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강학원

본문 바로가기
남산강학원을 즐겨찾기에 추가
사이트 내 전체검색

일반세미나 일반세미나

[일리치읽기]s3 그림자노동2/2

게시물 정보

작성자 이달팽 작성일19-08-03 20:05 조회175회 댓글0건

본문



일리치 읽기, 세 번째 시즌의 주제는 ‘성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세미나원이 조금 늘었습니다) 일리치는 산업사회로의 진입을 성별gender이 사라지고 성sex이 나타나는 변곡점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리치의 눈으로 지금의 여성문제를 풀어볼까 했던, 세미나였는데, 오히려 성이나 여성문제보다 자본주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ㅋㅋ 어쩌면 이것이 일리치가 더 말하고 싶어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여성 문제가 성차별, 억압의 문제로만이 아니라 조금 더 멀리서 바라보면, 토착가치의 상실이라는 좀 더 큰 범주로 보이니까요.


이번주에는 <그림자 노동> 나머지 절반을 마저 읽었습니다. 이번주에도 역시 모어母語의 아버지 네브리하가 등장했구요, 민중에 의한 과학과 민중을 위한 과학을 비교하는 챕터, 임금노동과 그림자노동 패키지에 대한 챕터가 있었습니다. <그림자 노동>을 읽으면서 조금 더 명확해진 것은, 일리치가 ‘자급자족’을 말한다는 점이었어요. 그리고 근대는 이 자급자족의 터전이 사라진 상태라고도 합니다.


토착/토박이라는 말로 번역되는 ‘vernacular’는 자급자족의 문제와 떨어질 수 없는 말인데요. 근대는 ‘토박이 말’, 성별(토착문화와 연결된 성역할), 토박이 기술이 모두 점령당한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살아가면서 관계 속에서 습득하게 되는 언어, 동시에 직접 만들어가는 언어(토박이 말)가 아니라, 모어/표준어를 ‘교육받아’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언어는 ‘비인간적’이 되고, 자본 아래로 포섭됩니다! 부자가 듣는 말은 가난한 사람이 듣는 말보다 더 비싸지고, 토박이 말을 쓰려면 필요한 ‘침묵’을 모어가 점령합니다. 


세미나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이 언어에 대한 부분이었는데요. 실제로 어떤 게 토박이 말이고, 어떤 게 모어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말은 토박이 말인 걸까요, 아니면 자본화된 모어인 걸까요?? 어학학원에 가는 것은 확실히 언어를 돈 주고 사는 일이긴 할텐데요. 그러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그 순간에 통하는 언어 정도가 토박이 말인 게 아닐까, 글을 쓰면서 내 언어로 씹어지는 그때 토박이 말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이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4장 민중에 의한 연구-에서는 일리치가 좋아하는 중세 수도사 생빅토르 위그가 등장합니다. 일리치는 민중에 ‘의한’ 연구와 민중을 ‘위한’ 연구를 명확히 분리하고자 하는데, 민중에 ‘의한’ 연구를 설명할 말들을 위그에게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위그에게 기술, 과학이라는 것은 인간의 신체적 결함을 치료하는 철학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체적으로 완벽하게 태어나는 동물들이나 식물들과 같은 자연을 모방해서, 인간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위그는 자연 조건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과학을 연구했습니다. 일리치가 말하고 싶은 과학 연구라는 것도, 민중에 ‘의한’ 연구, 연구하는 사람들 자신들이 필요해서 하는 연구였습니다. 민중을 ‘위한’다고, 만인을 ‘자연으로부터 해방’시키고자하는 기술은 민중의 자급자족에서 멀어지는 길이니까요. 이번 세미나에서도 다시금 일리치를 통해서 무엇을 위한다-라고 하는 계몽-서비스 정신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양 교회의 사목적 권력에서부터 오는 타인을 위해주지만, 타인의 자급자족의 터전을 빼앗게 되는, 혹은 나를 위한다고 하는 것을 받아들이다가 서비스에 의존하게 되는.. 


그림자 노동 파트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임금노동에 대한 과거의 인식이었습니다. 이전에 임금노동에 의존해 생활하는 것은 가장 비참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공동체에 속해있지 못하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산업사회에서 임금노동은 생계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활동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임금노동의 그림자처럼 생겨나는, 그림자 노동이라는 영역이 생겨났는데, 이 노동은 자연스럽게 여성의 노동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전에 여성이 했던 자급자족적 노동은 어쩌면 산업사회의 그림자 노동과 같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집안일은, 이전에 자급자족하는 일로써도 존재했고, 현대에 와서 임금노동자를 보조하는 그림자 노동으로써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림자 노동일까요? 생활을 위한 상품-을 사기 위한 돈을 버는 임금노동, 이것이 생활의 중심이 되어버리면, 그 나머지 것들은 그림자 노동이 되는 것일까요? 다음주에 <젠더>를 읽을 저에게 이 질문을 넘겨주려고 합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