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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퇴치 4주차, 몸에갇힌 사람들(1/2) 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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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석영 작성일17-03-28 09:29 조회2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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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을 쓸 때 나에게 꽂히는 부분이 있으면 그 때의 감정을 토대로 서론을 생각나는 대로 줄줄 쓴다. 그 후에 본론 결론은 어떻게 구성할지 생각하면서 쓴다. 그게 엄청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결론까지 맺어지지가 않고 서론만 남는 느낌일 때가 많다. 서론만 뚱뚱한 느낌이다. (그래서 균형을 맞춘답시고 앞부분에 쓴 설명 등을 짤라내면 나중에 읽는 사람은 그런 건 왜 빼냐고 하기도 한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그 안에서 나와 비슷한 사람이나 상황을 발견하면, 그냥 이 부분이 나와 똑같다. 내가 이래서 그랬구나. 정도에서 생각을 끝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언어화할 수 있는 문제의식이 생기지도 않고 공감정도로 끝난다. 그러나 일단 알겠으니까, 그 문제는 나에게 예전에 있었던 일이고 지금은 그렇게 않으려고 하니까, 스스로 그 문제에서 해방된 상태라고 믿는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나 글을 쓰고 읽으면서 감정이 올라오면 그 문제가 다 정리 된 게 아니고 아직 얽혀있는 거라고 한다. 그러니 앞으로 책에서 나의 문제와 비슷한 문제들을 보면 그 문제가 그 사람에겐 어느 지점에서 발생했고, 그게 어떻게 풀리고 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그게 정답이든 아니든 내 문제를 스스로 관찰하는 하나의 프레임이 될 것이다. 책에 이미 다 쓰여 있지만 나의 언어로, 나의 시각으로 문제를 다시 한 번 풀어보는 것이다. (나의 얘기를 한다는 것은 꼭 나한테 일어났던 일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책을 통해 내가 본 것을, 온전히 나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도 포함된다. 거기에 자연스럽게 내가 뭍어나고, 그게 나의 얘기를 하는 것이 된다.)

결국 생각이 앞부분에 머물러 있으니까 글을 써도 앞부분만 뚱뚱했던 것이다. 책으로 깊이 있게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가 공감한 문제가 어디서 발생했고 어디로 끝나는지를 잘 관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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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한 순간도 쉬지 않는다. 끊임없이 서로 이야기하고 있다. 말을 하고 있어도 몸과 몸 사이의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물리적 관계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서로에게 집중하고 이야기를 할 때, 혹은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서로에 신경을 쓰고있음을 무의식적으로 느낄 수가 있다. 어떤 관계, 상황에서는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닫기도 한다. 이처럼 몸과 몸의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건 관계가 만들어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단지 정보전달을 하는 것이다. 관계와 소통은 인간의 근원적 욕망이다. 이것을 위해 몸을, 몸이 형성된 과정을, 그 과정에서 생긴 소통을 가로막는 장치나 습관 등을 들여다봐야 한다.

몸에 갇힌 사람들을 읽고, 내가 꽂힌 부분은 헤르타와 콜레트 이야기다. 어릴 적 헤르타가 많이 먹은 우유를 게워내는 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받아들이지 못한 헤르타의 어머니의 불안이 헤르타에게 전달되었다. 또한 그걸 치료하겠다고 치료사는 헤르타의 토사물을 다시 헤르타에게 먹이는 엽기적인 치료방식을 썼다. 헤르타는 그 때부터 자신의 몸을,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 아기 때 이런 문제적 상황에 부딪히면 아기는 상황을 문제적이라 생각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믿어버린다.

뭔가 옳지 않다는 느낌은 절대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 아기는 뭔가 옳지 않다는 느낌을 처리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작동시키게 된다. (p.128) 그렇게 시작된 헤르타의 자기 거부는 헤르타가 실제적 자기를 부정하고 상황에 받아들여질 수 있는 거짓 자기를 만들고 키우도록 했다. (진짜-가짜보다는 잠재적 자기의 발달이 저지되고 거짓된 자기가 과잉되는 것) 어릴 때 동조받지 못했던 상황들이 자기인식과 몸에 타고난 억양처럼 각인됨으로써 평생 지속될 육체적 감각의 기본패턴이 만들어진다.(p.127) 따라서 아이 때, 문제적 상황에서 상황이 아닌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했던 그 사고방식이 헤르타에게 고착되었다. - 아이 때 이런 특성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게 습이 됐다면 스스로 끊으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방법은 계속해서 실제 일어나는 사건을 상황과 맥락 위에서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아기가 자주 무시당하고 상냥한 접촉의 경험을 거의 경험하지 못한다면, 상냥한 접촉은 아기의 경험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등록되지 않는다. 나중에 상냥한 접촉을 경험하면, 그 아이는 움찔하거나 겁을 먹거나 불안해한다. 상냥한 접촉을 즐겁고 안심되는 일로 암호화하는 감정적, 신경적 경로가 구축되지 않았으니 그 경험은 이질적으로만 느껴질 뿐, ‘자연적으로상냥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이다. (p.129)

치료과정에서 헤르타는 타인의 몸을 보조몸으로 이용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만족스럽고 믿을만하고 견고한 몸의 감각을 타인의 몸에 유도해냈고, 결국 스스로도 그런 몸을 발달시켰다. 어머니나 바이올린으로만 한정되었던 헤르타의 관계가 상담사에게로까지 확장되고, 그 관계는 '동조반응을 일으키는 관계'를 말한다. 이를 통해 헤르타는 스스로의 몸을 바꿀 수가 있었던 것이다. 나는 동조반응을 부담스러운 것으로 생각하여 스스로 잘 닫고 살고있진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고, 정확하게는 정리를 더 해야할 거 같다.

 콜레트 역시 비슷한 문제와 치료과정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과거에 자신이 갖지 못했던 몸들을 애도하게 되었다. 긴 시간동안 자신의 신체가 자신의 것이 아니었던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현재에 와서 분노로 발현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깨끗한 몸은 없다. 몸은 성별, 나이 등을 토대로 한 시대의 요구, 타인의 기대, 개인적 욕망, 양육자의 태도 등의 요구와 그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고, 행동양식등으로 구성된다. 깨끗한 몸을 찾으려는 것 역시 자신의 몸을 갖지 못했던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분노를 북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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