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강학원

본문 바로가기
남산강학원을 즐겨찾기에 추가
사이트 내 전체검색

혼자서는 읽기 힘든 책들을 함께 나눕니다. 서로가 도반이 되어 텍스트를 함께 소화시켜봅시다. 언제든 접속가능!(남산강학원의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

세미나 세미나

[설향] <임꺽정> 3권 양반편 세미나 후기

게시물 정보

작성자 남산나비 작성일17-03-28 22:27 조회136회 댓글1건

본문

일 시 : 2017년 3월 26일 오후 1시 - 3시

참석자 : 지흥숙, 안형선, 안순영(발제만), 조예진, 구정희, 전성자, 이태희


3권 <양반편>은 7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차례로 줄거리를 정리하면서 후기를 적어나가겠습니다.


<국상>에서는 중종과 인종의 승하가 다루어집니다. 중종이 승하하고 동궁이 인종으로 등극하자 동궁을 미워하던 문정왕후의 오라비 윤원로 윤원형 형제가 술객 김륜을 서울로 불러 올립니다. 윤씨 형제가 김륜이 가르쳐 준 대로 남산에 초막에서 제웅을 만들고 방자를 하기 시작하자 인종이 시름시름 앓습니다. 갖바치 병해대사가 이를 알아채고 중을 시켜 꺽정과 덕순에게 편지를 보내서 인종을 살리게 했습니다. 되살아난 인종은 조광조의 누명을 씻고 복직을 시키는 등 조처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승하하고 말았습니다. 등극한 지 8달 만의 일입니다. 국상이 발포된 후 인종은 독살된 것이라는 소문이 납니다.

발제자 지흥숙 샘은 이 끔찍한 일들이 사실인지 진짜인지 궁금하다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때 구정희 샘은 <임꺽정>을 열 번 읽었다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하며, <임꺽정>에 나오는 이야기 중 비현실적인 내용 빼고는 모두 역사적 사실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래는 임수찬이 사나이 대장부의 기개를 말하는 대사입니다.


“눈이 산중에 가득히 쌓인 때 백근강궁을 팔에 메고 천금 보도를 허리에 차고 철총마를 칩떠 타고 산골로 달려 들어갈 제 앞에서 큰 돝(도야지)이 튀어나와 어디로 갈지 몰라서 함부로 뛰는 것을 대살에 쏘아 누이고 말에서 내려와서 칼로 참나무를 베어 젖혀 화톳불로 놓고 긴 꼬챙이로 돝고기를 구워 가며 술을 마시다가 술이 거나하게 취한 뒤에 얼굴을 치어들면, 어느 동안 눈이 시작하여 면화 같이 눈송이가 술 취한 얼굴에 선득선득 떨어지는 맛이라니. 자네들 같은 고리삭은 선비로야 꿈엔들 맛볼 수가 있나? 자네들 장기란 것은 말하자면 조충소기이지.”


<살육>은 인종이 승하하고 새롭게 등극한 명종이 나이 어려 대왕대비인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면서 윤원로 윤원형 형제가 벌이는 피비린내 나는 살육극입니다. 이른 바 소윤이 대윤을 탄압하는 을사사화 이야기입니다. 간신들의 국정농단이 엄청납니다. 숱한 옥사와 유배와 사약이 넘쳐납니다. 안형선 샘은 여인을 국문하는 장면이 너무나 리얼하고 너무나 가혹하다는 것을 일깨워주셨습니다. 궁인과 무수리 여섯을 모두 죽이는 장면입니다.


