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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공자 용맹정진-밴드 청공자 용맹정진

[청용-용 되기 수련] 2학기 7주차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수업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재훈 작성일20-06-20 22:25 조회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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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번 수업 후기를 쓸 것인가? 를 두고 주희누나와 가위바위보를 했고, 제가 진 기념으로 기쁘게 후기를 쓰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이겨도 이번 후기를 제가 쓰려 했습니다. 문리스쌤의 열하일기 강의를 정말 즐겁게 가슴 뿌듯하게 들었었거든요.

도대체 타자와 어떻게 만나는가, 나의 경계를 어떻게 허물고 친구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그 벽을 허물음으로써 오는 인생의 단맛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요즘입니다.




제가 발제에서 썼던 부분은, 연암이 청나라 백성들이 깨진 기와 조각과 똥덩어리를 하찮게 여기지 않고 알뜰이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저 기와 조각이나 똥덩어리야말로 진정 장관이다." 입니다. 처음에는 연암이 기와조각과 똥덩어리를 통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도통 모르겠어서 답답했습니다. 일류,이류 선비들이 청나라 사람들의 변발만 보고 혹은 청나라의 거대한 건물들은 다 옛것들을 베낀것이라며 무시할때 연암은 깨진 기와조각으로 담을 쌓고 가난하여 담을 쌓을 재료를 못구하면 조약돌이나 유리조각을 이용해 마당을 예쁘게 꾸미면서도 비가 와도 진창이 되지 않도록 하는, 생활의 지혜를 발휘하는 그들, 우리가 '하찮다'고 생각하고 여기는 것들을 유용히 사용하는 그들을 보고, 청의 저 거대하고 발전된 문명은 이렇게 삶을 유용하게 만드는 기술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에까지 오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발제에서 내가 하찮게 여기고 있었던 것들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앞으로 생활에서 찾아보겠다. 그리고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해보겠다! 라고 썼었고, 이에 대해 문쌤께선 그런 마음을 먹었으니 이젠 내 일상에서 하찮은 것을 발견하겠다! 라기보다는(이젠 그 발견의 순간이 소중한 것이 됨으로),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내 일상을 유용하게 만드는 삶의 기술들이 사실 모두 연암이 말하는 기와조각과 똥덩어리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제가 분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보게 해주셨는데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것은 '하찮은 거'야! 이정도는 대단한게 아니고! 오히려, 글잘쓰고, 밥잘먹고, 공부잘하고 이런것이 '특별한 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말이죠.

이것을 '나와 너'의 구도로 설명해주셨어요. 나를 떠나 네가 되겠어! 이것도 결국 나와 너라는 구도안에 있게 되는것이라구요. 연암이 강조하는 것은 '사이'에 서는 것인데, 하찮은 것 아니면 특별한 것. 이 구도를 떠날 수 있을때 비로소 내 일상의 모든 것들이 그 자체로 빛날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나의 고정관념을 내려놓을 수 있을때, 나는 이런 사람이야! 하고 나를 붙잡고 있다면 그 외의 것들과 타협할 수 없습니다. 결국, 그것은 그 외의 것들 즉, 타자와도 만날 수 없다는 뜻이겠죠.


그렇다면 타자와 만나기를 바라는 저는 어떤 행동을 해야할까요? 여기서 저는 제 자신에게 '물음'을 던져보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해왔던 것, 내가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 과연 이것만이...옳을까?' 라고요. 그리고 '의심'해보는 것입니다. '내가 믿고 있었던 이것이 아닐수도 있어!'라고요.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에 대해 물어보고 의심해봐야 비로소 벽을 깨부시고 타자에게로 다가갈 수 있는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찾아가는 것이 윤리라고 하셨어요. 윤리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기존에 내가 고수해오던 방식, 내가 좋아서 해오던 그 행위에 대해 상대방이 싫어하거나 꺼려한다면 조금 방식을 바꿔보고 맞춰보는 것입니다. 가령100km/h로 달리는 것을 즐겼는데 내 친구가 무서워한다면 속도를 줄여서 60km/h로 달려보는거죠. 그런데 또 이렇게 하다보니 나도 좋고 친구도 좋아하는 겁니다. 그러면 저는 60km/h로 달리수도 있고 100km/h로 달릴수도 있게된 것이죠. 그리고 온몸으로 느끼는 거죠. 아 꼭 100km/h로만 달릴필요가 없구나? 아, 친구가 편안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참 좋네? 그러면 이것도 내게 좋은 것이라는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내 방식대로 상대를 움직이려고 한다면 불가피하게 '폭력'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나가면서 또 조절해가는 것(어? 내가 하고 싶은대로 했더니 이런 일이 발생하네? 내가 하고싶은대로 했더니 친구가 힘들어하네. 그런 결과가 나타나는것을 나는 바라지 않아!! ) 그것이 '윤리'라고 하셨습니다.


윤곽이 잡혀 가는 것 같습니다.

1. 내 전제에 물음을 던지고 의심해보기 ( 과연 이것만이 옳은 것일까? )

2. 여기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찾아가기 ( 윤리 )

3. 그 과정에서 내 '전부'를 온전히 '다 쓰기' ( 나의 전부를 온전히 다쓰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도 남아있네요 )


타자를 만나기! 이것에 집착하는것도 어쩌면 제가 타자와 만나게 된 그 순간의 결과(아주 좋은것들만 있을거라고 믿는)를 상정해 놓고 어떤 크나큰 감정과 기쁨을 기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기와조각과 똥덩어리를 상기시켜야 겠군요. 내가 하는 모든 행동과 생각이, 내가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의 순간이 모두 빛나는 순간들임을 자각하는 것 말이죠.


