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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길 없는 대지) 2강 후기 //스크롤 압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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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곰진 작성일17-02-24 14:28 조회717회 댓글1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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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길 없는 대지> 2강 후기입니다.


2강은 1902년부터 1909년까지, 일본에서 8년 간 청년 시절을 보낸 루쉰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19세기 초, 서구 열강의 침략에 위협을 느낀 청나라 정부는 유신 정책의 하나로 서구와 일본에 유학생을 파견합니다. 특히, 일본은 유학붐의 중심으로 8,000명에 육박하는 중국유학생이 있었죠. 루쉰도 국비 장학생으로 뽑혀 도쿄에 갑니다. 한데, 루쉰의 눈에는 동양 제일의 근대도시 도쿄도 별 감흥이 없는 그저 그런 도시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루쉰은 이 도시에서 (루쉰 사상의 키워드 가운데 하나인) 환멸을 경험합니다.



당시 부국강병의 역군으로 일본에 건너온 중국 유학생은 크게 두 종류였다고 합니다. 서구에서 유입된 댄스를 배우며 놀거나’, 혁명에 가담해서 누구를 죽일지 모의하거나. 루쉰도 의식 있다고 자부하는 청년들이 모이는 우에노 공원의 혁명 집회에 나갑니다. 그리고 혁명을 위해 목숨을 버려야 하는 폭탄 투척자(?)로 뽑히지요. 루쉰은 기꺼이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묻습니다. ‘내가 죽으면 남은 가족은 부양해 줄 건가?’ 하지만 그 질문에 다른 청년들은 벙 찐 모습. 반동세력만 제거하면, 혁명만 이룩하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환상밖에 없던 청년들은 거기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거죠.



이 사건 이후, 루쉰은 혁명에서 발을 뺍니다. “집회와 강연을 오가면서 기껏 권력자를 조롱하는 게 뭐 대단한 정치활동이라도 되는 양 우쭐대고 시시덕거리는 패거리들, 치기에 사로잡혀 암살쯤으로 혁명이 가능할 거라고 믿는 관념론자들 그들 역시 노예요 아큐다.”(강의안, 4)라고 결론 내린 것이죠.



지난 강의에서는 중국인의 노예근성을 <아큐정전>의 표현을 빌려 식인이라고 하였는데, 이번 강의에서는 변발이라는 말이 쓰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변발은 1644, 청나라가 산해관을 넘어 대륙을 통치하면서 한족에게 강요한 머리 스타일입니다. 오랑캐의 천박한 습속이라 저항하던 수많은 한족이 피를 흘린 후에야 변발은 하나의 문화(습속)로 자리 잡게 되죠. 루쉰은 일본 유학 시절 변발을 잘라버렸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관리하기 귀찮아서. 하지만 몇몇 청년들은 단발을 마치 혁명의 징표처럼 간주하며 뒤따랐죠. 그때 루쉰은 간파했을 겁니다. “변발을 고수하는 것은 지독한 습속의 잔재지만, 변발을 자른다고 해서 혁명가가 되는 건 아니다.”(강의안, 4) 중요한 건, 변발이냐 단발이냐가 아니라 신체와 정신에 새겨진 노예의 습속을 바꾸는 것이라고. 하여, 유학생들에게서 일찌감치 노예의 형상을 간파한 루쉰은 도쿄를 떠납니다.



루쉰은 센다이의 의과대학에 입학합니다. 센다이는 지금도 휑한도시라는데 당시에도 그다지 활기찬 도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루쉰이 센다이 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자 센다이 최초의 중국 유학생이라며 지역 신문에 날 정도였다니까요. 루쉰이 돌연 의학을 선택한 이유는 한의(중의)에 희생당한 아버지의 아픈 기억때문이죠.(그리고 환멸적인 도쿄 생활에 대한 일종의 도피) “내 꿈은 아름다웠다. 졸업하고 돌아가면 내 아버지처럼 그릇된 치료를 받는 병자들의 고통을 구제해 주리라.”( <외침>, 서문) 하지만, 힘찬 포부와 달리 루쉰은 이내 의학의 길을 포기합니다. 후지노 선생이라는 인연만 간직한 채 도쿄로 돌아오죠.



루쉰이 의학을 포기하게 된 이유로 주로 꼽히는 건 환등기 사건입니다. 그런데 채운샘은 루쉰 연구가인 다케우치 요시미의 말을 빌려 루쉰이 의학을 포기하게 된 중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로 다른 것을 꼽습니다. 루쉰은 센다이에서 일생의 스승 후지노 선생을 만납니다.(루쉰은 자주 젊은이들에게 스승을 둘 필요가 없다고 했음에도 자신은 후지노 선생의 사진을 액자에 꽂아 두고 간직했다고 하네요.) 후지노 선생은 혈혈단신 센다이로 온 루쉰에게 관심을 기울였지요. 아직 일본어도 서툰 루쉰이 (당시 일본 의학의 주류였던) 독일 의학 용어까지 공부하느라 벅차하자 따로 불러서 정성껏 노트도 첨삭해주죠.(채운샘이 센다이 의전에 보관된 루쉰의 노트를 직접 보셨는데 빨간 비가 내리고 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게 뜻하지 않게 루쉰을 곤란하게 만듭니다. 학기말 시험에서 142명 중 68등이라는 어중간한 성적을 받았는데 몇몇 일본인 동급생이 그 성적마저도 말이 안 된다며 루쉰을 추궁했답니다. ‘너는 회개하라! 후지노 선생이 네게 시험 문제를 유출한 게 아니냐!’ 거기서 루쉰은 큰 충격을 받습니다. 142명 중 68. 일본인의 눈에 중국인은 이런 어중간한 점수도 과분한 어리석은 존재로 내비친단 말인가. 그때 당한 모멸이 루쉰을 의학이 아닌 새로운 길로 인도한 거죠.