“사람은 알지만 편지 받은 일은 없다? 그년을 자빠뜨리고 가슴을 짓찧어라!” 집장 군사가 형장 머리로 궁인의 가슴을 내지르니 궁인은 뒤로 자빠졌다. 자빠진 사람의 가슴을 절구질하듯이 내리찧는데, 구르면 붙잡고 찧고 뒤채면 자빠뜨리고 찧었다. 구르지도 못하고 뒤채지도 못하고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다가 손의 뼈가 부서졌다. 그 궁인이 눈을 홉뜨고 입으로 피를 토하기 시작한 뒤에 한옆으로 끌어 치우고 다른 궁인을 잡아냈다. “너는 기이지 말고 아뢰렷다!” “조금이라도 기일 가망이 어디 있겠습니까? 정말 편지는 받은 일이 없습니다.” 내려오는 말 한마디와 올라가는 말 한마디가 끝나자마자, 또 가슴에 절구질이 시작되었다. 셋째의 궁인은 절구질이 시작되기 전부터 절구질 받고 숨이 그칠 때까지 “애구 마마, 원통하게 죽습니다. 애구 마마.” 하고 마마를 부르짖고 통곡하였다. 궁인 세 사람은 그만두고 무수리 세 사람까지도 말 한마디 횡설수설하지 아니하고 가슴에 절구질을 받았다.


엄청난 흉년을 반영하는 <배주린 까마귀 빈 뒷간을 기웃거린다>는 속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익명서>는 양재역말에 붙었던 한 ‘벽서’로 인해 벌어진 엄청난 옥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자가 정사를 알음하고 간신이 권세를 농락하니 나라 망할 것은 서서 기다릴 수 있다. 이것이 어찌 한심한 일이 아니랴.>라고 붉은 글씨로 적은 벽서를 정언각이 떼어다 바쳤고, 결국 피바람이 붑니다. 그중 임형수가 사약을 받는 장면이 세밀하게 묘사됩니다. 아래는 안순영 샘의 발제 내용입니다.


사약하면 비상으로 한 대접 쭉 들이키면 죽는 줄 알았는데 아니란다. 죽이면서 인삼과 같은 약재를 쓰는 까닭은 뭔지? 일설하고. 인삼,부자와 같은 준한 약재로 만든 사약은 약 먹인 뒤에 뜨거운 방에 두거나 약 먹인 뒤 독한 술을 먹이거나 하여 약 기운을 한 것 발작시켜도 쉬 죽지 않는 사람이 많아 결국은 목을 졸라 죽이게 하여 사약이 교살로 변하는 경우가 많았단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임형수가 자신은 술에 사약을 타 먹기를 소망하여 도사가 이를 허용하나 본래 주량이 세고 건강한 그는 약 탄 술을 열여섯 사발을 먹어도 기별이 없어 결국은 교살로 죽는다. 비록 소인의 간계에 의해 죽임을 당하지만 당당하게 유머로 죽음의 상황을 유지하며 꼿꼿하게 선비의 기상을 잃지 않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임형수를 통해 당대 선비들의 고결한 죽음을 묘사하는 작가.


안순영 샘은 작가가 끔찍한 장면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의도를 잘 짚어보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홍명희 평전을 인용하며, 연구자가 <임꺽정>의 문제점으로 <등장인물들이 선인과 악인의 대립으로 설정되어 있는 점>을 언급했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안순영 샘이 출석하는 4권 세미나에서 직접 설명을 들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여기서는 사약에 술을 타시면서 "이 술은 주인으로 손님에게 권하지 못하는 괴상한 술이라 나 혼자 먹소."라던 임형수의 대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보복>은 문정왕후를 등에 업은 윤원로 윤원형 일파에 의해 숙청된 유인숙을 상전으로 모셨던 노비 갑이가 정순붕의 집에 들어와 인정받은 후 치밀하게 옛 상전의 복수를 갚는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열 넷 밖에 안 된 갑이가 똑똑하여 순붕의 믿음을 얻고 사랑방 심부름을 맡게 되었는데, 송장의 뼈를 순붕의 베갯속에 넣기도 하고, 도야지 털을 술취한 순붕의 배꼽 속에 박아넣어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갑니다. 발제자 조예진 샘은 보복이 들통났음에도 도망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갑이의 당찬 모습에 주목하였습니다. 갑이의 대사를 옮겨 봅니다.


“너의 집 늙은 것이 우리 상전을 죽인 놈이다. 내가 우리 상전의 원수를 갚으려고 늙은 놈을 벼른 것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대체 그 늙은 놈이 우리 상전과는 친구로 사귀고 사돈으로 연혼까지 한 놈이 무슨 원혐이 있어서 그렇게 흉악하게 모함을 한단 말이냐? 그놈의 심장은 사람의 심장으로 알 수 없지 아니하냐?”

