전 중 꼭 읽어야 될 4가지 책이라는 사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를 아주 깔끔하게 정리하고 주석 작업을 한 것이죠. 그 중 하나가 대학입니다. 사실 대학은 주자 이전까지는 그다지 빛을 받지 못 하였습니다. 워낙 정리가 안 되어있었거든요.예기가 처음 쓰였을 때는 종이가 아니라 죽간에 쓰였기 때문에 페이지수가 뒤죽박죽이 되는 경우도 허다했으니까요(페이지 넘버링의 중요성!) 그래서 그냥저냥 뭔 말이야 하고 넘어가던대학이 주자가 정리하고 보니까 이럴수가! 너무 멋있는 내용이 담겨있는 거예요. 무려 유학의 비전!과 같은 것이었죠. 그 내용을 아주 잠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학에는 삼강령三綱領이 있는데 바로 명명덕明明德’, ‘친민親民’(혹은 신민新民), ‘지어지선止於至善입니다. ‘명명덕明明德은 밝은 덕을 밝힌다는 것으로, 자신의 본성을 환하게 밝히는 자기 수양을 하기 위해 유학을 한다는 것입니다. ‘친민親民은 민, 백성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으로, 그 밝은 덕을 다른 사람과 나누겠다는 유학의 뜻입니다. 그리고 지어지선止於至善은 지극한 선에 그치기 위해 유학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바로 유학을 하는 이유이며, 유학의 비전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주자는 엄청난 일을 한 것이지요. 왜냐하면 주자 이전까지 유학은 뭔가 활발하게 정치 활동을 하기도 하며 기세가 등등하기도 한데 그 학문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말이 없어지곤 하였거든요. 열심히 공부를 하고 관료로 정치를 하기도 하는데 정작 그 의미를 찾지 못 해 불교의 스님들에게 뜻을 묻기도 하고 그랬다고 해요. 그런데 주자가 ! 니들이 유학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야!’하면서 비전을 뙇!!! 세워주니 다들 오오오오오!’하면서 자존심이 당당하게 세울 수 있게 된 것이죠.

 

어쨌건 삼강령三綱領을 했으니 이것의 세부 실천 사항이라고 볼 수 있는 팔조목八條目을 알아봅시다. 팔조목八條目에는 천하를 편안하게 한다는 평천하平天下’, 나라를 안정적으로 다스린다는 치국治國’, 가문을 가지런하게 한다는 제가齊家’, 자신의 한 몸을 수양한다는 수신修身’, 마음을 바르게 한다는 정심正心’, 생각을 정성스럽게 한다는 성의誠意’, 앎을 지극히 한다는 치지致知’, 그리고 물을 격한다는 격물格物이 있습니다. 이 여덟 가지로 삼강령三綱領이 드러난다는 것이죠.

 

, 이제 여기서 주자의 해석이 끼어듭니다. 저 팔조목八條目을 가만 보니 어떤 게 느껴지나요? 어라, 천하-나라-가문--마음-생각--..? 어쩐지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가는 것 같지 않나요? 그래서 주자는 격물格物 다음에는 치지致知, 치지致知 다음에는 성의誠意. 이런 식으로 하나씩 다음 단계로 넓혀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 그럼 이제 격물格物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면 되는데 죽간의 한 부분이 분실된 건지 뭔지 이 격물格物이란 게 정확히 무엇인지 대학에 쓰여 있지가 않은 거예요...? 거기다 다른 조목들은 들었을 때 , 생각을 성의 있게 하라는 거군’, ‘, 천하를 평안하게 하라는 거군하고 대충 연상이 되는 것이 있는데 격물格物은 딱 들었을 때 엥? 이게 뭐지? 싶고 뜻을 해석하고 씹고 뜯고 맛봐도 도무지 뭔지 모르겠는 거죠. ... 이 격물格物만 알면 나머지는 바로 착착착 될 텐데...

