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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리수] 8주차 후기 - 인간과 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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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눈보라1 작성일18-05-20 20:44 조회9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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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리수 덕분에 절대 읽게 될 것 같지 않았던 버나드 쇼의 희곡을 접했다.

주인공 테너와 앤을 둘러싼 연애담이 희곡의 줄거리인데, '결혼'이라는 주제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구혼자 남성의 청을 받아들여 결혼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희곡에서는 결혼이 여성의 기획이라는 통념과는 좀 다른 발상이 흥미롭다.


이에 대해서 이런 발상이 자주적이고 능동적인 여성상을 그리고 있어서 참신하고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고,

자연의 기획에 의해서 생명을 보존하고 생산하기 위한 본성을 여성이 주도하고

그래서 2세를 길러내기 위해 결혼으로 남성을 묶어두고 양육에 필요한 경제 활동을 하게 한다는 발상이 필자는 불편하기도 했다.

여성이 출산과 양육이라는 본능에 남성보다 더 묶여 있는 존재라는 시각이 가지는 의미가 뭘까나?


아무튼 그래서 돈후안이기도 하고 잭 터너이기도 한 남주는 ' 천국 - 지상 -지옥' 으로 나뉘는 세계에서 천국을 택해서 '초인'이 되고자 한다. 이 희곡에서는 지옥은 육체에 묶여있지 않으면서 감각이 자유로운 곳,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는 곳으로 그려진다. 특별히 도덕관념이나 이상이 없고, 희망도 없는 곳이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문에 새겨진 구절 '이 문에 들어서는 이, 모든 희망을 버리라'라는 구절이 이 희곡에서는 '희망'이 없다는 것은 '도덕적 책무가 없다'는 것이라 풀이하고 있다.

희망이란 무엇인가를 원하는 것이고, 그 바람은 단순히 마법처럼 이루어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도와 노력,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기에 희망을 품는다는 것은 도덕적 책무를 가지는 것이 아닐지.

그런 점에서 지옥은 대단한 가치에 대한 추종도 없고, 도덕적 책무도 없는 매우 즉물적인 상태, 어쩌면 프로이트 식으로 얘기하자면 이드의 세계인지도 모르겠다.

지상은 육체에 매인 곳이기에 천국에서의 깨달음이나 지옥에서의 쾌락이 온전할 수 없는 곳이다.

천국은... 초인의 세계이기도 한데, 기독교적 천국과는 매우 다르다. 무료하고 따분한 곳이다.

그러나 천국은 신에 의지하지 않고, 생명의 힘에 대한 통찰이 가능한 곳, 지성을 통해 세상을 직시할 수 있는 곳이다.


왜 태너나 니체는 천국을 택했을까? 쾌락이 지속되는 것같은 지옥, 그러나 무언가를 욕망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고통스러운 일이기에 진정 깨달음을 얻고 천국으로 가는 것이 뭔가 더 좋은 상태가 아닐지...라는 의견이 있었다.


아무튼 철학적 희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꽤 까다로운 작품이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을 통해 이런저런 새로운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서 참신했던 문리수 시즌3 마지막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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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예린님의 댓글

예린 작성일

이 짧은 후기를 읽어보니 버나드쇼의 책이 궁금해졌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