문쌤은 이런 말로 수업을 마무리 하셨습니다.

윤리는 내가 내 것을 행해 나가면서 만들어 나가는 거야 스스로에게 좋은 것을. 이제는 내가 원해서 하는 60km. 전에는 외부에서 강요된 60km였다면. 똑같이 60km를 달린다 해도, 법으로 60km를 지키는 사람하고 자기 윤리로 60km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결과는 같을 수 있지만 두 개의 삶의 질은 전혀 다른거야. 그런거야.”


음~다시 봐도 가슴 뭉클한 말씀입니다. 저도 제 물음들을 갖고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부딪혀보겠습니다.


청용 용-되기 /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발제 / 장재훈 / 20.06.14.


하찮게 여겼던 것을 찾아내고, 가능성을 부여하기

기와 조각과 똥덩어리

연경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에게 조선 선비들이 묻는 말이 있다. 자네, 이번 여행에서 제일 장관이 뭐였는가?” 저마다 대답을 늘어놓는 와중에 일류선비는 말한다. 황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머리를 깎았다. 이는 오랑캐요, 개돼지나 마찬가지다. ‘이류선비는 청나라 문물을 접한 사람들이지만 청나라 문물을 향해 이전 나라들의 양식을 흉내낸 것이라며, 전쟁을 통해 어지럽혀진 중국 문화를 회복시키자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연암은 중화는 중화일 뿐이고, 오랑캐는 오랑캐일 뿐이라면서 천하를 위해 일하는 자는, 백성에게 이롭고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수용하고 본받아야 된다고 말한다. 연암은 일류선비와 이류선비를 향해서 진심으로 오랑캐를 물리치고자 한다면 중화의 전해져 오는 법을 모두 배워서 우리나라의 습속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민생을 살리고 국력을 키우고 중국에는 볼 만한 것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 이르러야 비로소 오랑캐를 물리칠 수 있다고 말한다.

저 기와 조각이나 똥덩어리야말로 진정 장관이다. 어찌 성지, 궁실, 누대, 점포, 사찰, 목축, 광막한 벌판, 아스라한 안개 숲만 장관이라고 할 것인가.”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 박지원 지음, 북드라망, 242)

기와 조각과 똥덩어리는 아주 보잘 것 없는 것들인데 연암은 어찌하여 장관이라고 한 것일까? 깨진 기와 조각은 정말로 쓸데가 없지만 청나라 백성들은 그 기와 조각들을 이어 붙여서 무늬를 만들고 밭에 거름을 주기 위해 똥한덩어리도 아깝게 여겨 말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닌다. 청나라 백성들이 보잘것없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알뜰히 사용하는 모습이 연암은 인상깊었을 것이다. 똥덩어리와 기와 조각을 통해 연암을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우리가 크고 화려한 것에 주목하다가 정작 중요할지도 모르는 하찮은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걸까? 청나라 백성들은 우리가 봤을 때 쓸모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깨진 기와 조각들을 이어 붙여 담벼락을 꾸미고, 시냇가의 둥근 조약돌을 이용하여 마당에 꽃,나무,,짐승 모양을 아로새겨 깔아 놓기도 하는데 이는 비가 올 때 진창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위의 인용문은 연암이 장자의 말을 인용한 것인데 장자는 도()가 땅강아지나 개미에게 있고 기와나 벽돌에도 있으며 똥과 오줌에도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도를 하찮다고 여겨지는 것에서 더 잘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새로운 가능성

확실히 똥과 기와 조각은 나에게 있어 하찮게 느껴지고 특히 똥은 별 관심이 없는 대상이다. 냄새도 나고 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 허나 깨진 기와 조각들을 이어 붙였을 때 아름다운 무늬를 낼 수 있듯이, 똥도 적절한 곳에 사용이 된다면 똥이 만들어낼 수 있는 또 다른 멋진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쓸모없어 보이는 똥덩어리와 깨진 기와 조각을 허투루 버리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본다는 시선. 그런 시선으로 사물들을 바라봄으로써 나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내 삶에서 내가 하찮게 여기고있지만 결코 하찮지 않은, 어떤 가능성을 품고 있을지 모르는 그것은 무엇일까?

참 아쉽게도 지금 당장은 머릿속에 떠오르지가 않는다. 내가 그동안 하찮게 여기고 있던 나의 행동이나 물건들은,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너무나 하찮아서 오늘날의 내가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긍정적인 소식은 내가 하찮게 여기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들, 놓치고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음을 인식하고, 그것을 찾아보려고 관심을 기울일 때 비로소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내 눈에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흘러 사소하거나 하찮은 부분을 내가 발견하게 되었을 때, 내 자신의 마음을 그 하찮은 것에 얼마나 내느냐 일 것 같다. 너무나 하찮다고 여겨지기에, 기존에 해왔던 태도로 깨진 기와나 똥덩어리처럼 버려버릴 것인지 아니면 이것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과 아름다움을 기대해볼 것인지. 두 태도의 차이는 너무나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 같기에, 나는 선택의 시간이 온다면 망설임 없이 후자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 깨진 기와 조각을 이어 쌓고, 똥덩어리를 잘 모아서 밭에 뿌려주는 방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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