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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릴라 세미나]모비딕 2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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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훈 작성일20-03-21 20:44 조회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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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코릴라 세미나 모비딕 2주차 후기를 쓰고 있는 청용밴드에서 공부중인 보미당 거주자 장재훈입니다.


 살상용으로 쓸 수 있을 법한 두께의 책 '모비딕'. 이제는 읽을수록 그 이야기들, 고래라는 존재와 거친 바다 사나이들에게 빠져들고 있는데요. 책 속의 거친 사내들. 항해사 스타벅, 플래스크, 스터브. 작살잡이 퀴퀘그. 선장 에이해브 등등 이들은 각자의 욕망을 쫓아 3년 동안의 항해를 떠나는 포경선, '피쿼드'호에 오릅니다. 한없이 여유롭다가도 정신없이 돌아가는 포경선상에서의 하루들. 피쿼드호의 사람들은 결코 천방지축하거나 오합지졸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본인들의 분야에서 실력있고 인정받는 전문가들입니다. 헌데 선장 에이해브는 단순히 고래 몇마리를 잡아 기름통을 채우려고 바다로 나온건 아닌거 같습니다. 그는 그의 한쪽 다리를 잃게 만든 향유고래 '모비 딕(MOBY DICK)'을 찾고 있는 듯합니다. 복수를 하려는 걸까요. 마침내 그 거대하고도 흰 향유고래를 만나게 되었을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저희는 오늘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 보았습니다. COVID-19(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전 세계가 시끄러운데요. 우리 인간들은 이제 옆에 있는 사람이 가벼운 기침만 해도 곁눈질로 흘끗 쳐다보며 눈치를 주고 집에 꽁꽁 틀어박힐 수 밖에 없음에 답답함을 호소하는데 이 시국에 세계 곳곳의 자연은 모처럼의 휴가철을 맞이한 것이 아닌가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자 석영누나는 '와 정말 그렇네?'하면서 흥미로워했습니다. 저도 속으로 '햐~정말 그렇네 신기하다.' 했고요.


 근영쌤은 죽음을 시야에서 밀어버리고 오직 삶밖에 없다는 방식으로 우리의 감각을 바꿔버린 근대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죽음에 대한 일상적 접촉이 어려워진 요즘이라고 하셨습니다. 죽음이란것을 잘 접하지 못하다가 코로나사태로 그게 확 다가오니까 마치 없던 죽음이 일어났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요. 왜 살아있을때는 죽음을 못 느끼는지, 죽음이 코 앞에 와서야 그걸 느끼는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도 나눠보았습니다.



 저도 작년에 교통사고로 인해 정말 죽었을지도 몰랐을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운이 좋게 생존하고 회복되어 잘 살고 있고, 그 날 응급실에서 나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과 의료진을 붙잡고 왜 더 빠르게 처리를 못해주냐며 역정을 내는 부상자의 가족들을 보며 저들은 저렇게 화를 낼 수 밖에 없고 답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겠구나...죽음은 정말 느닷없이 나와 사랑하는 이에게 닥칠 수 있는 것이구나. 그저 하루를 무난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복 받은 삶인지 응급실 의자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친구의 아버지 또한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시다 큰 수술을 받으시고 기적적으로 깨어나셔서, 병문안을 간 저와 친구에게 웃으시며 밥 더 먹으라며 챙겨주셨을때, 심경을 묻는 저의 물음에 친구는 그저 아버지가 살아 계신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했을때, 친구 아버지의 병문안을 다녀오고 일상을 다시 살아가다가 도로 위 어제의 시내교통상황 전광판의 사망과 부상자수가 더는 남 일 처럼 느껴지지 않기 시작했을때 죽음이란것에 대해 간간이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두려움에 기인한 것인지 사고 후 횡단보도를 건널때는 더욱 조심하게 되더군요. 자전거는 꼭 내려서 끌고 가고요. 세미나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죽음에 대해, 죽음과 삶이 공존함을 늘 인식하고 살 수 있다면, 등한시 하던 죽음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면 어떻게 나의 일상을 살아가는 태도와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할지 궁금했습니다. 마침 수요일 '죽음에 대하여' 세미나가 있던데, 관련 책들에 관심을 가져봐야겠습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P.460까지 분량을 나갔지만 아직 모비딕은 그의 거대하고도 육중한 흰 몸뚱이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궁금합니다. 모비딕. 그는 어떤 고래일지. 그는 왜 사냥당해야 하는지. 그는 인간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그가 결국에 죽게될지 아니면 수면위로 뛰어올라 그의 몸을 날려 선원들의 보트를 산산조각 낼지...다음주에는 모비딕과 '피쿼드'호 선원들의 운명을 알 수 있겠군요.


 신비한 고래, 한없이 푸르르다 돌연 붉게 물드는 바다, 바닷물에 몸을 흠뻑 적셔진 채 일을 하다 뜨거운 태양에 흰 소금이 덕지덕지 들러붙은 선원들의 까끌까끌해진 희고 노라며 검은 피부, 높디 높은 돛대에 올라 사색에 빠져있다 돌연 고래를 발견하곤 목이 쉬어라 아래를 향해 소리치는 선원의 흥분된 목소리, 손이 다 부르트고 피곤에 절어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있지만 넘실거리는 파도를 저으며 목표물을 향해 노를 젓는 단단히 핏발 선 선원들의 팔뚝과 목의 근육들, 거칠게 흔들리는 보트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선 채 곧 고래의 몸에 꼳힐 창을 한 손에 들고 뜨거운 눈빛으로 창의 앞뒤를 훑어보며 각을 재는 항해사와 작살잡이들, 마침내 창이 고래의 몸을 꿰뚫고 그가 드넓은 배를 까뒤집고 숨을 거두었을때, 피냄새를 맡고 모여 든 탐욕스런 상어들의 정수리에 고래삽을 꽂아넣고 아슬아슬 고래의 몸에 쇠사슬을 감는 선원들, 그 굵고 거칠은 쇠사슬에 묻은 핏내와 쇳내 그리고 비릿함이 제 코와 혀를 타고 느껴집니다.


 광활한 바다. 어느 순간, 그곳엔 나와 너 밖에 없습니다. 저는 거대한 생명과 이곳에서 만납니다. 그 무의식적인 동기가 무엇이든 창은 내 손을 떠나서 고래를 향해 날아갑니다. 날아가야 합니다. 나는 육지로 돌아가야 하기에. 우리 둘 다 돌아갈 순 있지만 나의 욕망이 존재하는 한, 고래는 집에 돌아가지 못할것입니다. 설령 돌아가지 못하는 쪽이 내가 되더라도. 나는 내일도 창을 던질것입니다...


 다음주는 코릴라 세미나 '모비딕' 마지막 시간입니다. 슬슬 탄력과 재미가 붙으려 해서 마지막인것이 아쉽지만 또 즐거운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토요산타!오예! ). 겸손하게 책을 읽고, 뻥튀기와 딸기를 먹으며 쌤들과 즐겁게 이야기 나눠야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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