 

이 장에서는 갑이의 보복 말고, 영의정 이기가 급사한 일, 익명서 떼어 바치고 벼슬 높아졌던 정언각이 임형수의 말을 타고 다니다 말이 놀라 “두골이 깨어지고 온몸이 성한 곳이 없이 갈리고 찢어져서 즉사하게” 된 사연도 소개합니다. 정언각이 임형수의 말에 죽었다는 말이 퍼지자 세상 사람들은 말합니다. “천도가 무심치 않다.” “보복이 무섭다.”고.


<권세>는 보복의 화가 미치지 않은 윤원형이 일국의 권세를 한손에 잡고 휘두른 이야기입니다. 원형의 형 원로는 자신도 공이 있음에도 동생 원형에 비해 벼슬이 낮은 것을 불만스러워 하다가 동생과 치고박고 싸우기도 합니다. 권세는 형제 사이도 갈라 놓습니다. 끝내 원형은 종질 윤춘년을 시켜 상소를 올리게 하여 결국 형 원로에게 사약을 내립니다. 그런가 하면 원형은 계수씨에게 흑심을 품고, 병약한 서제 도손을 억지로 장지로 보냈다가 결국 병들어 죽게 합니다. 이후 그의 아내인 계수씨에게 따로 집을 마련해 주는 등 본색을 드러내려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첩인 난정이에게 들켜 결국 계수씨를 내보내 중이 되게 합니다. 원형의 첩 난정이는 원형의 본처를 미워하더니 결국 독약을 타서 죽게 만듭니다. 간특한 난정은 정경부인이 되어 대왕대비의 환심을 사고 악행을 일삼습니다. 윤원형의 권세는 그의 하인에게까지 번져서 원형의 차지는 안하무인의 경지에 이릅니다. 한번은 조판관 조식에게 원형의 하인이 회술레를 당한 적도 있습니다. 원형도 어쩌지 못하는 조식의 위엄! 이 부분 발제를 맡은 마로니에 샘은 발제를 따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 장에서 재미있는 대사 한 마디는 한 아첨꾼이 상진이라는 정승에게 “대감께서는 예사 사람과 다르셔서 방귀에 향취가 있습니다.”라고 말하자, “내가 궁노루인가? 방귀에 향내가 나게, 에 이 사람, 실없는 말마소.”라고 말하는 대목입니다.

 

<보우>는 수렴청정을 하는 문정왕후의 불교에 대한 극진한 배려로 인해 권세를 잡게 된 시대의 요승 보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당초 춘천 청평사 문수사에 있던 보우는 무차대회에 익숙하고 신수 좋고 언변 좋아 대왕대비의 눈에 들었습니다. 급기야 보우의 설법에 반한 대왕대비는 경복궁 안에 보우의 처소까지 마련해줍니다. 대왕대비는 보우의 말을 듣고 그간 폐지되었던 선종, 교종 양종 선과를 실시하게 됩니다. 양사 옥당이 부단히 반대하였으나 선과는 치러졌고, 선과 회시 결과 선과에 청허당 휴정대사가, 교과에 송운당 유정대사가 장원급제를 합니다. 이들이 곧 임진왜란 때 활약하는 서산대사와 사명당입니다.