여기서 이것이 너무 안타까웠던 주자는 한 가지 위험한 생각을 합니다. ‘... 내가 한 번 만들어봐...?’ 하고 말이죠. 뭐 물론 이건 주자의 생각임을 알리며 대학을 편집하긴 합니다. 글자 폰트도 작게 하였죠. 그런데 자신의 생각임을 알린다 하더라도 그의 해석이 대학에 섞여있으면 독자들은 분명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죠...? 그리고 그의 의견이 꽤 설득력이 있어서 모두 껌뻑 넘어갑니다. 주자가 말하기 전까지는 애매하게 느끼기만 하던 것을 주자가 언어로 정리해서 말해주니 어 맞아맞아 나도 이 생각 함!’하면서 수긍하는 것이죠. 그래서 주자의 해석에 따라 격물格物의 격은 이르다, 도달하다라는 것으로 해석되어 사물에 이르러 그 이치를 궁구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게 모든 사건 사물 등 외물의 이치를 하나하나 알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돌연 모든 것을 관통하는 앎이 트이게 될 것이라는 것이죠. 그러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허점이 있습니다. 바로 대학에는 격물格物에서 치지致知로 가고 치지致知에서 성의誠意로 가는, 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가게 되는 설명이 없다는 거죠. 이런 주자학과 대립(?)되는 것이 바로 양명학입니다. 저희는 지금 그 양명학을 배우고 있구요. 하지만 그렇다고 주자의 업적을 낮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유학의 전반기는 공자이지만 후반기는 주자라 볼 수 있을 정도로 그가 한 작업은 엄청난 것이었으니까요.

 

, 이제 대학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되었으니 다시 양명으로 돌아가 봅시다. 양명도 처음부터 이것이 양명학!!’이라며 주자와 다른 노선을 탄 것은 아닙니다. 그도 젊을 적엔 주자학을 공부했었죠. 7일 동안 대나무의 이치를 궁구하며 대나무격물을 하던 때도 있었던걸요. 그러다 병이 들어 앓아 누웠다고 합니다. (하하) 그 때 양명은 앓아 누운 채로 , 나는 성인이 되기에는 부족한 인물인가?’하고 생각을 했다죠? 문쌤께서 이것이 바로 양명학의 태도라고 잠시 짚어주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 찾는 것이죠.

어쨌건 왕양명은 성인이 되고자 하였으나 대나무격물을 하며 앓아 누운 충격으로 성인의 꿈을 잠시 접고 관료 준비를 하게 됩니다. 그는 엄청나게 똑똑한 인물이었는데... 관료가 되기 위해 삼수를 했다죠...? 아마 서른쯤에 관료가 된 것 같군요. 그렇게 관료가 된 이후로 뭐... 이런저런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환관의 힘이 굉장히 셌던 것 같은데 환관을 까는 상소문을 올리다가 환관한테 딱 걸려서 유배를 당했다더라구요. 그렇게 북경과 엄청 먼 귀주로 가서 양명은 이런저런 험난한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귀주성이라는 곳이 소수민족의 땅이었거든요. 묘족 등 여러 소수민족이 생활하고 죄인들이 이곳으로 도망오기도 하고.... 그런 곳에서 양명이 주자학으로 살아가려하니 영 살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아니, 자신을 암살하러 온 자객 앞에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데 자객의 이치를 구하며 격물格物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양명은 격물格物의 의의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치를 사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 나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즉 내 마음과 관계된 것이 아니라면 사물이 아니라는 겁니다! (두둥)

 

이쯤되면 저희 청용 학인들은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푹 빠져 이 얘기가 나온 계기를 완전 잊고 있었는데 문쌤께서 원래 어떤 것을 설명하기 위한 내용이었는지 짚어주었어요. 바로 은샘의 발제문에서 174조목 인용문에 대한 것이었죠.

