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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은 니체] 8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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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준희 작성일19-04-23 14:31 조회41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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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재겸, 보연, 소임, 가람, 김현미, (순식) 이렇게 6명이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꽃피는 봄이라 그런지 집안 행사와 건강 문제로 몇 분 결석이시네요. 다음 주에는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주 텍스트는 선악의 저편4, 잠언과 간주곡입니다. 세미나 시간에 주로 토론되었던 구절과 제가 인상 깊었던 구절을 옮기는 것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86. 여성들 자신은 항상 자기 개인에 대해서는 허영심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허영심의

배후에는 비개인적 경멸감이 존재한다. 여성자체에 대한 경멸감이.

4장에는 유독 여성에 관한 구절이 많다. 전체적인 여성에 대해 경멸을 한다는 것인가? 아니면 본인은 보편적인 여성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허영심은 경멸감을 베이스로 나온다고 생각한다. ‘여성자체에 대한 경멸감은 무얼 말하는 것인가? 굳이 니체가 생물학적 여성을 지칭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83. 본능. 집에 불이 났을 때, 사람들은 밥 먹는 것조차 잊어버린다. 그러나 불이 꺼지면 잿더미 위에 앉아 밥을 먹는다.

일상에서의 습관을 돌아보게 하는 말이다. 지금도 우리는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잊고 산다.

 

72. 인간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은 고귀한 감정의 강도가 아니라 그것의 지속이다.

- 짜라~고귀한 인간은 높은 곳에서 편안하게 있어야 한다는 구절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우리는 각성을 해야, 정신을 차려야 고귀한 가치로 살 수 있는데, 강자라면 그런 높이에서도 편안하게 있을 수 있어야 한다.

 

73. 자신의 이상에 도달한 자는 이와 함께 그 이상마저도 넘어선다.

73a. 많은 공작은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앞에서는 자신의 꼬리 깃을 감춘다.

이를 공작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단락을 연결해서 읽어보면 공작은 화려하게 꼬리 깃을 펼칠 때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초극한 공작은 그런 것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꼬리와 관계없이 공작만으로도 존재하는 것이 공작의 자존심이다. 어떤 공간에서 우리가 잘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에 나의 존재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100. 우리 모두는 실제의 자신보다도 단순한 인간인 거처럼 가장한다. 그렇게 해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휴식을 취한다.

머릿속은 복잡하고 온갖 생각들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 별 생각 없는 것처럼 행동할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때 오히려 모른 척하면서 그 상황에서 멀어지려고 한다. 니체가 사람들의 관심을 피하려고 이렇게 산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런 말들을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사람들의 관심과 인정을 목말라 한다.

 

98. 자신의 양심을 길들이면, 그것은 깨물면서 동시에 입을 맞춘다.

자신이 스스로를 학대하면서 고통을 느끼며 동시에 쾌락을 느끼는 것이다.

 

133.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이상을 갖지 않는 사람보다 더 경박하고 파렴치하게 한다.

현상성을 강조하는 니체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173. 인간은 경멸하는 상대를 증오하지는 않고, 자신과 대등하거나 더 높다고 생각하는 자만을 증오한다.

내가 누구를 증오하는 지가 나의 수준이다. 미워하고 증오할 수 있는 사람만이 나의 적으로 두어야 한다. 내 감정 안에서 경멸과 증오의 감정을 구분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우리는 상대를 경멸하면 아예 무시하고 생각을 안 한다. 신경이 쓰이는 상대가 있다면 그의 모습에서 나를 본 것이다. 나를 자극하는 무언가가 상대에게 있다는 것이다.

 

176. 다른 사람들의 허영심이 우리의 비위에 거슬리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허영심에 거슬릴 때문이다.

173번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심리학자 이상으로 자기를 잘 관찰한 니체의 세심함이 놀랍다. 니체는 동정, 허영심을 부정했다.

 

69. 보호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죽이는 손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인생을 제대로 관찰한 사람이 아니다.

82. “모든 사람에 대해서 동정을 갖는다는 것”- 이것은 그대 자신에 대한 가학과 폭압이 될 것이다. 나의 친애하는 이웃들이여!

동정을 베풀기 위해서는 자신의 개인적인 욕망이나 소망을 억눌러야만 한다. 동정의 말들은 그 사람을 그 자리에 주저앉힌다. 니체는 동정을 인간을 악화시키고 왜소화시키는 것으로 보았다. 한때 유행했던 힐링 부류의 책들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93. 다른 사람들을 상냥하고 붙임성 있게 대하는 것에는 인간에 대한 증오 같은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상냥함에는 인간에 대한 극심한 경멸이 숨어 있다.

일반적으로 처세술로 통하는 것을 니체는 경멸한 것 같다. 나의 적수가 안 되는 사람한테 상냥함을 보인다. 굳이 이런 사람에게 긴장을 안하는 것이다. 나에게 전혀 해를 끼치지 않을 사람이다.

 

181. 자신을 저주하는 사람을 축복하는 것은 비인간적이다.

184. 악의처럼 보이는 오만한 선의가 있다.

185. “그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냐고? “내가 그에게 미치지 못하니까.” 일찍이 이렇게 대답한 사람이 있었던가?

 

짧은 문장으로 되어있어 상대적(?)으로 쉬울 줄 알았는데 역시 니체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촌철살인의 니체 사상이 응축되어 있어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은 이번 시즌 마지막 시간으로 그동안 읽었던 텍스트 중 각자 인상에 남는 부분을 가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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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주리님의 댓글

정주리 작성일

분명히 저도 읽었는데, 왜 볼 때마다 새로울까요?;;
지금 이순간 가장 와닿는 문장은, '인간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은 고귀한 감정의 강도가 아니라 지속'이라는 말이네요..
한순간 뜨거워지기는 오히려 쉬운데 그 기운을 오래도록 지속해나가는 게 참 어렵다 싶습니다..

재겸님의 댓글

재겸 작성일

순식샘 후기 재밌게 읽었습니다. 아포리즘을 가지고 세미나를 하니, 오히려 이야기거리가 풍성했었죠. 공작의 자존심을 해석하는 대목, '어떤 공간에서 우리가 잘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에 나의 존재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순식샘의 해석이 특히 와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