또 하나, 루쉰의 사고 과정도 의학에서 문예로의 전향을 이끌었습니다. 남경 광무철로학당에 다니던 시절, 루쉰은 당시 중국 사상계를 뒤흔든 <천연론>을 읽습니다. 그런데, 루쉰은 딱정벌레에서 시작해 원숭이를 거쳐 만물의 영장 인간으로 마무리되는, “야만에서 문명으로진행되는 필연적인 진화의 과정이라는 주류적인 해석과는 다르게 <천연론을> 이해하죠. 우리 인류도 새로운 존재로 나아가는 중간물의 단계일 뿐이지, 최종 결승점은 아니다. “자연과 마찬가지로 인간사회 역시 시작도 끝도 없이 시대에 따라 왕복할 뿐 목적지는 없다.”(강의안, 5) “그러므로 다수의 이름으로 인간의 개성을 짓누르거나 그 어떤 이념적 명분이라도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 개체가 확립되어야 전체가 될 수 있다.”(강의안, 5)



이것이 바로 루쉰이 일본 유학 시절 확립한 입인(立人)’이라는 개념입니다. “달리 말해, 개체의 정신이 혁명되지 않고서는 사회의 혁명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 자신이 아큐인 채로는 아무것도, 터럭 하나도 바꿀 수 없다.”(강의안, 5)는 것입니다. 하여, 루쉰은 민중의 몸을 고치는 의학에서 정신을 바로 세우는 문예로 나아갑니다. “정신을 제대로 뜯어고치는 데는, 당시 생각으로, 당연히 문예를 들어야 했다.”(강의안, 5)



문예라는 새로운 길로 가닥을 잡은 후, 루쉰은 도쿄로 돌아와 동생과 함께 유럽 약소국가의 문학을 번역하는 작업을 하며 동시에 신생이라는 잡지를 창간할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잡지 창간의 꿈은 출판을 앞두고 엎어지죠. 이 사건 이후, 루쉰은 중국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제껏 경험치 못한 무료”, 루쉰 자신이 적막이라고 이름 붙인 것을 느끼죠. “루쉰은 이 적막감을 떨쳐내기 위해 고대로 돌아가 고전과 불경을 공부하고 비문을 베”(강의안, 2)끼지만 적막은 쉬이 사라지지 않죠.



그럼 이 적막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타지를 떠돌며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이러저러한 시도를 해보았지만 눈을 뜨고 보면 다시 그 자리, 처음의 그 폐허였다. 세상은 변해 돌아가고, 배웠다는 자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청중은 환호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그래서? 세상은 뭐가 달라졌는가? 또 나는?”(강의안, 2) 루쉰은 적막이라는 자신의 폐허에서 자기경멸의 시간을 보냅니다. 여기서, 자기 경멸이란 통렬하게 자신을 해부하고 시대의 심연을 응시하는 작업을 말하죠. 적막이라는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니 세상은 온통 암흑과 허무만이 실재합니다.



하지만 루쉰은 한사코 암흑과 허무에 항전하려 하죠. 허나, 그 항전의 목적은 희망으로 나아가는 게 아닙니다. “희망에도 절망에도 사로잡히지 않고자신과 세상을 해부하면서 자기 길을 가는 것. “니체 식으로 말하면, 루쉰은 몰락 중’”(강의안, 2)이면서 생성 중이었던 게 아닐지. “오물로 가득한 폐허를 만나지 못한 자들, 자신이 있는 곳을 폐허로 경험하지 못한 자들은 어떤 것도 창조할 수 없다.”(강의안, 7)



채운샘 말처럼 루쉰은 민중을 대상화하지 않습니다. 루쉰의 글에는 내가 저 어리석은 민중을 계몽해야겠다는 구도가 없죠. <아큐정전>처럼 자신도 식인을 하지 않았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하기에 루쉰은 자신의 폐허를 바라보는 작업부터 합니다. 그러한 후에 세상을 향해 세상의 가치를 뒤흔들고 사람들의 마음을 동요시킬 수있는 글, 적들에게 약간의 구역질을 일으키는 악마 같은 글을 쓰고자 합니다. 글로 식인과 변발이라는 습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답을 줄 수는 없지만, 인습의 노예가 된 인간의 비참하고 궁핍한절절한 상황은 자각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폐허를 목도하고 새로운 생성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루쉰은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는 글을 씁니다. 그런 탓에, (채운샘 말처럼) 루쉰의 글을 읽으면 따끔따끔하고 불편한 것일테죠.



마지막으로, 제일 여운이 깊었던 단호함 그리고 머뭇거림으로 긴~ 후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루쉰의 글은 단호합니다.(하다고 합니다. 아직 안 읽어봐서...) 곰샘은 칼날처럼 서늘하다고 표현하셨죠. 하지만 그 속에는 머뭇거림도 함께 있다고 해요. “자신이 붓이 어쩌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들마저 독살할 수도 있음을 알기 때문”(강의안, 7)이지요. 글을 쓰다 머뭇거리고 한참을 고뇌하다 어쩔 수 없이다시 글을 쓰는 루쉰의 모습이 흐릿하게나마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일본에서 보낸 8, 청년 루쉰에 대한 강의 후기를 마칩니다.



대충 맥락을 이해하고 싶어서 정리하다 보니 굉장히 길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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