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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3-25 00:54 조회192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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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누구나 미워하는 감정에 시달려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미움이 너무 커서 자신까지도 삼켜버릴 것만 같은 고통에 사로잡힐 때도 있었을 것이다.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써 보지만 이 감정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이성적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상대방에게 관대해 지려고 노력해 보지만 상대방을 대면하는 순간 감정은 용수철처럼 튕겨져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떻게 헤엄쳐 나올 것인가. 나는 안다. 이 소용돌이 속에서 오래 머물면 머물수록 만신창이가 된다는 것을.

그 감정을 논리적으로 규명하고 이해시키는 스탠더드 한 방식은 도대체 이놈의 감정에는 먹혀들질 않는다. 니체도 이런 감정의 고통을 숱하게도 많이 겪었나보다. 역시 그의 해법은 명쾌하고 신선하다. 감정의 성질을 잘 간파하여 반전을 꾀하듯 충동을 충동으로 굴복시키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이미 생각 속에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마셔버림으로써 이 신속한 낭비에 뒤이어 엄청나게 빠른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p119) 상상 속에서 상대방을 가장 잔인하고 처절하게 복수함으로써 미움의 감정을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실제 현실 속에서 불가능하다면 가상의 현실을 통해서라도 충동은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한 번 불쑥 올라온 충동은 어떻게든 해소되지 않으면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가 없다. 이렇게 충족된 감정은 바로 다른 감정을 낳는다. 잔인한 자신을 향한 새로운 충동 - 경멸감, 혐오감이 일어나고 이 충동을 또 해소하고자 상대방에 대한 관대함이 생겨난다. 이 관대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성격의 관대함이다.

그 간에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을 갖는 것조차 허용하기 힘들었다. 상대방이 불행해지는 장면을 상상하는 순간 바로 죄책감이 밀려와 자신을 질책하곤 했다. 이렇게 해소되지 않은 감정은 다시 미움을 불러일으키고... 반복되는 이 사이클. 상상 속에서라도 맘껏 미워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고 뭐가 문제가 될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복수해줄 수 있다면 마음장은 어떻게 변화할까? 실제 현실에서 복수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을 뿐더러 절대적으로 자신을 위한 해결방법도 아니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결국 자기 자신을 해칠 뿐이다.

따라서 관대함은 상대방을 위해서 갖는 감정이 아니다. 의도적인 감정의 과도한 낭비로 얻게 되는 획득물이다. 니체는 철저하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인 것 같다. 아니 인간 자체가 본래 그러한데 어떤 강요에 의해 도덕적인 척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구를 위해서 어떻게 감정을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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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그녕님의 댓글

그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아요, 충동이란 어떻게든 그것이 실현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지요. 그래서 무작정 충동을 억누르는 방법은 참으로 쓸모가 없는 것 같아요. 문제는 어떻게 그 총동을 실현시킬 것인가만 남는 것이죠. 우리 고귀한 존재가 되는 방식으로 충동의 윤리를 찾아가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