나정암이 양명에게 묻습니다. ‘네 말대로라면 정심성의正心誠意 네 글자면 충분한데 격물치지格物致知는 왜 필요함?’ 그래서 양명이 답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수신修身만으로 충분한데 정심성의正心誠意가 왜 있겠음?‘

여기서 나정암과 같은 물음이 생기는 것은 양명학을 그저 주자학의 반대요소로만 생각을 해서여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양명학은 주자학이 이치를 바깥에서 구하는 것을 비판합니다. 그렇다면 양명학은 이치를 마음 안에서만 구하는 것인가? 이런 생각을 발단으로 나정암이 저런 질문을 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마음에서 다 구할 수 있으면 굳이 이런 것들이 왜 있냐 이거죠. 그러나 양명학은 단순히 바깥에서 구하는 거 ㄴㄴ. 안에서 구하는 것ㅇㅇ.’의 학문이 아닙니다. 양명학은 안과 밖을 나누지 않는 학문이죠. 이치는 바깥 사물이라거나 마음의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자체가 곧 이치라는 것(心卽理)이 바로 양명학입니다. 이치는 마음으로밖에 탐구할 수밖에 없고, 이치는 마음의 문제라는 것이죠. 그런데 밖이 아니니 당연히 안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참 언어의 편견을 깨야 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주자학에서는 각 단계로 보았던 팔조목八條目도 양명학에서는 단계가 아니라 단지 이런 장에서는 이렇게 실현이 된다하는 설명으로 해석됩니다. 천하에 대해서는 평천하平天下로 삼강령三綱領이 드러나고, 마음에서는 정심正心으로 드러나고.... 그러는 것이죠. 외부에서 이치를 구하는 것이 아니니 각 장을 만나는 내 마음이 중요한 것이에요. 내가 정심正心을 한다고 수신修身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죠. 단지 이치가 마음에서는 바르게 하는 것으로, 몸에서는 수양하는 것으로, 천하에서는 평안하게 하는 것으로 실현이 될 뿐인 겁니다.

그렇기에 양명학에 따르면 우리는 이미 모두 성인인 것입니다. 단계별로 하나씩 성인의 수준에 도달하여 오늘은 성인 Lv.1, 내일은 성인 Lv.2, 경험치 많이 쌓으면 성인Lv.60 이렇게 되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나는 성인됨을 요만큼, 혹은 이따만큼 실현을 하면서 내가 잇는 매 자리가 성인됨을 실현하는 자리가 되는 것이죠. 오늘은 태산만큼 성인이었다가 내일은 쥐똥만큼 성인일 수도 있는 거예요.

이렇게 생각해보니 성인이라는 것이 아주 까마득해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여전히 까마득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어감이 너무 성스러워요)... 아주는 아니에요 아주는... 성인됨이 멀다면 아마 단계를 밟다가 지칠 수도 있는 것이고, 혹은 조금 쉬었다 가도 된다며 학문을 내팽겨칠 수도 있는 거겠죠. 그러나 업적을 쌓듯이 하나씩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장이 바로 내 성인됨을 실현하는 장이라는 것이 인상이 깊었습니다. 지금 내가 이 강학원이라는 장에서 어떤 성인됨을 실현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구요.

마지막으로 문쌤은 공부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전체를 알려고 하기 보다는 단 하나라도, 한 구절이라도 잡아서 파고들고 그것을 단서 삼아서 나아가라는 것이죠. 제 요즘 공부는 그 하나를 잡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뭔가 궁금한 것이 생겨도 이런 부분에 집착하다가 더 중요한 것을 놓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책의 전체 의미를 파악하지 못 하고 제 해석에 매달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기도 하구요...^^ 어떤 것을 붙잡아야 될지도 모르겠고 갈팡질팡하다보니 공부하는 것이 좀 부담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우선 내가 접속한 부분이 있으면 거기서 인연이 만들어집니다. 그 인연을 그냥 스쳐지나가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어요. 어려워도 뚫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이번 후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워낙 재밌었던 강의라 글이 조금 길어진 것 같네요. 제가 기억하는 만큼은 모두 전해주고 싶었어요...^^

, 끝내기 전에 모두 이것을 기억합시다. 우리는 매 순간 이만큼의 성인됨을 실현하고 있다...!!

그럼 다들 청바~(청용 bye bye)

 

*다음 주는 추석이라 한 주 쉬어갑니다. 다다음주는 743p 275조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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