한편, 남명 조식과 토정 이지함이 보우가 대왕대비 등에 업고 국정을 그르치는 것을 걱정합니다. 보우는 대왕대비도 쉽게 쓰지 못하는 내탕고의 재물을 함부로 사사로이 사용합니다. 경복궁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그 소란한 틈을 타서 원형의 부인 난정이가 몰래 보우의 처소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보우의 처소 섬돌 위에 난정의 신이 놓여 있고 방의 영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는데,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작가는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이 대목을 전성자 샘이 발표할 때, 흥숙샘이 물었습니다. 난정이가 보우랑 잔 거 맞어? 좌중에서는 그렇다고 했는데, 나중에 꼼꼼히 살펴보니, 무슨 짓을 한 것은 분명한데, 그것이 어떤 짓인지 분명하게 그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경복궁 화재 이후 왕과 원형의 노력으로 보우를 잠시 내보내기도 하였으나 얼마 안 가 대왕대비는 다시 불러들였습니다. 보우가 양주 회암사에서 성대한 무차대회를 열 때, 갖바치 병해대사가 나타나 보우를 꾸짖는 장면도 나옵니다. 보우는 병해대사에게 쩔쩔맵니다. 덕순과 병해대사는 보우의 말로가 좋지 않을 것을 예견합니다. 임꺽정은 안성 칠장사로 가기 전 서울에 들러 건천동에서 태어난 구국의 인물, 어린 이순신을 만나기도 합니다. 꺽정이를 통해 담대한 어린 이순신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3권 <양반편>에서 가장 분량이 많은 <보우> 장을 맡았던 전성자 샘은 긴 분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양한 역사적 사실들을 세밀히 조사해 와서 충실한 한국사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백담사에는 보우의 시비가 있다고도 합니다. 백담사, 만해와 일해의 흔적이 있기 전에 보우의 흔적이 있었나 봅니다. 참, 청기와 타는 소리가 다른 기와 타는 소리보다 요란하다는 것도 알려 주었습니다.


<왜변>은 3권 <양반편>의 마지막 장입니다. 여기서 다루는 왜변은 1555년에 있었던 을묘왜변입니다. 꺽정이가 김덕순과 병해대사를 따라 안성 칠장사에 놀러와서 그곳 허담이라는 중으로부터 말 타는 법을 배웁니다. 이 무렵 난리가 났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난리가 궁금한 꺽정이가 산을 나가려고 할 때, 유년 친구 이봉학이 꺽정을 찾아옵니다. 봉학은 꺽정이에게 군총에 들어가 전장에 나가자고 합니다. 허담은 출전을 결심한 꺽정이에게 자신의 사랑하는 말을 선사합니다. 활 잘 쏘는 봉학은 쉽게 군총에 들어갔으나 꺽정이는 백정의 아들이란 이유로 뽑히지 못합니다. 봉학이가 아병이 되어 도순찰사를 따라 전장으로 갈 때, 꺽정이는 검술선생에게 받은 장광도를 차고, 허담에게서 받은 칠장마를 타고 따라 갑니다. 전주부윤 이윤경, 도순찰사 이준경, 좌우방어사 김경근 남치근이 지키는 영암성에서 봉학은 적장의 말의 눈을 쏨으로써 전공을 세우고, 꺽정이도 위기의 순간에 갑옷도 없이 말을 타고 나타나 왜놈이 만든 칼로 왜놈들의 목을 날리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왜진을 뚫고 나오는 꺽정을 막아설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상 긴(?) 줄거리였습니다.

일주일에 1권씩, 400쪽이 넘는 분량을 그것도 각종 어휘와 사건 등을 찾아가며 읽어 내는 일이 버겁기는 하지만, 그만큼 독서의 즐거움도 커집니다. 3권쯤 읽으니 <임꺽정>의 매력이 슬며시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피비린내 나는 살풍경 속에서도 의기와 유머를 잃지 않는 선비들, 또 그런 선비를 그려내는 작가 홍명희. 제법 묵직한 무게로 다가오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3권 후기를 마치며, 곧 4권을 집어 듭니다.^^


알림 : 4월 2일 4권 <의형제편1> 세미나는 <남산 한옥 마을> 내 <다반사>라는 찻집에서 진행합니다. 그 무렵이면 한옥의 담장 너머로 홍매화 청매화의 은은한 향을 번져 올 것입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댓글목록

마가렛님의 댓글

마가렛 작성일

자세한 후기 세미나 참석한 듯한 느낌.
스토리 위주로 혼자 읽었을 때 흘깃 지나간 너무 많앗던 것 같네요.
혼자 읽을 땐 몰랐던 미독의 맛.
설향 멤버들에게 감사~~