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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천왕 s3. 푸코의 말과 사물] 5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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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른달 작성일19-08-12 22:15 조회1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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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분류하기는 올 어바웃 린네입니다. 종속과목강문계 우리의 뼈에 새겨진 이 분류를 만든 린네. 중학굔지 고등학굔지 생물 시간 이후론 처음 꺼내보는 이름인데요. 푸코에 의해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이야! ㅎㅎ 아무튼 이 종속과목강문계는 사실 우리에게 매우 익숙할뿐더러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고샘께서 예로 든 호랑이도 린네의 분류로 보면 조금 크고 조금 덜 귀여운 고양이입니다. 집사의 온몸에 생채기를 내는 냥이를 보며 ‘음. 역시 나는 맹수를 키우고 있어.’라고 자연스레 생각이 드는 것도... 세상의 어떤 곳에서는 호랑이를 집안에서 키우는 경우도 있던데 하는 소식들도 모두 호랑이-고양이가 동일한 칸에 속해 있기 때문인가?! 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 어쨌거나 우리에게 자연스러워 보이는 이 체계도 푸코에 의하면 실은 고전주의 시대를 거쳐 형성된 것일 따름입니다.


무엇이 무엇에 속하는가 하는 분류는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호랑이와 고양이는 각각이 가진 수많은 잠재테가 있을 것입니다. 그중에서 어떤 특별한 속성들만 추출해서 같이 묶는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그 특별하게 묶이는 속성들을 제외한 특징들은 분명 실재함에도 없는 것처럼 뒤로 밀려납니다. 호랑이가 고양이과에 속한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호랑이를 본다면 그 맹수다움이 왠지 모르게 흐물흐물 물처럼 싱거워진 느낌입니다. 호랑이가 ‘고양이과’라는 이름으로 분류되는 순간 우리는 그 언어적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고 그것으로 세상을 보게 됩니다. 동시에 이름을 얻지 못한 특징들은 투명 셀로판지처럼 있지만 없는 것처럼 여겨지게 되지요.


사물이 연결되어 있던 르네상스에 비하면 고전주의의 이런 분류법의 출현은 매우 놀랍습니다만 여전히 근대와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많습니다. 고전주의 시대에 현미경이 발명되기 시작하고 가시성의 영역이 확장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가시성은 현재 우리가 MRI나 여러 의학 기구들에서 볼 수 있는 그런 광학기기와는 구별하여 이해해야 합니다. 이때의 현미경은 결코 사물의 ‘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눈을 통해 볼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세밀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정도, 좀 더 정밀한 묘사를 가능케 하는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여전히 밖을 보는 장치였고 이후 근대에 이르러 ‘안’을 보려는 욕망, 해부학 등이 발달하면서 고전주의 시대와는 다른 결을 보여줍니다. 시간 역시 고전주의 시대에는 여전히 모든 것의 외부에 있습니다. 이제 막 만물의 자리를 정하고 칸막이(도표화하여)로 정리 정돈을 하는 와중에 자꾸만 불쑥 불쑥 들어와 이 정리를 뒤죽박죽 흐트러뜨리는 것으로서의 외부적 시간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방학 생활계획표를 떠올려 보세요. 그것은 애초부터 영원히 미션임파서블입니다. 흐르는 강물을 어찌 액자에 담을까요? (그러나 이 어려운 일을 서양 근대는 해냅니다. 시간을 공간화하는 이상한 믿음 혹은 꼼수로서.) 이렇듯 시간 역시 고전주의 시대까지는 사유되지 않았으나 근대를 거치면서 구조에 내재적인 것으로서 담론 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이번 시간에 고샘께서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고전주의 시대에 태동한, 자연을 질서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미 자연을 대상화하는 태도가 드러나는데 이는 동시에 명징한 주체화를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 질서화, 구조화의 공간적 사고방식은 앞서 시간에 대한 문제를 담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변화하기 때문이죠. 이후 나오겠지만 서양의 근대가 시간을 구조 속에 담는 시도는 엄밀하게는 계속 변화하는 시간의 속성을 사유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공간화하여 구조 속에 내재화 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반면 동양 사유는 시간적입니다. 시간이 변화하면 무엇이든 이전의 모습 그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만물이 한시도 고정되어 있지 않음을 깨달은 동양에서 그 무엇도 주체, 대상으로 고정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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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간은 6장 교환하기를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만물은 변화하는 것이니 지난주까지 안 읽혔다고 이번 주도 안 읽히리라는 법 없습니다!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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