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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용-용되기수련 5주차] 장자-3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보라 작성일20-03-12 20:04 조회715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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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청공자 용맹정진-밴드 / 용-되기 수련 후기 / 장자 - 3 / 2020. 3. 11. / 김보라


안녕하세요. 장자마지막 시간(드디어!) 후기를 맡은 보라입니다! 장자의 알쏭달쏭하고 오묘한 매력에 빠지다 못해 익사할 지경인데요^^;; 조르바를 읽을 땐 '버찌' 개그가 유행하더니, 지난 3주 동안 청용 친구들의 일상 대화 속에도 ‘함 없이 함’이라든가 ‘좌망坐忘 앉아서 잊음’과 같은 장자의 말들이 유행어처럼 자주 오르내렸습니다(물론 장자가 말한 맥락에서 많이 벗어났지만요...). 이런 말들로 개그를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번주는 장자내편 제6-7편과 외잡편에서 에서 중요한 부분을 추린 부록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6편의 주제는 ‘큰 스승(대종사大宗師)’입니다. ‘진정한 앎을 얻기 위해 구체적으로 우리가 의지해야 할 스승은 누구이고, 우리가 따라야 할 기준은 무엇인지’ ‘진인眞人’을 등장시켜 이야기합니다. 7편(응제왕應帝王)은 이상적인 황제와 임금의 자격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다룹니다. 장자를 읽으며 제일 알쏭달쏭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이런 사회참여나 정치에 관한 문제였는데요. 장자는 인위적으로 혹은 사사로운 마음에서 의도하는 참여나 활동이 아닌 ‘무위의 정치’, ‘가만 놓아 둠의 정치, 무심의 정치’를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외잡편은 장자의 후학들이 장자 내편의 생각을 확장하거나, 덧붙인 것으로 보는데요. 본 책(오강남 풀이, 현암사)에 추려진 이야기들은 짧은 우화가 많아 내편의 이야기를 이해하거나 해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요. 특히 장자가 등장하는 부분이 많아 어쩐지 반갑고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시간 발제는 정희와 주희가 맡았는데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비슷한 고민으로 이어지게 됐어요. 정희가 발제문에 인용한 우화를 들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남쪽 바다의 임금을 숙이라 하고, 북쪽 바다의 임금을 홀이라 하였고, 그 중앙의 임금을 혼돈이라 하였습니다. 숙과 홀이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만났는데, 혼돈은 그 때마다 그들을 극진히 대접했습니다. 숙과 홀은 혼돈의 은덕을 갚을 길이 없을까 의논했습니다. 

“사람에겐 모두 일곱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쉬는데, 오직 혼돈에게만 이런 구멍이 없으니 구멍을 뚫어줍시다.” 했습니다. 하루 한 구멍씩 뚫어 주었는데, 이레가 되자 혼돈은 죽고 말았습니다.  

_오강남 풀이, 「응제왕 應帝王」,장자』, 현암사, 347쪽.


임금 숙과 홀은 혼돈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자 의기투합합니다. 구멍이 없는 혼돈이 답답할테니 우리와 같이 구멍을 뚫어주자! 그런데 이건 사람인 숙과 홀의 기준에서 좋은 것이죠. 구멍이 뚫린 혼돈은 죽고 맙니다. 여기서 숙과 홀, 혼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해석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는 자신의 기준이 절대적인 것이라 여긴 숙과 홀의 무지와 그로인해 벌어질 수 있는 과오에 대해 더 중심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아무래도 일상에서 숙과 홀이 되는 경험을 자주 하게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분들도 그런 경험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상대를 볼 때 정말 상대를 보고 있지 않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주희가 발제문에 쓴 이야기를 예로들면, 우리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마음이 쉽게 흔들립니다. ‘나와 대화를 나누던 상대가 갑자가 말이 없어지거나, 나를 보는 눈빛이 달라’질 때면, ‘내가 뭘 잘못했나?’ 아니면 ‘내가 기분 나쁘게 했나?’하며 신경이 쓰이게 되죠. 이는 얼핏 상대라는 외부를 주시하고 신경쓰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생각에는 ‘상대’가 아닌 ‘상대에게 보여지는 나’만 있을 뿐입니다. 상대방은 그저 몸이 좋지 않아서 혹은 다른 이유나 맥락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나의 맥락에 비춰 상대의 말과 행동을 ‘해석’하고 있는 겁니다. 그럴 때 우리는 숙과 홀 같은 과오를 범하게 되기 쉬워지겠죠.


그렇다면 나의 기준(맥락)이 아닌 상대의 맥락에서 볼 수 있어야 할텐데요. 하지만 타자를 완벽히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동일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죠. 이렇게 ‘모두 다르기 때문에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하는 일은 자칫 포기, 내지는 무력감으로 이어지기가 쉬운데요. 하지만 나와는 다른 타인의 우주를 체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내면 타인과 만나는 일이 더 많은 우주를 만날 수 있는 신나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서는 역시 내가 가진 선입견, 분별심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거울에 먼지(선입견, 분별심)이 가득 앉아 있으면 무엇도 제대로 비출 수 없는 것처럼요! 뽀득뽀득-마음을 거울이라 생각하고 먼지를 닦아보는 건 어떨까요? 주변 사람들이 다르게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이외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는데 결국 모두 ‘오상아吾喪我’로 귀결되고는 했습니다. 첫 시간부터 강조된 ‘오상아’는 장자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키워드인 게 분명한듯 한데, 아직도 알듯말듯 잡힐듯 말듯 합니다^^ 하지만 이제 헤어질 시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장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3주 동안 어쩐지 가슴이 시원해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장자라는 우주를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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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자연자연님의 댓글

자연자연 작성일

개그 수준이 너무 높아지는 거 아닙니까?!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사람의 우주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타인을 만나는 것이 '신'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후기 잘 읽었어요~ㅎㅎㅎ

보라님의 댓글

보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우리 함께 '신'나게 만나 보아요 :) ㅋㅋㅋ

권재현님의 댓글

권재현 작성일

오상아, 망아, 함없는함... 유행어 제조기계 장자! 보라누나가 장자를 다시 만나기를 바래봅니다!

보라님의 댓글

보라 댓글의 댓글 작성일

같이 '신'나게 만납시다 오정!

문빈님의 댓글

문빈 작성일

무슨 댓글을 쓰려고 했다라...? 에잇 좌망했네~!

보라님의 댓글

보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씀 없이 쓴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